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말씀하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리라.”(마태 11,28)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를 받아 그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식사하는 그곳에서 한 가지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이 상황이 오늘 복음의 주된 흐름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 상황이란 바로 죄인인 한 여자의 등장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여인을 묘사함에 있어 그저 죄인인 한 여자라고 묘사하는 데에 그치고 있지만 복음에 등장하는 이 여인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여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우리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식사를 하시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예수님을 뵙기 위해 황급히 그 집으로 찾아옵니다. 그런데 여인은 빈손으로 예수님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아주 값비싼 최고급의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 예수님이 식사를 하시는 바로 뒤쪽 발치에 서서 내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눈물로 반쯤 누워 식사를 하고 계시던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 분의 발을 닦고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습니다. 여인의 이 같은 행동을 보았을 때, 예수님은 진작부터 이 여인의 존재를 알았을 것입니다. 여인이 예수님의 뒤쪽 발치에서 숨죽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때부터 예수님은 그 여인의 존재를 알아차리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계속된 행동들, 결정적으로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 닦아드렸을 때, 향유의 향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이 향유의 향을 맡게 되었을 때쯤이면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그곳에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이들은 그녀가 그 곳에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그녀가 하는 행동의 이상함을 지적하고 그녀가 죄인임을 들어 속으로 그녀를 가만히 두는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여인의 이 같은 행동, 다소 이상해 보이는 이 모든 행동들을 하는 그녀를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던 것일까? 바리사이들이 그녀의 이 모든 행동들을 탐탐치 않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음에도 왜 예수님은 이 모든 상황을 묵과하고 계셨던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오늘 복음의 나머지 부분의 예수님의 말씀과 독서의 말씀을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여인의 행동 뒤에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따로 말씀을 건네시는데 그 말씀이란 바로 두 채권자의 비유를 통해 죄가 많은 이가 그 죄의 용서를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는 다음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루카 7,47)
여인은 복음사가가 묘사하는 바와 같이 죄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항상 자신이 저지른 용서받을 수 없는 그 많은 죄들로 죄책감과 자괴감에 사로잡혀 살아야만 했던 여인, 그 여인은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예수님이 자신이 사는 곳으로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죄인임도 잊고 그 분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갑니다. 자신이 준비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 그 분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 분이 계신 곳에 다달아 그 분의 모습을 자신의 두 눈으로 보는 순간, 그 분의 인자한 모습만으로도 자신의 죄가 용서받게 되었음을 느끼고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너무나 기쁘고 감사해서 자신의 그 마음을 표현하고자 눈물로 그 분의 발을 닦고 자신이 준비한 향유로 그 분의 발을 적셔 드립니다. 자신의 용서받을 수 없는 그 죄를 용서해주시는 자비롭고 너그러운 예수님의 사랑에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주위의 모든 시선과 편견들은 아랑곳 없이 자신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픈 그녀의 모습, 그녀는 예수님의 다음 말씀으로 완전한 죄의 용서를 받게 됩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루카 7,50ㄴ)
오늘 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과 교회를 박해하였던 자신이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으로 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자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용서받고 사도로 불리움을 받은 그 이후, 사도로서 어떠한 마음 자세로 복음을 선포하고 있는지를 다음의 말로 설명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아무도 그대를 젊다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니 말에서나 행실에서나, 사랑에서나 믿음에서나 순결에서나, 믿는 이들의 모범이 되십시오.”(1티모 4,12)
스스로 죄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바오로는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신 하느님의 자비로움에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자신을 불러주신 하느님께 매순간 부족함이 없는 사도로 살고자 말씀을 읽는 성경봉독과 권고와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말과 행실에서 사랑과 믿음과 순결 그리고 모든 면에서 믿는 이들의 모범이 되려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오늘 독서와 복음은 공통되게 하느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고 새롭게 태어난 이들의 모습을 전합니다. 이는 곧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세례를 통해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들,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환호송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사랑이신 하느님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우리 모두를 당신 품으로 불러주시고 우리에게 안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우리에게 안식을 주시는 그 분을 믿고 그 분께 의지하십시오. 그러면 그 분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며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그 사랑을 기억하며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하느님을 찬송하며 살아가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루카 7,50ㄴ)
첫댓글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과 비유해서 예수님의 큰 은총을 받아 회심하고 열정적인 선교를 한 바오로 사도는
"나는 그 분을 배척하고 학대한 첫 째 가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당신의 한없는 인내로 대해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당신을 믿게 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은,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에 대한 ‘깊고 큰 감사’의 마음이 가득 들어 있는 말입니다.
자신이 큰 죄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고,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열성적인 선교활동은 바로 그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골고루 햇볕과 비를 내려 주시지 만 어떤 이들은 받기를 피하고
농작물에 필요한 비를 큰 그릇을 내어 받어 놓기는 커녕 비가 부족하다고 불평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