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 바로 ‘장비 수송’이다. 캠프장까지 차량으로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이 오토캠핑인데, 짐 수송이 무슨 문제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리는 캠퍼들의 사정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짐을 싣고 옮기는 것은 단순 노동이긴 해도 요령이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좀 과장하자면, 원활한 장비 수송과 수납이 오토캠핑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캠퍼들은 등산용 장비를 구입해 오토캠핑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 야외에서 텐트 치고 잠자고 밥 해먹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오토캠핑과 산행 중 야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오토캠핑에 취미를 가지고 몰입하게 되면 점차 장비의 수가 늘기 마련이다. 이는 같은 용도라 해도 등산과 오토캠핑에 쓰이는 장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토캠핑용 장비는 편리하고 튼튼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아무래도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이 주종을 이루게 된다. 수납의 편의성을 높인 디자인을 기본으로 한다고 해도 아무래도 짐의 덩치가 커지는 것은 막기 어렵다.
오토캠핑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함과 동시에 캠퍼들은 장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다. 하나 둘 구입하다 보면 장비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은 승용차 트렁크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짐이 많아진다. 그래서 캠퍼들 사이에 ‘캠핑장비 업그레이드의 완결판은 자가용’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차량의 종류에 따른 특징
수납의 압박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속편한 방법은 캠핑카나 널찍한 짐칸이 달린 승합차를 한 대 더 준비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트럭을 따로 마련해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캠핑용 세컨드카를 구비할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승용차는 평일에는 출퇴근용으로, 주말에는 가족 나들이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일상생활에서 승용차 수납공간의 부족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오토캠핑 마니아들은 좁은 트렁크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많은 장비를 실을 수 있는 넉넉한 짐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 지프형 차량 ▷ 1. 짐받이 루프캐리어를 장착한 지프형 차량. 2. 지프형 치량은 세단형에 비해 트렁크가 넓은 편이다.
수납공간 해결을 위한 가장 소극적인 대처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차량의 변경이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장비 구입이지만, 차량 교체시기와 겹치면서 조금 더 공간이 넓은 차량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오토캠핑 동호회 모임에 참석해 보면 캠퍼들이 선호하는 차량이 어떤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입문 당시에는 세단형 승용차를 이용하던 분들도 차를 바꿀 때면 예외 없이 지프형 SUV나 승합형 RV 차량을 선택한다.
▲ SUV 차량 ▷ 3. 가방형 루프박스를 단 SUV차량 4. 루프캐리어를 이용하면 트렁크 공간을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차량은 레저활동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가용 승차 인원이 많고 상대적으로 넉넉한 수납공간을 지니고 있다. 특히 SUV는 사륜구동을 채택하고 있는 차종이 많아 어느 정도 험로나 눈길도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다. 겨울철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미니밴 형태의 승합차는 넓은 승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가족 수가 많은 캠퍼들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좌석 배치가 자유롭고 여유 공간을 짐칸으로 활동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덩치가 커서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눈길이나 험로에 취약하다는 점도 옥에 티다.
▲ RV 차량 ▷ 1. 루프박스를 단 RV차량 2. 장비를 차곡차곡 챙겨 넣은 모습.
하지만 RV나 SUV 차량의 공간이 아무리 넓어도 짐이 많은 겨울철에는 트렁크에 모든 짐을 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부수적인 수납기구 사용이 필수다.
루프캐리어의 종류와 용도
자동차 트렁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것이 루프캐리어 이용이다. 차량 지붕 위에 설치하는 루프캐리어는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수납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부피가 큰 캠핑용품을 싣고 다닐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전거와 스키, 스노보드, 카약 등 다양한 레포츠 장비의 수송도 가능하다.
캠핑장비 수송이 목적인 캠퍼들은 주로 짐받이나 루프박스를 이용한다. 짐받이는 덩치가 큰 장비나 가방 등을 별다른 제약 없이 수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짐이 노출된 상태로 끈과 그물망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별도의 방수덮개를 이용하지 않으면 짐이 모두 젖어버린다.
기본바에 고정시켜 사용하는 루프박스는 악천후에 사용해도 내부의 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장마철이 길고 비가 수시로 내리는 우리나라 기후에 알맞은 형태다.
루프박스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캠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납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한다. 루프박스는 차량의 전체 높이에 큰 영향을 준다. 대용량 박스의 경우 최대 60cm까지 차고가 높아진다. 승용차는 큰 상관이 없지만 승합차나 지프형 차량의 경우 지하주차장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차량 운행시 발생하는 풍절음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된다. 이는 루프박스뿐 아니라 짐받이나 스키캐리어 등 지붕 위에 장착하는 모든 캐리어에 해당된다.
루프박스 이용시 너무 무거운 장비를 싣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박스에는 가볍고 부피가 큰 것들 위주로 짐을 꾸린다. 가장 무게운 물건은 차와 캐리어의 하중이 골고루 배분될 수 있도록 박스의 중앙에 싣는다. 보통 앞에 25%, 중간은 50%, 뒤쪽에 25%의 하중이 걸리도록 짐을 적재한다.
또한 모든 내용물은 차량 운행시 움직이지 않도록 루프박스 내에 내장된 스트랩(끈)을 이용해 단단히 고정시킨다. 짐이 움직이면 박스나 차량의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짐 적재시 박스 앞과 뒤의 지지대, 옆면의 걸쇠 등에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잠금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 3. 루프박스는 바람에 손상될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을때는 항상 잠궈둔다 4. 차고가 높은 SUV 차량은 바퀴나 좌석을 발판 삼는다.
무엇보다도 박스 최대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각 캐리어의 제원을 보면 최대 적재용량이 표기되어 있다. 일부 자동차의 경우 루프레일이 지지할 수 있는 최대 적재용량이 제원서에 나와 있다. 이 두 가지 중 낮은 쪽의 최대 적재용량을 기준으로 삶는다. 이 때 최대 적재량에는 루프박스의 무게까지 포함된다.
루프박스를 달고 운행할 때는 급브레이크나 급코너링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횡풍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강풍이 불면 안전운행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 노면이 양호하고 특별한 규제가 없는 도로에서는 시속 120~130km까지 속도를 올려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날씨나 노면상태가 나쁘면 속도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능하면 도로의 규정 속도 이상 가속하지 않는 것이 좋다.
▲ 5. 루프박스에 짐을 실을 때는 두 사람이 조를 이루면 편하다 6. 박스 속의 짐은 반드시 스트랩을 이용해 고정한다.
▲ 7. 짐을 단단히 고정하지 않으면 이동 중에 박스가 파손되어 차량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8. 앞뒤의 지지대와 옆면 겉쇠가 간섭되지 않도록 짐을 적재해야 개폐가 잘 된다
레드와인으로 삶은 돼지고기 목살
돼지고기나 쇠고기의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굽고, 찌고, 삶고, 훈제하고 등등. 이 가운데 삶는 방법이 구워 먹는 것보다는 건강에 더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 어떻게 삶아야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걱정이다. 잘못 삶으면 냄새가 날 수도 있고, 생각보다 질겨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런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레드와인에 고기를 삶은 것이다. 레드와인을 이용하면 고기의 잡 냄새를 없애줄 뿐 아니라 연하게 해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물에다 삶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다.
2. 돼지고기는 목살 부위로 두툼한 것으로 준비한다. 목살은 지방이 적절히 함유되어 퍽퍽하지 않고 먹기가 편하다. 고기는 너무 얇으면 삶는 과정에서 줄어들게 되어 먹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렇다고 통으로 삶게 되면 와인의 향이 배지 않는다. 약 2cm 정도의 두께면 씹는 맛도 있고 와인 향도 적절히 스며들어 딱 좋다.
3. 고기에는 미리 칼집을 내어 잘 익게 함과 동시에 향이 잘 배게 한다.
4. 이런 것들이 준비가 됐다면 더치오븐에 고기를 넣는다. 썰어둔 마늘과 양파를 깐 뒤 고기를 올리고, 또 그 위에 다시 마늘과 양파를 올리는 식으로 차곡차곡 쌓는다.
5. 이 때 향신료는 아주 조금만 넣도록 한다. 너무 많이 넣을 경우 향신료의 향과 와인의 향이 섞여 정체불명이 되기 때문이다.
6. 마직막으로 갈지 않은 통후추와 레드와인을 넣는다. 후추를 갈지 안고 통째로 넣으면 맛이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게 된다.
7. 와인은 고기가 잠길 정도로 넣은 뒤 와인이 잘박해질 때까지 삶는다.
8. 와인이 졸아들고 고기가 다 익으면 꺼내서 먹는다.
9. 완성된 고기는 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싱거울 것이다. 이 요리는 와인의 향과 양파의 달콤함이 맛의 핵심으로 너무 강한 소스는 필요없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볼 때, 깔끔한 맛을 느끼려면 소금으로 충분하다. 고기와 함께 졸인 양파와 마늘은 밥이나 바게트 빵과 함께 먹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