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심해지는 가운데 집값보다 전셋값 하락폭 더 커 지난해 12월 아파트 전세가율 전월보다 2.4%p 하락한 77.9%
입주물량 쏟아져 장기화할듯울산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울산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평균 77.9%로 전월(80.3%)대비 2.4%p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임대차 시장 사이렌을 통해 전세가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다만 울산 동구 전세가율은 82.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80.9%를 나타낸 뒤 9월 81.2%, 10월 80.7%, 11월 80.3% 등으로 4개월 연속 80%를 웃돌았다.
집계는 해당 월을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의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칭한다. 전세가율이 100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한다는 것을 뜻하며, 100을 넘어선다는 것은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다는 것을 뜻한다. 주택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만큼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주택시장의 역전세난(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심해지는 가운데 집값 하락폭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전세가율이 하락한 영향이다.
실제로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월들어 4주간 누적 2.29% 하락하는 등 11월(-2.46%) 이후 석달 연속 2%대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아파트 전셋값이 3개월 연속 2% 이상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올해 울산의 경우 과거 평균 아파트 입주 물량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R114 통계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입주물량 8786건으로 2010~2022년 평균(6840건) 대비 28.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R114는 “실수요 중심의 임대차 시장은 입주 물량 정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면서 “올해도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많은 입주 물량이 예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 반환 이슈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81.7%를 기록해 전월 대비 0.3%p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지난해 11월 63.1%에서 12월 62.5%로 떨어졌다.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