아버지를 위한 healing story 🛌
20여 년 전, 어느 따스한 봄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려 현관으로 나와 보니,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웬일인지 훌쩍훌쩍 울고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이른 아침부터 아빠 구두를 닦아 놓겠다며 수선을 떨더니,
무슨 일로 엄마한테 꾸중을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출근길이 바빠 사정도 물어보지 못하고,
딸아이의 눈물 자국으로 얼룩진 구두를 신고 허둥지둥 집을 나섰습니다.
그날 저녁, 힘겹게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책상 위에 편지 한 통과 돈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빠!
아침에 제가 울어서 속 많이 상하셨죠? 죄송해요.
아빠의 낡은 구두를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어요.
저는 아빠가 그렇게까지 낡은 구두를 신고 회사에 다니시는지 몰랐거든요.
우리를 위하여 아빠가 새 구두를 사 신지도 못하고,
너무너무 고생하신다고 생각하니, 큰 딸로서 무척 마음이 아팠어요.
아빠! 이 돈은 그동안 동생과 제가 돼지 저금통에 모은 용돈이에요.
아빠가 쓰기 편하게 동생이랑 함께 은행에서 지폐로 바꿔왔어요.
이제부터는 아빠 말씀을 잘 듣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할게요.
그리고 이 돈을 보태어 새 구두 꼭 사세요. 꼭요! 아빠!
- 큰딸 올림 -
눈시울이 뜨거워져 한참 동안 우두커니 책상 앞에 앉아있는데,
가만히 다가온 아내가 “아이를 또 울릴 거냐?”하며,
“얼른 구두 사러 가자.”고 제 팔을 잡아끌었습니다.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부모님을 위하여 한 가지씩 착한 일을
해오라는 숙제를 내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큰애한테 아빠 구두 닦는 일을 시켰는데,
'아빠 구두가 그렇게 낡은 줄 몰랐다' 고 아침부터 훌쩍훌쩍 울잖아요.
그러니, 암말 말고...” 말끝 흐리는 아내의 이야기를
다 듣지 않아도 딸의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그 딸이 3년 전 결혼해 우리 품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딸을 시집보낸 후에도 딸아이의 눈물이 배어있는
낡은 구두는 내 곁에 남아있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주님안에서 행복하시고
나라를 위하여서 간절히 기도해 주세요
춘천산골에서 김성복목사 드림 주후 202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