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 요소수 파동 등으로 살펴보는 현 글로벌 공급망 상황
-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국가 공급망을 정비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음
-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취약한 한국 역시 체계적인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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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파동과 반도체 부족의 공통점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가 많이 보도되고 있다.
처음에는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영향이 주로 보도됐으나, 지금은 이 사태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그리고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못한 무능한 정부에 대한 질책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요소수 부족은 단지 수면 위의 잔잔한 물결 정도의 현상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차량 생산에 지장을 받고 있는 일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반도체 공장의 화재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장 하나가 생산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같은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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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날갯짓이 세계에 미친 영향 그리고 이제 마그네슘 부족이 시작됐다.
마그네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마그네슘을 이용하여 알루미늄을 만드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링크) 전 세계 마그네슘 생산량의 90%를 중국이 공급한다.
EU의 경우 중국에서 공급받는 양이 95%에 달한다.
그런데 중국이 9월과 10월 두 달간 마그네슘 생산을 사실상 중단했다.
전 세계의 알루미늄 제조 업체를 비롯해 알루미늄을 주 자재로 사용하는 자동차 산업 등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독일 금속 무역 협회인 WV Metalle는 지난달 유럽의 마그네슘 재고가 11월 말까지 붕괴되면
"대량 생산 손실"의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중국 마그네슘 현물 가격 추이이다. 급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은 왜 마그네슘 생산을 중단했는가?
그것은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전력 부족 때문이다. 마그네슘 제련은 대규모로 전력을 소비한다.
현재 중국 정부는 민간 가구와 공공에 우선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산업체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공급을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고 에너지 소비 산업에 대해 전력 제한을 하고, 경제 파급 효과가 큰 대기업 위주로 전력을 공급한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탄소 중립 및 에너지 안보를 이루기 위하여 고 에너지 소비 산업을 가능한 도태시키고 에너지
효율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산업 위주로 산업 구조 개편을 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마그네슘 생산 중단 또는 감축 현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망 둘러싼 미·중의 정반대 행보
사실 이런 공급망 문제는 이미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예상되고 지적되어 왔다.
출발점은 트럼프가 시작한 미중 무역 전쟁이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확정되었으며 이제 바이든
및 EU에 의한 인위적인 공급망 분리가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력난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공급망의 개조로 인한 트러블은 익히 예상되어 왔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차량용 반도체가 문제 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정비에 나섰다.
유감스럽게도 소리는 시끄럽지만 유효적절한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상무부 장관인 Gina Raimondo가 나서서 반도체
업체들에게 공급망 정비에 필요하다며 정보 제공을 강요했지만 기업들과 소속 국가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글로벌 주의를 주도하며 혜택을 향유해온 미국이 중국으로 인해 공급망 분리 등 구조조정의 필요를 깨닫고
있지만,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은 아직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중국의 경우 계획 경제 국가, 통제 국가답게 소리 소문 없이 공급망 정비에 대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트럼프 행정부와의 미중 무역 마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국가 공급망 정비 계획을 중국은 이미 금년에 시작된
14차 5개년 계획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가 전체적인 공급망을 정비하되 이미 건설되어 있는 디지털 경제 플랫폼,
즉 알리바바나 징동 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서비스와 이 대응하여 구축되어 있는 물류 시스템을 활용한다.
그리고 아직 디지털 경제 인프라가 미흡한 농촌에는 인터넷 교육을 보급하여 농업품이 디지털 경제 상에서 원활히
유통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과거의 유산으로 여겨지던 우리나라의 농협에 해당되는 공샤오셔(供销社)가 다시
정책적 지원의 대상이 되어 농촌의 물류, 유통, 그리고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관련해서는
“중요한 자원 및 상품의 글로벌 공급망 위험경보시스템을 수립하여 국제 공급망 보장협력을 강화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즉, 이번 석탄 공급 부족 사태와 같은 공급망에서의 비상 상황을 조기 경보 하는 시스템을 수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계획은 중장기 계획이며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이번 석탄 공급난 상황은 중국 정부가 이 공급망 정비를 본격적으로 집행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 14차 5개년 계획 수립 기간에 중국에서는 다양한 공급망 관련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국가 공급망의 관리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로
“어떤 특정 요소가 문제가 될 때 그 사실을 신속히 알아내고, 해당 요소의 공급이 해외에서 이루어질 경우 신속하게
국내에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 말은 공급망 이상 발생에 대한 조기 경보 체제뿐만 아니라 그 대응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공급망을 밀착 관리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에 가까운 정밀한 모니터링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위하여 14차 5개년 계획에는 공급망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있는데 필자는 그 목적이 공급망
모니터링에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석탄 가격 메커니즘
중국 전력난의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대부분의 전력 생산이 석탄 화력 발전이며 이 석탄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한 원인과 석탄 공급이 감소한 원인 두 가지가 모두 작용을 하였다.
전력 수요 급증은 산업체의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 1~8월까지 누계 기준으로 중국의 전력 소비는
전년 대비 13.8% 증가하였다. 그리고 전력 소비 증가의 원인으로는 2021년 1~8월 총액 기준 동비 23.7% 증가한
중국 수출이 지목되고 있다. 석탄 공급 면으로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가 지목되기도 하지만 호주산 석탄은
중국 내 석탄 공급량의 5% 미만이어서 타국으로 대체가 상당 부분 가능하다.
그보다는 중국 정부가 그간 대기 오염의 방지 및 산업 에너지 구조의 개편을 후진하여 상당수의 탄광을 폐지한 원인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 중국 수출 추이
이번 석탄 공급난의 해결을 위하여 중국 정부는 석탄 가격과 전력 가격의 규정을 풀고 일정 수준 가격 상승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석탄 가격 메커니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이 중국의 새로운 석탄 가격 메커니즘을 주의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이번 전력난과 석탄 공급난 사태에 대해 앞서 언급한
“어떤 특정 요소가 문제가 될 때 그 사실을 신속히 알아내고, 해당 요소의 공급이 해외에서 이루어질 경우 신속하게 국
내에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시범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중국 정부의 대응을 잘 관찰함으로써 이후 전시 상황 등 국가 비상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어떻게 경제 운영, 물자 수급을 해 나갈지 우리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나
우리는 미중 양국의 공급망에 대한 대응을 보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접근 방법을 떠나 우리나라에 이러한 공급망의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나 정책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명색이 글로벌 10위 이내의 경제 대국이며 국가의 경제가 대부분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미중보다도 훨씬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미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과 중국 주도의 사회주의 공급망 두 주류 공급망에 대해서는
우리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