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빡치는게 뭐냐면. 윤성효 감독과 프런트가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임지지 않는거죠.
선수단 일찌감치 구성할때부터 좀 우려스러웠는데. 물론 의도 자체는 좋았죠. 남들보다 일찍 동계훈련 들어가서 조직력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스피디한 역습축구 구사하겠다.
근데 문제가 뭐냐면 지금 수비진들은 사실상 승부조작 사건과 버금가는 수준의 타격을 입었습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지난 2011년. 부산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무려 4명의 주전급 선수들이 한순간에 증발했습니다. 이상홍 X객끼를 비롯해 이정호(이원영), 홍성요, 김응진 까지 말이죠.
실제로 승부조작 혐의로 유죄받은건 앞서 취소선 그은 녀석 하나 뿐이었지만. 아무튼 부산은 한 순간에 쓸 수 있는 수비수가 단 2명뿐이었습니다. 2군급이었던 추성호. 그리고 방출 예정이었던 이안 파이프.
어느정도였냐면 박종우와 정민형..까지 쓰리백의 일원으로 기동했을 정도에요. 리그컵 결승에서 박종우가 맞지도 않는 센터백으로 뛰어다닌 기억 생생합니다.
부랴부랴 선수들 영입했죠. 울산에서 이동원 데려오고. 중국에서 예전에 방출되었던 이세인 데려오고. 대전에서 황재훈 데려오고...
그런다고 발이 맞을리가 있나. 아시다시피 모처럼 결승 올라간 리그컵은 울산에게 탈탈 털렸고, 안익수 감독의 첫 시즌은 참 우울하게 막을 내렷습니다.
그리고 부산은 또 분노의 영입을 하죠. 여효진이라든가. 이요한이라든가.. 그런데 장기 부상에 시즌아웃.... 후...
에델 영입전까지 한참 해멨습니다.
지금 상황이 딱 그 꼴입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승부조작 여파로 인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기둥 뿌리가 뽑혀나간거였지만 지금은 자기 손으로 기둥 뿌리 파혜쳐놓고 왜 흔들리냐며 타박하는 XXX들로 인한 것. 한마디로 자폭한 겁니다.
지금 주전 수비수들 중에서 재작년까지 뛰었던 센터백은 이경렬 하나뿐입니다.
김찬영? 작년에 영입해서 삽질 참 제대로 하다가 결국 후보로 돌려졌구요. 닐손? 시즌 전체로 놓고 보면 자기 몫은 한거지만 본래 기대를 걸었던 수비형 미드필더에선 낙제점이었고 쓰리백의 일원으로 시프트 하고나서야 간신히 자리잡은 케이스입니다. 나머지는 그냥 올해 다 영입한 꼬꼬마들이죠... 노행석. 김종혁. 이청웅. 안세희.
한마디로 단 한명을 빼면 죄다 지난 시즌 후보였거나 올해 처음 영입된 선수들이에요.
이게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리빌딩도 정도가 있지. 승부조작 당했을때랑 다를게 없습니다.
그나마 노행석만 챌린지 경험이 있고 나머지는 다 대학에서 갓 넘어온 애들입니다.
수비가 안정적인게 이상한거죠. 아무리 동계 훈련이 중요하다지만 이정도면 해당 시즌은 백퍼센트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자리잡는데 치중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윤성효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선수진 구성되었다고 기고만장했죠. 시즌 시작전 인터뷰들 보면 실소도 안 나옵니다.
그럼 기존 선수들은 어디로 갔는가.. 이정호(이원영)는 태국으로 이적. 장학영은 계약해지. 김응진은 입대. 황재훈은 계약 만료.
김응진을 빼면 다 나가라고 한거에요. 그냥.. 가뜩이나 불안불안한 수비 조직력이었는데 이걸 처음부터 다시 짜맞춰야 할 상황에 처해진거죠. 이제 안익수 시절부터 뛴 선수는 이경렬 단 하나입니다. 그러니 똑같은 전술이라도 그때 그 조직력이 나올리가 없는 겁니다.
입으로는 리빌딩이 완료된것처럼 말하는데. 사실상 싹 다 갈아엎었으니 입과 결과물이 다른겁니다.
현재 부산은 시즌 시작 후 제주전 단 한경기를 제외하면 꼬박꼬박 실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비진들은 4백은 커녕 챌린지 강원에게도 탈탈탈 털릴만큼 불안합니다.
센터백이 버텨주질 못하니 지난 시즌 가세해 힘이 되었던 유지훈 같은 윙백들도 수비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고. 자연히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데.
여기서 어처구니 없는게 뭐냐면 공격진은 대거 영입해놓고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배천석 달랑 하나만 영입했습니다. 아무리 올해 말에 이정협이 돌아온다지만. 이건 아니죠. 역습 축구하는데 수세 몰리면 결국 뻥축구 되는데. 헤더 경합도. 키핑도 모두 안되는 배천석 달랑 하나 믿고 삽질하고 있으니. 정성훈이 FA였기에 단기계약 충분히 할 만했음에도.
그러니 정작 4-4-2를 변칙적으로 사용할때는 김찬영을 전방에 올려놓습니다. 엄연히 수비수인데. 달리 전방에서 볼 따낼 헤더가 없어서.
그러니까 공.수 간격은 벌어지고. 롱볼은 시도할 엄두조차 못내고. 짧은 패스가 닿지 않는 거리는 지극히 단조로운 뒷공간 노리는 로빙 스루패스가 전부인데 상대가 바보입니까? 그것만 시도하면 열에 아홉은 짤리지.
수비 중심축이었던 선수를 둘이나 내보낸 판에 닐손 주니어 하나 믿고 주전급을 영입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닐손은 단점이 워낙 명백해서 지금 전술에선 계륵입니다. 본래 4백을 메인으로 두고 쓰리백 전환될때 조커로 투입하거나 하면 모를까. 쓰리백을 메인 축으로 두다보니 포백으로 전환해야 할때 선수진 밸런스가 안 맞는겁니다. 그러니 쓰리백 단점이 부각된 지금. 윤성효가 쓸 카드는 사실상 없죠.
변칙 3백이 가능한 4-1-4-1등의 전술을 쓰면 되지 않는가?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문제는 부산에 지금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닐손밖에 없어요. 주세종이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빨빨거리면 안됩니다. 전성찬도 마찬가지구요.
진짜 안타까운건 그 닐손이 지난 시즌에 이미 그 앵커맨이건 투 볼란치건 모두 낙제점 받았다는 겁니다. 힘과 킥 좋으면 뭘합니까? 발이 너무너무너무 느린데다 아직도 자기 혼자만의 축구를 해요. 팀을 못 따라가요. 하다못해 수비형 미드필더라도 추가로 영입했다면 이보단 나았을 겁니다.
거기다 팀내 잉여자원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 공격진의 김지민이라든가. 윤동민도 가진 기량에 비해 기회 죽도록 못 받고 있고. 이런데도 한지호와 박용지 둘 다 쓸거면 베르손과 웨슬리가 둘 다 필요한가요? 차라리 한지호라도 군대 보내든가..
미들진의 정석화. 홍동현도 기량이 정체되거나 퇴화해버렸고. 나올때마다 패배의 빌미를 만들고 있죠. 그런데도 김진규와 이규성은 기회조차 못 받고 가끔 벤치 달구다 사라집니다. 여기에 윙백에 구현준이 있는데도 서홍민을 추가로 영입해버리질 않나. 위에서 언급한 센터백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돈이 없다면서 포지션별 적정 인원 배치도 안되고 있습니다.
정작 필요한 선수들은 없는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새싹들만 수집하고 있는 겁니다. 이래놓고 선수들 충분하다고 호언장담했던 윤성효 입 꿰매버리고 싶네요.
지금 당장 필요한건 과거에 에델 영입했듯이 포백도 가능한 이경렬의 파트너를 반드시 하나 영입해야 하고.(김찬영은 도저히 안됩니다. 노행석도) 동시에 과거 박종우처럼 필요하면 혼자서 포백 보호도 가능한 기동력이 받쳐주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어야 해요.
물론 그 외에도 타깃형 스트라이커 하나라도 데려오고 가능하면 윙어도 데려와야 합니다. 다만 수비가 안되면 공격 영입해봐야 효과 있을리가 없으니.
돈은 없는데 당장 즉시 전력감을 둘이나 찾아야 합니다. 지금 감독이나 프런트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왜?
능력 되는데 처음부터 자기 손으로 이 모양 이 꼬라지 만들지 않았을테니.
안 되는 집안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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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렬 혼자야 자기몫은 해주고 있다고 보는데 문제가 수비리딩과 주장직까지 다 떠 맡겨놓고 이를 분담해줄 고참들 다 내쫓았다는거죠.
밸런스 자체가 안 맞다면 이걸 보완해줄 대체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구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베스트라고 할 선수가 거의 없어요. 워스트 11 찾는게 차라리 낫겠네요.
@하구 지난해 황지수가 아작 내버린 뒤로 긴 재활에서 돌아왔지만. 아직 폼이 완전히 올라오진 않아 보이네요.
유지노가 더 잘해요.
김진규는 지금 상황에선 기회주기 힘들어요. 이규성도 마찬가지고..
기존에 뛰던 정석화와 홍동현도 경기 내보내면 나가 떨어지는 판국에.
까놓고 말해서 미래가 안보입니다.
박종우가 나갔을때도 적어도 뭔가 대체전술,자원 이라는게 조금은 보였고 잔여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채워줬죠.
근데 이대로 간다면 휴식기나 시즌끝나고 주세종 이범영(부주장을 맡겼다해도 팀이 이대로면..)은 무조건적으로 이탈할게 확실해 보이고..
글쓴이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역습형 축구를 하면서도 빌드업도 안되고 수비도 안되는 막장수비진..
저도 얼마전에 글을 썼는데 이번시즌 부산은 답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뭔가를 시도할듯한 느낌도 없어요
강등 안당하면 기적입니다
처음 우리팀 온다고 했을때 수원에서 그짓거리 한 감독을 왜 델꼬오냐... 라고 쌍욕했다가...
그래도 예상외로 좀 하길래 한번 믿어볼까... 한게 2년(실상 알고보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낸것도 윤성효 본인의 능력이 아닌 그전에 만들어 두었던 안익수 감독님의 향기가 남아있던게 가장 큰 이유)
성효부적이니 뭐니 해서 그래도 우리팀 사정에 이정도면 어디냐... 했지만... 어쩌면 이건 우리팀의 현 상황을 애써 부정하기 위한 부정밖에 안됐던것 같습니다
작년 말 그나마 강등권 벗어난것도 전술적이라기보단 임상협/파그너 활약과 X같은 전술에서도 그나마 자기 기량껏 뛰어준 선수들 때문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그냥 되도 안하게 다 갈아엎
어버렸으니... 정작 자신있게 데려온 선수들은 1부리그에서 뛸 선수들 맞나? 싶은 생각이 절로 나고, 정작 자기가 원해서 데려온 외국인 선수도 제대로 못써먹고...
자하선인님 말씀대로 어느정도 팀이 가능성을 보여줘야 능력껏 되는 한도 내에서 선수 잡아두고 하지, 지금 보면 주세종, 이범영 선수 팀에 남아달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상태고...
진짜... 어떻게 해서든 감독 교체를 하루 빨리 해야해요... 어차피 본인이 제발로는 안나갈꺼고...
수원 말아먹은것도 부족해서 우리팀까지 말아먹을려고 아주... ㅜ.ㅜ
타팀팬이지만 잘 읽었습니다. 수비진에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수원에서 싼 숭실라인....박종진 곽광선 등좀 데려가줫으면 좋겠네요
좋은 글이네요. 부산 정말 매력적인 팀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전의 영광때문인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속터집니다.내 고향 내팀이라는 이유로 매번 욕하면서 경기보고 있지만 경기력은 개판이고 , 감독이라는 양반은 공격수가 없다고 인터뷰 해놓고 ...그럴꺼면 양아들은 왜 데려온건지 ㅡㅡ
이경렬이 더심한데오 요즘 실질적으로.. 그리고 얼만큼 부산축구보셨나 모르겠는데 안되는집안이라는말은 상당히 거슬리네요..
저한테 화낸다고 문제가 사라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