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제 '혼란' -경남일보
시행 일주일 안돼 비용부담·칩 도난 등 민원
속보=진주시가 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제도를 전면 시행한 지 일주일도 안돼 주민들의 각종 민원이 잇따르면서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본보 6월 29일자 4면 보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3일 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김행자씨는 납부필증 구입에 따른 요금부담을 토로했다. 김씨는 “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 중 가장 작은 게 170원짜린데 더운 여름에는 악취 때문에 수시로 칩을 사서 배출해야 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며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아 쓰레기배출량이 생각보다 적은데 7ℓ보다 더 작은 용량의 용기와 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납부필증(칩)의 도난과 분실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저녁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밖을 나선 최진영씨는 “한 남자분이 음식물쓰레기 납부필증을 하나씩 가져가는 모습을 봤다”며 도난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미진씨도 4일 자정께 쓰레기수거 시간에 맞춰 전용용기에 납부필증을 부착해 내놓았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수거거부’ 스티커가 붙은 채 그대로 있는 음식물쓰레기를 보고 황당했다. 천씨는 “힘을 힘껏 주어도 잘 안 빠지는 납부필증을 빼간 것은 고의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이웃집에서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은 수수료 부담 때문에 일반쓰레기 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섞어 내 버리거나 이웃의 배출 용기에 음식물쓰레기를 내버리는 등 편법을 사용할 우려도 상당히 많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 주민들은 가구마다 쓰레기 배출량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를 관리비에 포함해 납부하는 현행 방식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계자씨는 “가구에 따라서는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최근에는 음식쓰레기 건조처리기도 대중화돼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 가정도 있어 현행 공동주택 배출제도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전씨는 “아파트의 경우 중간수집용기에 쓰레기투입량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를 달거나 (단독주택과 같이) 각 가정마다 전용용기에 칩을 부착하면 좋을 것 같다”며 개선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제도가 시행 초기단계이므로 민원이 따르는 게 사실이지만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주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전반적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읍면동사무소를 비롯해 활발히 홍보해 왔지만 막상 수수료가 부과되니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도난과 편법배출 등의 문제도 시 단속반의 점검을 통해 조사한 후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동주택의 경우 주민편리를 고려해 중간수집용기를 활용하고 있으며 센서부착 방안은 업무에 참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지난 1일부터 배출자 부담 원칙에 따라 시민들이 음식물쓰레기 전용용기에 납부필증(칩)을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해 수집운반비용의 50%(34원/ℓ)를 시민에게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