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zul.im/0Nlqs4
저는 동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랑 특별하게 인연이 많더군요.
그 중에서도
저랑 특별한 인연이 있던 고양이가 있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2004년 4월이였습니다.
당시에 사촌동생이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려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숙모님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으셨는데
결국은 안되겠는지
저한테 맡겨버리더군요.
퍼온 이 사족 :
반려동물 입양할 때
가족 구성원 100% 동의 필수입니다.
그렇게 하여
저와 그 고양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양이 종이 러시안블루 였습니다.
이름은 "페코"이고 암고양이고
나이는 6개월된 녀석이였습니다.
그런 고급스런 녀석이였으니
키워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뭐 처음엔 그냥
밥만 주고 똥만 치워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완전 애기 하나 키우는 것보다
손이 더 많이 가는...
뭐 그러면서 정도 많이 들고
녀석도 저를 잘 따랐습니다.
저녁에 일을다녀오면 반갑게 맞아주고
제가 이러저리 돌아다니면
강아지처럼 저를 졸졸 따라다니고
이러니 안 이뻐할래야 안 이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였습니다.
키우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안된 시점이었습니다.
이 녀석이 갑자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거의 초죽음이 되어가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병원에도 데려가고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결국 비가 오는 날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차갑게 굳어버린 시체가 되어있더군요.
정말 슬퍼서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정말 정을 많이 준 녀석이였는데...
저는 제가 제일 아끼는 손수건에다가
페코를 곱게 싸고는
적당한 크기의 종이박스에 담아두었습니다
밖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묻을 수가 없었거든요.
그 후로 비가 3일은 더 왔습니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페코가 죽고 그 주검을 놓아둘 곳이 없었던 저는
페코를 담은 박스를
일단 베란다에 놓아두기로 했습니다.
통풍도 잘 되고 비가 며칠동안 온다고 했으니
그 동안 썩지 않게 하기 위함이였습니다.
그렇게 슬픔에 잠긴 채
페코와의 즐거웠던 한 때를 생각하며
밤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어슴프레 잠이 들기 시작할 무렵이였습니다.
깊은 잠이 들기 시작할 무렵인데
멀리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였습니다.
잠결에 들리는거라
저는 아무런 감흥없이 그냥 있었죠.
그런데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소리도 커지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더니
제 귀 바로 옆에서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미 잠은 다 깬 상태였는데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눈을 질끔 감아 버렸지요.
그랬더니 제 몸이 점점 경직된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갔습니다.
이제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더군요.
이미 놀랄만큼 놀란 상태라
잠자리에서 일어나
답답해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물을 마시러 주방으로 갔습니다.
물을 마시고 거실 끝의 베란다 쪽을 보는순간
저는 들고있던 물컵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멀리서 비춰오는 희미한 불빛의 실루엣 사이로
고양이로 보이는 그림자 형태의 무엇인가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리가 아니라 두세마리 정도로 보였습니다.
마침 컵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서인지
어머니께서 불을 켜고 나오시더군요.
그러자 그 형태들은 없어지더군요.
어머니가 왜 그러냐고 물으시는데
그것을 어떻게 설명을 하겠습니까?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고 넘어갔었지요.
그렇게 3일정도 지나서 비가 그치고
맑지는 않았고 약간 흐린 날이였습니다.
저는 혼자 고양이 시체를 들고가기가
조금 그렇더군요...(사실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근처사는 친구놈을 꼬드겨서
페코를 묻어주기 위해
한적한 야산으로 갔습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땅도 축축하고
산길을 올라가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양지바르고
물이 들지 않은만한 곳에
페코를 묻어주고는
섭섭한 마음을 뒤로 하고
그 길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가 지난 어느 날이였습니다.
평소에 방문을 열어놓고 잠을 잘 자는데
개나 고양이가 걸어다니면 나는 발소리,
그 발소리가 타닥타닥 하면서
거실에서부터 제가 잠을 자는 방 쪽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침대 위로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평소에 페코가 내가 누워있을 때
거실에서 놀다가
저에게로 오면서 하는행동이였습니다.
직감적으로 페코라고 생각했지요...
그 순간 작고 애교스런 소리로
야~옹 하고 한번 울더니
그 뒤로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는 별다른 증상이나 소리같은 건
난 적이 없었구요.
가끔씩 생각나네요...
강아지 같은 성격의 고양이 페코...
작고 귀여웠던 녀석...
아마도 그 때 베란다에서 봤던 그림자와
그 후에 들렸던 소리들은
아마 페코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카페 게시글
홍콩할매의 속삭임
사람
내가 키웠던 고양이, 페코
호러냥이
추천 0
조회 3,200
23.01.26 23:03
댓글 6
다음검색
첫댓글 페코야ㅠㅠ
ㅜㅜㅜㅜㅜㅜ
페코야 어이고 ㅠㅠ 인사하고 갔네 이뻐이뻐
페코야.......... 행복해야돼...
페코가 인사하고 갔네...ㅠㅠㅠㅠ너무 슬퍼ㅠㅠ이쁜 페코가 행복하고 안 아팠음 좋겠네
페코야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