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2015년 올해의 四字成語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정하였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의 희망의 사자성어는 제구포신(除舊布新,
묵은 것 털어내고 새것을 널리 펼침)이었고 연말에 선정된 사자성어는
도행역시(倒行逆施, 순리를 거슬러 행동함)이었다. 국민의 기대와 달리 퇴행
적인 정책과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2014년 희망의 사자성어는 전미개오(轉迷開悟, 속임과 거짓에서 벗어나
세상을 밝게 보자), 연말에 선정된 사자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
이 신문은 2015 신년 희망의 사자성어는 正本淸原(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를 꼽았다.
'혼용무도'(昏庸無道)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를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
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天下無道'를 합친 표현이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이승환 교수 (고려대, 철학)는 "연초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로 온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정부는 이를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주었다."면서 "중반에는 청와대가 여당 원내
대표에 대해 사퇴압력을 넣어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되었고
후반기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낭비가 심했다."고 추천이유를
설명하였다. 심지어 어떤 교수는 "대통령이 국가를 사유화하고 여당은 이에
굴종하고 있다. 모든 국가조직과 사조직이 개인과 자체 조직의 이익만을 추구
하고 있다." 고 개탄하였다.
혼용무도에 이어 似是而非(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가 지지를
얻었는데 "최근 정부정책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거나 공정하고 객관적
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근거를 왜곡하거나 사실조차 날조해 정당성을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뒤를 이어 갈택이어(竭澤而漁,
못의 물을 모두 퍼내 물고기를 잡는다.), 위여누란(危如累卵, 달걀을 쌓아놓은
것 같이 위태로운 상황), 각주구검(刻舟求劍, 판단력이 부족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이 차례로 지지를 얻었다.
첫댓글 문란한 지도자의 종류도 한가지가 아니다. 폭군, 혼군(昏君 혹은 暗君), 용군(庸君)으로 나눈다.
율곡 이이는 ‘임금의 도리(君道)를 논’하면서 이렇게 구별했다.
즉 폭군이란 “욕심이 지나치고 바깥의 유혹에 빠져 백성의 힘을 다 빼앗아 충언을 물리치면서
자기만 성스러운체 하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는 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혼군(혹은 암군)은? “정치를 잘하려는 뜻은 있지만 총명하지 못해 현명한 자 대신
간사 무능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자들을 기용해서 패망하는 군주”라는 것이다.
용군은 “나약하고 과단성이 없어 구태만 되풀이 하다가 나라를 망치는 지도자”다.(<율곡전서> ‘잡저·동호문답’)
온 국민이 대통령에게 제발 사람 만나서 대화를 해보라고 걱정하는 세태. 전화와 문서로만 이루어지는 소통방식. 인사는 어지럽고 사시존치·시간강사법 같은 민감한 정책 사안은 일단 유예하고 보려고 하고.
현명한 군주는 인재를 얻는 데 애쓰고, 멍청한 군주는 세를 불리는 데 애쓴다고 한다. 군주가 세 불리기에 몰입하는 나라는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한데 총선을 앞둔 요즘 대통령의 이미지는 인재 구하기가 아니라 세력 불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여당 후보들은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박심에 충실한가를 증명하려 애쓴다. 친박계는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마케팅에 올인한다. (중앙일보 12 23 양선희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