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작은 딸 식구를 따라 제주에 가서 신라호텔에 며칠 묵었다.
호텔 라운지 옆에 있는 카페에서는 시간에 따라 그랜드 피아노도 연주하고 하프도 연주하곤 했다.
카페에는 손님들이 붐볐고 여름철이라 종업원들이 손님들이 주문한 빙수를 배달한다고 조심스레 들고 다녔다.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때 핸들을 빙빙 돌리면서 멀음조각을 갈아서 거기에 삶은 팥 으갠것을 토핑하여 만든
팥빙수는 여름철 더울 때 제일 먹고 싶었던 메뉴였다.
그래서 "팥빙수 한그릇 생각나네!" 했더니, 작은 딸왈, "아부지 저거 십만원이에요!" 하는 것이었다.
그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내 간으로는 십만원을 주고 팥빙수를 사 먹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대학 다닐 시절 부산 번화가는 광복동과 남포동이었다.
남포동 골목에는 술집 구둣방도 많았지만 최신 유행품들도 더러 전시돼 있었다.
어느 구둣방에서 새 구두를 쇼윈도에 전시해 놓았는데 며칠이 지나도 가격을 물어 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오기가 발동한 주인은 가격표에다 끝에 '0'을 하나 더 붙여 놓았다. 그랬더니 다음날 가격을 깎자는 일체의 흥정도 하지 않고
당장 팔리더라고 했다.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감소하는 수요의 법칙에 반하는 재화를 베블런재라 부른다. 사치재 또는 명품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재화는 가격이 비쌀수록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시 욕구를 반영한 소비현상을 베블런효과(Veblen's effect)라고 부른다. 베블런은 이러한 현상을 처음으로 관찰한 학자의 이름이다.
금년에는 망고쥬스가 12만원이나 한다는데 불티나게 팔린단다.
망고쥬스를 주문하지 못할 사람들은 아예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
12만원짜리 망고쥬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맛이 10배나 더 있어서가 아니라 나는 이렇게 비싼 망고쥬스를 사 먹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하기
심뽀가 강하기 때문이라네요. 일반 여자들이 고급 뷰티크점이나 백화점 종이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