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건너뛰고 2주만이군요. 변명하자면 회사일이며 개인적인 일들로 바쁜데요. 좋은 쪽으로 바쁜 게 아니여서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지만 심적인 여유가 많이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좋은 일들로 바쁘면 시간이 없어도 오히려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편인데 부정의 에너지가 긍정을 압도하면 여유는 사치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의 의지는 외부의 상황에 따라 허물어지기 너무 쉽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말 나온 김에 오늘은 부정성 편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부정성 편향 - 말 그대로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것을 뜻합니다. 사실 저 같은 사람입니다. 태생적인게 큽니다. 회사에서는 쓰임새가 많은 유형입니다.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자마자 그냥 잘 돌아가리라 생각한다면 대책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일 겁니다. 개발자라면 남의 코드를 볼 때만큼이나 자신이 작성한 코드에 비판적이여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직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품질 관리나 테스트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부정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부정적이란 단어는 부정적이기에 현실적이거나 비판적이라고 바꿔도 되겠습니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사물이나 형세를 안 좋은 쪽으로 보려고 하는 것을 부정성이라 지칭하겠습니다.
부정성편향에 대한 얘기는 2024년초에도 마음편지에서 다룬 바가 있습니다 (링크 -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mailing&page=2&document_srl=876364 ) 부정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스스로 많이 피곤합니다. "넌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니?" 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많이들 자신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게 다들 좋다고 하니 말입니다. 이에 대해 구본형 선생님은 <나는 이렇게 될것이다>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쓰셨던 바가 있지요.
"노력의 8할을 자신의 특성에 집중하라. 자신의 특성 중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특성을 활용하라. 예를 들어 사물의 어두운 부분을 보는데 능한 사람은 비판기능과 숨어 있는 덫을 파악하는 분야로 특화하라. 지금까지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꾸짖어 사물의 밝은 부분을 볼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하기 위해 헛된 노력을 기울여왔다. - <나는 이렇게 될것이다." - 구본형>
사실 이 글을 보고 좀 안심이 되었던게 사실입니다 ㅎㅎ 자신을 인정하고 좋아하고 특화하다 보면 구본형 선생님의 책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겁니다.
"언제나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되고 싶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늘 더 좋은 존재가 될 수 있으며, 늘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지금의 자기 자신보다 나아지려고 애쓰다 보면, 나는 언젠가 나를 아주 좋아하게 될 것이다." - <익숙한 것과의 결별 - 구본형>
부정성에 대한 긍정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부정편향이 과도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정성을 긍정한다는 것은 결코 부정편향을 키운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더 나아지려고 애쓴다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긍정의 요소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기질은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부정성은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비판적인 사고와 비관적인 사고는 다른 겁니다. 속담에도 "타르 한 숟가락은 꿀 한 통을 망칠 수 있지만, 타르 한 통에 들어간 꿀 한 숟가락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말이 있죠. 부정편향이 긍정편향보다 훨씬 강렬하다는 겁니다. 매사 자신을 돌아보고 닦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타르가 한 가득이라도 꿀 한 숟가락이 계속 더해지면 결국 좋아질 겁니다.
첫댓글 글이 정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