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zul.im/0Nm26s
현재 저희 집에는
2살된 암컷 삽살개 (몽실이),
역시 2살된 수컷 노르웨이 숲(요랑이),
그리고
9살된 암컷 코리아 숏헤어(초롱이)
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 두살된 몽실이와 요랑이는 어려서 그런지
제멋대로고 장난도 심한데
초롱이 같은 경우는 헐.....
뭐 말만 못하지 사람이랑 다를 게 전혀 없어요.
좋고 싫음도 명확히 표현하고,
가족 중 누군가가 슬프거나 기분이 우울하면
옆에와서 손(앞발)으로
사람이 격려하듯이 토닥거려주고, 뭐...
하여튼 사람 같아서 지금에 와선
거의 동생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여튼,
평소 허약체질이신데다 기가 약하신 어머니는
전에 살던 반지하 집에서 뿐만 아니라
다시 이사온 집에서도
매일 가위나 악몽에 시달리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보약도 달여드리고
어머니도 낮엔 안 주무시려고 하시지만..
하루이틀 시달린것도 아니고,
사람이 맨날 가위 눌리고 밤에 잠 못자고 하면은...
가뜩이나 체력도 좋지 않으신 터라
낮에 밖에 나가서 잠을 안 자는 것보다
잠시 졸음을 참지 못할때가 있으신데,
꼭 그럴 때면 낮이건 밤이건 상관없이
그 전에 살던 반지하 집에 나왔던,
가위눌릴 때마다 나오는 귀신이
자꾸 괴롭힌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주말에 저희 가족은
성남 모란시장에 5일장이 열려서
구경을 갔지요.
그곳은 처음 가봤지만,
와우~~ 정말 별의별 게 다 팔리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우연히 고양이를 파는 집이 눈에 띄였는데,
많은 고양이 파는 집 중에 유독 그 집만,
그리고 그 큰 철망 안에
여러 고양이 중에 초롱이가 눈에 딱 띄였는지...
온몸이 까맣고 코가 하얀 이쁜 애두 있었고요,
재수가 좋다는 삼색 고양이인데
색이 진해서 되게 이쁜 애도 있었고요.
그런데 전 유독 눈이 가는 아이가
삼색 고양이이긴 하지만,
색과 색이 연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이 잘 안가는 새끼 고양이가 눈에 띄더라구요.
유독 제가 그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을때
그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까만 눈동자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저와 눈을 마주했을때 그 느낌은
딱히 날 데려가 날 데려가줘
영화같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바닷가의 수많은 자갈 중에
내맘에 쏙 드는,
드디어 찾았다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너무 강하게 들더라구요.
그래서 어서 집에 가자는 부모님의 손을 뿌리치고
그 고양이를 샀습니다.
저도 집에 고양이를 사서 데리고 오면서도
멍했죠.... 아... 내가 무슨짓을..... orz....
이제부터 저희 식구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무속인이신 외할머니,
그리고 초롱이가 함께 하게 되었죠.
초롱이를 데려온지 두세달 가량 지났을까요?
이제는 어느정도 사람도 알아보고,
애교도 부리고,
처음 집에 왔을 때처럼
구석에 숨거나 하지도 않게 되었죠.
어느 날, 학교에서 집으로 왔을 때
어머니가 방긋방긋 웃으시면서
얼굴이 환해 보이시는 거에요.
그래서 이유를 물었죠.
그랬더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낮에 초롱이랑 같이 잤다고,
그런데 꿈에서 초롱이가 나오더랍니다.
그런데 고양이의 작은 몸집이 아니고
저희 어머니의 몸의 몇배가 되게 큰..
정말 호랑이라 해도 그보다 클 정도로 큰
초롱이가 어머니께 말을 걸더랍니다.
"엄마 , 엄마"
"아이고~ 초롱아~ 어머 신기하다,
얘 너 어떻게 말을 할 줄 아니?
초롱아, 너 말할 줄 아는 거니?
어머, 얘 왜 또 그렇게 크니?"
하면서 그냥 막 신기해 하셨다네요.
그러자 꿈에서 초롱이가 하는말이
"엄마, 이제는 안심하셔도 돼요.
엄마는 제가 지켜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
그리고는 불현듯 낮잠을 깨시고는
머리맡에 자고있는 초롱이를 한번 보시더니
이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시고 싱글벙글 하시더니만
제가 학교갔다 오니까 막~ 자랑하시듯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하하;;;
할머니께서도
이쁘다고 착하다고 더욱 귀여워해주시고
저 역시 흐뭇하고 마냥 좋았죠.
저 작고, 갸날파 보이는 새끼 고양이가
엄니 꿈에서 그렇게 크게 나오면서
지켜준다고 하니까.
흐음.... 믿으실지 안 믿으실지는
읽으시는 분들의 자유입니다만,
정말로 그 뒤부턴
어머니 가위 눌리셨다고
호소하신 적 한번도 못 봤습니다 .
덕분에 학교 갔다 오면 놀러나갈수도 있게 되었구요.
어머니도 시장도 보시고 쇼핑도 하러 가시고
예전보다 훨씬 혈색도 좋고,
잠도 편안히 주무실수 있게 됐고요.
물론 잘 때는 초롱이가 옆에 꼭 있어야 하구요.
저희 가족은 이 모든 게
초롱이가 지켜준다고 믿고 있어요.
하는 행동이든 뭐든,
초롱이는 일종의 사람같다고나 할까요.
뭐... 저희 집 애완동물 중에
제일 짬(?)이 되기도 하지만,
식탁 위에서 누워서 자도 되는 건
초롱이밖에 없어요. ㅎㅎㅎㅎ
요랑이나 몽실이가 식탁위에 올라갔다가는,
아버지의 불꽃 싸다구가 날라가지요 ... ;;;;
ㄷㄷㄷㄷㄷ
제가 군대갔을 때도
나중에 전역했을 때 들은 이야기지만,
제가 평소에 앉던 의자에서 한달이고 두달이고
저 기다렸다네요.
하염없이 제 의자에 앉아있다가
밖에 누가 온다던가 발소리나면,
밖에 뽀로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의자에 앉아있다가,
저 군입대하고 한동안 그랬다네요.
그래서 더 찡하기도 했구요.
지금은 살도 많이 야위고, 털도 조금씩 빠지고,
윤기도 덜하고, 기운도 없고....
만져보면 뼈밖에 없어요.
많이 늙었죠.. 초롱이도...
사람나이로 치면 환갑이 넘었으니..
* 참고로, 고양이 나이로 1살이
사람 나이로 7살이라네요.
그러니까 초롱이가 9살이면,
사람나이로 63살...ㄷㄷㄷㄷ 헐..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낮에 주무셔도
예전처럼 가위를 자주 눌리거나 하시지는 않지만
가끔 눌리실 때도 있는데,
초롱이가 있어도 눌리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네요.
아마 초롱이도 많이 허약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지금은 외할머니께서는 타계하셨지만
초롱이가 제 수명 다하는 날까진
함께 이대로 지낼까 합니다.
첫댓글 따봉초롱아 고마워~!!!
초롱아ㅠㅠ
초롱아 오래오래살자 기특하고 착한고양이 ㅠㅠ
삼색이가 재수가좋다는 의미가있구나 신기해 ㅎㅎ 따봉초롱아 건강하게 오래오래살아라♡
따봉 초롱이 ㅜㅜㅜㅜ 천사다
따봉초롱아 고마워ㅜㅜ
ㅜㅜ초롱아ㅜㅜ
초롱아 정말 영특하구나 ㅜㅜㅜ 오쪼쪼쪼 ㅠㅠ 오래오래 건강하길 ㅠㅠㅠ
초롱아ㅠㅜ
초롱아 오쪼쪼ㅠㅠ
따봉 삼색초롱이.. 요랑이랑 몽실이도 식탁위에 올라가게 해주세요 ㅜㅜ
초롱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