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나 저녁 때 걷기 운동을 할 때면 가끔 구 해운대역까지 걸어간다.
해운대역 화단 건너편에 있는 조그만 담부락에 희한한 낙서가 붙어있다.
소위 그라피티(graffiti)라고 하는데 graffito의 복수형이다. 이는 전철이나 건축물의 벽면, 교각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본래 그래피티는 긁다, 긁어서 새기다 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한 말로 현대적 의미는 1960년대 후반 미국의 흑인
젊은이들이 스플레이,페인트로 거리의 벽에 저항적 구호나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되었으며 힙합문화와 결합하면서
확대 발전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인종주의, 고립,환경오염과 같은 사회 비판에 뿌리를 두었으나, 1980년대 이후 장 바스키나, 키스 헤링과
같은 인물의 영향으로 거리의 예술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15년전 딸 아이가 독일 베를린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여행중에 잠시 기숙사에 들렀다.
시내에 구경하러 나갈 때 전철을 탔는데 지하구간이 아닌 지상으로 나왔을 때 열차의 옆면을 보니 온통 낙서 투성이였다.
예술이 아니라 보는이로 하여금 혐오감을 주었다. 우리 아파트에도 한두 군데 작은 낙서 흔적이 있는데
아마도 외국인들이 갈겨 노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 낙서 보다는 우리나라 돌담벽이나 흙담이 훨씬 더 안정감을 주고 예술적 가치도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자체에서는 더 번지기 전에 원상복구를 시키고 그렇찮으면 미풍양속죄로 처벌했으면 좋겠다.
또 인권위에서 무슨 소릴 할 건가? 호주 시드니에서는 아무리 자기 건물이라해도 페인트 색깔까지도 주변의 색과 조화되지
않으면 칠도 못한다고 들었다. 사유재산 보호보다 공중의 조망권이 앞서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