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미사에 가려고 차를 탔더니 우측 백미러가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고
털그덕털그덕 하는 소리만 났다. 미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차를 두고 걸어갈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백미러를 펴지 않은 채 차를 몰았다. 앞만 보고 가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렇다고 앞만 보고 갈 수는 없다. 차선도 바꾸어야 하고 좌회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뒤에서
달려오는 차를 미리 감지하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 스마폰을 들고 걷기 운동에 나섰다. 날이 새기 전이라 아파트를 두어 바퀴를 돈 다음에
구 동해선 철길 걷어내고 만든 산책로를 따라 해운대역까지 걸었다. 구 해운대역 풀랫폼과 양쪽 출입구쪽에는
야자잎인지 열맨지로 만든 카페트를 깔아 놓아 쿠션이 있어 걷는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준다.
각지자체에서는 등산로에도 이런 친환경적인 카펫트를 깔아 놓고 있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등산객이 많아 졌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등산로에까지 수입산 카펫을 깔아야 하는지 나는 의문이다.
해운대역을 조금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길가에 조그만 정자가 하나 있다 그 옆 산책로에는 온동기구들도 놓여 있고
앉아서 쉴 벤취도 몇개 놓여 있다. 신발속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갔는지 걸음을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콕콕 찔러서
벤취에 앉아 신발을 벗어 털었다. 그리고는 폰을 켜서 몇걸음이나 걸었는지 만보계를 들여다 보았다.
대략 8000보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데 나타난 숫자는 '0'였다. 껏다가 다시 켜도 역시 0였다.
여태까지 한번도 고장난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만보계가 작동을 하지 않으니 큰 일이다. 당장 카운팅이 안되니 말이다.
어제 저녁 성당미사 가면서 소리가 나지 않게 진동으로 바꾸면서 아마 옆 스위치를 잘못 건드린게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든 이것 저것 만지다가 다시 복구를 했다. 편도만 카운팅해서 두 배로 곱하면 되니까 별문제가 없다 또 아파트
한바퀴는 1500보 두 바퀴면 3000만 더하면 오늘 아침에 걸었던 총걸음수가 나온다.
요즘 미국에서 현대차가 잘 팔린다고 한다. 10년 무상 수리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에서도 그만큼 고장에 자신이 생겼다는 말이다. 전에는 외제차에 비해서 국산차들이 고장도 잦았고
수출용차에 비해서 강판 두께도 얇고 부품도 다르다는 말도 있었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들어오면서 수출용 국산차를
들여오기도 하였다.
친구들이 70중반을 넘어서자 젊을 때는 지리산 천왕봉을 날라다녔던 친구들도 척추협착증 등으로 걸음이 원활치 못한 친구들이
더러 있다. 동창회 등산대장을 한 황 아무개도 별명이 산다람쥐라 할 정도로 날쌘돌이 였는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거의 죽다가 살았다.친구들과 등산을 마친 후 하산주로 한잔 하고 집에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역주행한 여자 운전사한테 당한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차가 오는쪽 방향만 주시하고 건너기 마련인데 엉뚱하게도 역주행하는 차에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기계나 사람이나 오래 쓰면 고장이 없을 수는 없다.
기계장치에는 PMS시스템이라고 우리말로는 계획정비제도 라고 한다.Planned Maintenance System의 약자다.
미해군에서 오래전에 나왔는데 일반 해운선사에서도 많이 쓰고 있다. 고장이 나지 않게끔 미리 정비를 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는 위나 대장에 용종이 있는지 검사하고 미리 제거를 하면
나중에 암으로 발전할 우려를 없애는 것이다. 고장 나서 수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