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2장부터 26장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마지막으로 전하는 고별 설교의 두 번째 부분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본문은 모세의 고별 설교 두 번째의 마지막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별 설교의 두 번째를 마무리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서 정착한 후에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 그 토지의 모든 소산(所産)의 맏물을 거둔 후에 그것을 광주리에 담아 하나님의 성소(聖所)로 가지고 나아와 하나님께 바치라고 말씀합니다(1절~11절). 소산의 맏물 중 가장 좋은 것들을 엄선(嚴選)하여 광주리에 담을 정도의 양을 광주리에 담아 성소로 가지고 나아가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께 드리게 하였는데, 이렇게 소산의 맏물을 드릴 때 하나님께 고백을 담아 드리게 하였습니다. 그 고백에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잘 이르렀다는 고백이 포함되었고(3절), 애굽에서 오랜 세월 동안 거류하면서 소수에서 시작하여 큰 민족으로 번성하였고, 애굽에서 온갖 학대를 당하였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애굽에서 건져내셔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이르렀다는 고백이 포함되었습니다(5절~9절). 5절에 나오는 “내 조상은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서”라는 표현은 야곱(이스라엘)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차지하게 하신 땅에서 농사를 지어 그 첫 소산을 거두었기에 이러한 첫 소산을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와 경배를 드린다고 고백과 함께 이스라엘 온 백성과 그들과 함께 거류하는 객들까지 함께 즐거워하라고 말씀하십니다(10절, 11절). 400여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애굽 땅에 거류하였지만, 제대로 된 자기 땅을 가지고 살지 못한 세월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애굽에서 출애굽하여 광야에서의 40년 동안 유랑하며 지냈기에 농사를 짓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던 이스라엘 백성이 드디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이르러 그 땅을 차지하여 농사를 짓게 되었고, 그 첫 소산물을 얻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요? 그 감격과 감사를 가장 먼저 하나님께 드리게 한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인도하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을 드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12절부터 15절은 두 번째 십일조에 대해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12절에서 “셋째 해 곧 십일조를 드리는 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14:22을 보면 매년 토지 소산의 십일조를 드리라고 하셨고, 14:28, 29에 매 삼 년 끝에 그 해 소산의 십분의 일을 다 내어서 성중(城中)에 거류하는 객(客)과 고아, 과부들이 와서 먹고 배부르게 하라고 말씀하셨기에 오늘 본문의 십일조는 삼 년마다 드리는 제2 십일조를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십일조[히브리어로 마아세르(מַעֲשֵׂר)]는 기본적으로 매년 드리도록 하셨는데, 3년마다 한 번은 제2의 십일조를 드려서 그 십일조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에게 주라고 말씀하십니다(12절, 13절). 제1 십일조는 매년 십분의 일을 떼어 드리는 것으로 레위인의 생계를 위해 드리도록 하였고, 제3년에는 제1십일조를 바친 9/10에서 다시 1/10을 떼어 드리는 제2십일조를 드려서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들을 위하여 사용하라고 하심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백성을 돌보도록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성막(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들을 포함한 레위인들의 생계를 위하여 매년 십일조를 드리게 하였고, 가난하고 소외한 자들을 돕기 위해 매 3년마다 별도로 십일조를 드리도록 하여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함께 돌봐야할 지체들을 돌아보도록 한 것입니다. 제사장들을 비롯한 레위인들은 별도로 땅을 분배하지 않았기에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그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가난하고 소외되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도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관심을 갖고 돌아보도록 하신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있는 지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들을 떼어 하나님께 드리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구별하여 바쳐야 할 십일조를 개인의 여러 이유 때문에 다른 데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14절). 14절에 나오는 애곡하는 날은 아마도 상(喪)을 당하여 그 장례를 치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정한 몸으로 떼어두지 않았다는 말은 장례를 치르는 등의 이유로 자신이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몸으로 십일조를 드리는 일도 없었다는 말이고, 죽은 자를 위하여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죽은 혼령(魂靈)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행위는 우상 숭배와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자신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거룩하게 구별하여 드리지 않는 여러 행위들을 하지 않고 제대로 하나님께 드렸다는 의미입니다. 즉 개인의 여러 이유로 십일조를 다른 데에 유용(流用)하거나 부적절하게 드리지 않았다는 고백을 담은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후에 고별 설교의 두 번째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마음을 다해 지켜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16절).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그렇게 지켜 행하겠다고 확언(確言)하였고(17절),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켜 행하는 이들을 하나님의 보배로운 백성이 되도록 하시겠다고 확언하셨다(18절)고 말씀하시면서 이 하나님의 말씀과 규례와 법도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언약(言約)임을 상기(想起)시키셨습니다. 이 언약이 제대로 이뤄질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셔서 찬송과 명예와 영광을 삼으시고, 하나님의 성민(聖民)이 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19절).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규례와 법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시면서, 지금까지 다시 한번 확인했던 하나님의 말씀을 잊지 말고 잘 따라 지켜 행하라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인 것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면서 다른 민족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하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며 감사와 경배의 모습을 보여야 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모습을 드러내며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하나님의 백성인 공동체의 지체들을 돌아보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런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성민(聖民)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자녀된 지체들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자인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의 모습을 잘 갖추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