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3일 앞두고 부산지역 선거 정국이 혼탁한 가운데 부산 북강서갑 지역구에서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이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를 집단 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북강서갑 이철 열린우리당 후보 캠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녁 7시30분께 박정기씨 등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거리 유세를 하던 도중 정 후보측 운동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박씨와 김상찬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 고문 등이 전치 3주에 달하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은 박씨 등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중 정 후보의 과거 전력을 비판하면서 일어났다. 박씨는 이날 저녁 부산시 북구 만덕3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거리 연설을 하면서 "(87년 박종철 열사 사망 당시) 정 후보는 안기부 대공수사국 수사 2단장으로 박종철 열사 사망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의혹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주변에 있던 정 후보측 운동원들이 박씨와 김상찬 고문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폭행을 했다는 것이 이 후보와 박씨의 주장이다.
정 후보측 "폭행 사실 없다... 이철 후보의 낡은 수법" 맹비난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측은 이 후보 캠프로부터 폭행 주장이 나오자 정 후보의 홈페이지(www.openjhk.com)에 반박문을 올리고 "고 박종철 군의 아버지 박정기씨와 이상찬씨는 폭행 당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박정기씨가 나타나서 사라지는 전 장면을 비디오 촬영까지 하여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측은 또 "이철 후보가 이렇게 지난번 4월 9일에 이어 또다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선거가 막판에 불리해 지니까 옛날 서울 성북갑에서 하던 사용하던 낡은 수법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철은 선거운동원간 충돌을 야기해서 자해를 한 후 상대방으로부터 폭행을 받았다고 하여 언론의 관심을 받고 동정심을 받는 수법으로 악명이 높은 후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이철 후보는 12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후보측의 해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폭행을 당했다는 박정기씨와 이상찬 고문 등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후보측은 "이철 후보의 기자회견은 허위사실 유포행위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