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LTE 서비스와 와이파이를 묶는 기가 LTE 서비스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고 발표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반박하고 나섰다. 그간 이통사들이 새 기술을 내놓을 때마다 ‘세계 최초’ 논란은 계속됐다. 지난해 말 3밴드 LTE-A 서비스
출시 때도 최초 상용화를 놓고 SK텔레콤과 KT 간의 싸움이 법정공방으로까지 번진 바 있다.
15일 KT는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시연회를 열고 기존 LTE보다 15배, 3밴드 LTE-A보다 4배 빠른 최대
1.17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 LTE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16일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된다.
이에 SK텔레콤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서비스를 자사는 이미 지난 달에 발표한 바 있다며 KT가 세계 최초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은 같은 날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다. LG유플러스도 6월 중으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2020년 상용 예정인 5G 핵심기술로 평가되는 이종망 융합기술이다. 이론상으론 최대 1.17Gbps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UHD 영화 1편(약 18GB)을 약 2분 만에, 초고음질 무손실(FLAC) 음원 100곡(약 3GB)을 21초
만에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똑같은 기술임에도 이통 3사의 명칭은 제각각이다. SK텔레콤은 ‘밴드 LTE와이파이’로, KT는 ‘기가 LTE’로, LG유플러스는 ‘기가 멀티패스’로 정했다.
이통사마다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KT의 경우 데이터 선택 요금제 중 5만 9900원 이상부터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제한을
뒀다. KT는 이날 시연회에서 향후 요금제 적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 “데이터 요금제599 이상에 적용되는 기술”이라며 “다른
요금제에 적용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KT가 ARPU(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 하락을 우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통 3사 중 KT의 ARPU가 가장 낮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SK텔레콤은 3만 6313원, LG유플러스 3만 5792원, KT 3만 4389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SK텔레콤은 모든 요금제에,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체에 적용한다.
SK텔레콤도 관련 기술에 있어 성급함이 나타났다. KT는 모든 앱에서 기가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자사의 차별점으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SK텔레콤은 T스포츠와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주문형비디오(VOD) 상품에만 국한해 적용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유플릭스 무비(VOD)와 유플러스 HDTV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KT 시연회에서 기가 LTE 실제 체감 속도는 이론적 속도의 절반 수준인 836Mbps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