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13일간 간병하고 돌아오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주부가 한 달의 반이나 집을 비웠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직장생활에 바쁜 아들과 10 여년 전에 퇴직한 남편,남자 둘이서만 생활한 집안은 구석구석 먼지가 쌓여있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몸살로 앓다가 일어나서 대청소를 했습니다.
걸레로 닦고 더러워진 걸레를 깨끗이 빨아 꼭 짜서 다시 닦기를 반복해서 열심히 닦았습니다.
물에 빤 걸레를 비틀어 짜는 작업이 한두 번이 아니라 수없이 반복되다보니 무리가 갔는지,이튿날 부터 손목이 시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손목보호대로 감싸고 지냈습니다.
평소 뜨개질로 단련된 손목이라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루 열 시간씩 뜨개질을 할 때도 있었고,남는 시간엔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생활의 연속이었으니까요.
가끔씩 손목이 시큰거릴 땐 손목 보호대를 하고 하루나 이틀쯤 쉬면 거뜬하게 나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나아지기는 커녕 조금씩 조금씩 통증의 강도가 높아지며 어쩌다 손목을 비틀게 되면 비명소리가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병원에 가봐야지 하면서도 가만 있을땐 전혀 아프지 않으니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주일후에 또 간병하러 대구엘 갔습니다.
대학병원이라 의료진도 괜찮을텐데 여기서 진찰을 받아볼까도 생각했는데,부모님 두 분이 누워계시는데 나까지 아프다고 하면 안될 것 같았고,엄마 옆에서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가 걱정스럽고,정형외과 전문의인 조카가 군복무로 3년간 병원을 떠나 있는 이유 등등...아무튼 생각만 하다가 끝내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집에 와서야 동네 정형외과에 찾아갔습니다.
우리 집 부근에는 정형외과가 없습니다.
20분쯤 걸어가야 되는데,월요일이라서인지 비가 오는 날임에도 대기 환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의사는 몇 가지 질문을 하고는 사진실로 가라고 했습니다.
손을 이런저런 각도로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곧 바로 호명해서 진찰실에 들어갔는데,방금 찍은 사진이 컴퓨터 화면 가득 선명하게 나와있었습니다.
몇 년전만 해도 사진을 찍으면 한 참을 기다려야 했고, 원판을 가져다 불을 켜고 비춰봤는데,정말 좋아졌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없이 바로 컴퓨터로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관절염도 있고 여기 뼈 보이시죠? 조금 튀어나온 부분... 전에 다친 적 있어요?"
"다친 적 없는데요."
"일단 물리치료 일 주일 해보고 낫지 않으면 깁스 하지요."
물리치료를 받는데는 더 많이 기다려야했습니다.
진찰,엑스레이 촬영, 판독은 짧은 시간에 마쳤는데,물리치료 대기환자가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야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는 계속 들어왔습니다.
남여노소,각 연령층의 환자가 다 있습니다.
물리치료는 어느 부위나 다 비슷한가 봅니다.
좌골신경통으로 왔을 때와 같습니다.
뜨거운 핫팩,맛사지,전기 맛사지,세 가지를 받는 동안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핫팩이 뜨거우면 말하라고 했는데 잠이 들면서 그냥 참았더니 피부가 빨갛게 되었습니다.
좌골신경통으로 왔을 때도 물리치료 며칠 받다가 그만 둔 적이 있습니다.
손목도 그리 큰 기대는 안합니다.
일 주일 다녀보고 안 나으면 큰 병원에 가볼 생각입니다.
"오른 손을 쓰면 안됩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은 알겠는데,주부가 어찌 왼손만으로 집안일이 가능합니까?
아프다는 말 하기 싫어서 남편에게도 아무 말 안했더랬는데,어제 병원 다녀온 이야길 했더니,
"당신이 뭐했따꼬 손목이 아프노?"
예상한대로 비아냥이 섞인 핀잔이 날아옵니다.
댓구할 가치도 없어서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지금 컴퓨터 자판기 두드리는 걸 본 남편의 멘트,
"당신 컴퓨터를 많이 해서 손목 아픈 기제?"
참 도움이 안되는 남편입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고운 말 하면 손해라도 보는지,어쩌면 이렇게 미운 말만 골라 하는지요.
첫댓글 남자도 질투도 샘도 시기심도 ....어떤 때는 여자보다 더 심하다.자기보다 워낙 모듬 면에겁게 보내고 잘 하고 하니 가만 있다가 때가 되면 삐딱한 말이 준비한듯 나온다 남자들은 해결 해 주지 못하면서 미운 말만 하제..
인기 있고
팔 아프다고 병원 갔다왔는 사람이 컴 치고 앉았으니 미울수밖에...
옥덕아 아프다하면 외출도 못하게 잔소리가 나오니까 나는 감기가 들어도 외출하기 위해서
혼자서 약 하나 틀어 넣고 말 안 한다
할 일은 날마다 태산인데 팔 아퍼서 어쩌지...걱정이다.
남자는 나이들어 가면서 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생각나는대로 말을 하는 습관은 그 사람 성미라 옛날부터 그러려니 치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속이 상합니다.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그동안 잊고 살았어요.
이제는 나를 사랑하고 내 몸을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목 아프다는 핑계로 대충하고 살렵니다.
옥덕씨,
새벽에 iPad 로 읽고 조반상 물리고 컴퓨터 앞에서 답장씁니다.
어진아내요 지혜로운 엄마요 착한며느리로 맡은일 어느누구보다도
성실히 수행했으니 지금부터 자신의 건강을 보살피는것이모두에게
잘하는 것이니 열심히 치료하세요.그것이 이댁맏딸로 효성을 다 하는줄 압니다.
매일 열심히 치료받고 있습니다.로 많지 않네요.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먹는 것으로 단시일내에 좋아지리란 생각은 안합니다.
오른 손을 안쓰도록 하라는데 왼손만으로 가능한 일이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제야 깨닫습니다.
할일 많은 주부가 손목이 아프면 너무 불편하지요. 모든게 아내 손에서 이뤄지는 살림살이 남편이 모릅니다.
옥덕 아우야 청소 미루고 빨래도 .이틀에 헌번씩 파출부 쓰요. 골병들면 더 서러워진다.
남편 아들 .다 남자들 손목 약한 엄마 평생 일한 대가를 치루도록.
컴은 보지않을 때 하고,ㅎㅎㅎㅎㅎ 듣기 싫은소리 야속해 속 끓이지 말고,가짜 지브스라도 하고
손하나 까딱 말아요
긴 병에 정을 땐답니다 그래야 잊을 수 있으니까. 결국엔 후희하게 되요. 집 딱 제쳐놓고 살아계실 때 손한번 더 잡아줘야 하는데. 너무 지치니까 울엄마 나중엔 옆에 있지 말라고 귀찮아 하길래 그 말 믿었던 일이 바보같았어.
파출부를 부른 일이 없어서... 그러나 몸이 불편하면 도움을 받아야겠지요.)을 해보고서는 잔소리가 더 심해졌어요.
남편은 살림살이가 장난수준인줄 압니다.
대구에서 보낸 날자만큼 남편이 혼자 살림(
냉장고 안에 음식물까지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말이지요.
웃고 말았습니다.
손목 치료 며칠 더 받고는 엄마께 가봐야겠습니다.
오른쪽 손목이 아프다니까 일하는게 힘들겠어요. 내가 오래전에 왼쪽손목이 아파서 거의
1년동안 물리치료를 받은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괜찮아 졌어요. 아플때는 손목보호대를
하고 손목을 많이 쓰지말고 물리치료를 꾸준히 하는게 좋아요....
어머나 일 년씩이나요
집안 일을 하는데 오른 손을 안쓸 수가 없네요.
물리치료 받으러 매일 병원 다니는 일도 작은 일이 아니네요.
아이고 미버라인줄 압니다. 글쎄 참나
말 예쁘게 하면 벌금내는 줄 아는갑다.
옥덕님 속 많이 상했구나.
나도 일주일에 아줌마가 한번 와서 청소하는걸로 지내자니 찝찝해서
로봇청소기 하나 사야겠다했더니
그건 뭐하러 청소기로 한번 밀면돼지
그럼 당신이 밀어욧
넓은집 청소기는
그러게 말입니다.
집안일을 그저 노는 정도로 아는 남편이니 이해할 리가 없지요.
저도 로봇청소기에 관심이 많은데 정말 일을 잘하는지가 궁금하네요.
팔목에 이상이 생겼으니..더구나 오른쪽이라 불편한 점이 많겠네요.
아마도 뜨게질도 관계가 있을겁니다.내몸은 내가 지킨다는 말 명심하고 남편의 말 고까워 마세요.
다정한 말에 인색한 우리들 세대 남편들이니 그러려니 해야지요.ㅎㅎ
물리치료 잘 받고 조리 잘 하세요.
남편으로부터 고운 말은 기대도 안합니다.
그저 마음의 상처가 되는 말이라도 안하면 좋겠어요.
열심히 치료 받고 있습니다.
언니 대치동에있는 정형외과 가셨었나요? 거기 물리치료실 디기 복잡하지요.. 저는 한의원에서 침맞으니까 더 좋던데요..
침맞고 물리치료처럼 따뜻하게 맛사지도 하고요... 걸래는 저는 진작부터 세탁기로 돌리는데요.. 팔목아파서 못짜서요..걸레가 많으니까 모아서 걸레만 따로 빨고..쓸때는 말렸다가 물에 적셔서 짜서 쓰지요...언니몸아픈것 어머님도
원하지 않으실겁니다..언니몸만 일등으로 아시고 아끼세요 제발...
대치동 에 위치한 정형외과 맞아요.
나도 한의원 가볼까요
침 맞기가 겁나서요.
살림의 노하우를 배우게 되네요.
보통 침은 아픈자리가 아닌 다른곳에 놓는데 그리 안아파요...ㅎㅎㅎ 두가지를 병행해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