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원적외선 時代
글-德田 이응철(춘천시 후석로 )
예술지상주의자라고 자칭 목소리 높이며 그런 분위기에서 붓을 들고 문장을 다듬는다. 희비가 엇갈린 인생길에서 오직 예술로 버무려 살아온 생의 길이 이제 고희(古稀)를 목전(目前)에 두고 있다. 60여년 이상 써서 기계처럼 마모되어 여기저기 신호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한국동란의 피해자로 그 때 동행한 홍역바람을 선두로 여기저기 삭신이 쑤신다. 해마다. 직장 딸 덕분에 귀찮은 건강진단을 해마다 치르고 받아보는 검진결과는 어떤가! 그야말로 가관이다. 모든 인체가 작년보다 정상을 넘어 적신호가 켜진다고 아우성이다.
몇 달 전이다. 모교 신임 동창회장이 이슬처럼 사라진 충격이 아직 내 뇌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강하던 친구, 신임회장을 맡아 너스레를 떨며 부회장 운운하며 인선을 조각하던 친구가 심장마비로 신고식도 못하고 승천했다. 얼마나 망연자실했던가! 부음(訃音)을 받아들고 모두는 그 부모 이름이 빠진 것 아니냐고 반신반의할 정도였다. 살아있는 자들 모두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몸서리치게 안겨주고 우리 곁을 떠났다.
봄의 꽃잎이 낙화(落花)되어 펄펄 물결치던 어제였다.
인근 한의원은 그야말로 주치의다. 고맙다. 가끔씩 들려 복부에 뜸을 뜨며 불편해진 몸을 추스르려던 참이었다. 그 날, 우연히 내게 낯설은 불모지 원적외선에 대해 체험을 통해 돌아본 기념비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 원적외선(遠赤外線)
한문으로 써놓고 본다. 적외선이 멀리까지 간다. 정보의 바다를 헤엄쳐 본다. 예상외로 자료가 풍부하다.
1800년경 독일 천문학자로 명왕성을 발견한 월리엄 허셜(William Hershel)이 프리즘의 빛을 통해 스펙트럼에 온도계를 대보면서 적외선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엔 열선이라 했다. 궁하다. 원적외선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저 한방에서 침을 놓고 그 부위에 빨간 빛을 쏘이게 하는 것만이 원적외선이라고 느끼는 것이 내 티끌만한 상식이 전부이다.
적외선은 멀리 가는 빛이란 뜻이다. 주요발원지는 태양이다. 우리 눈으로 가시광선 영역의 한계는 빨, 주, 노, 초 파,남, 보의 일곱 색깔이 있다. 그 중에서 보라는 가장 파장이 짧고 빨강색이 가장 길다고 한다. 가장 길게 비추는 것이 왜 좋을까!
파장이 짧아 잠시 비추고 되 쏘이는 것보다 몸속 심부 40-50밀리까지 전달하는 빛은 집광(集光)효과가 있다. 그 빛이 몸속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일단 몸이 더워진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를 보면 30도 사우나탕 속과 집 밖에서 한낮 느끼는 30도 온도는 크게 다름을 알 수 있다. 전기 공학적으로 보면 몸속 깊숙이 들어가면서 두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어느 하나만 진동시키면 그 옆 물체도 따라서 진동하는 공진(共振)현상과 특정 진동수(주파수)에서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공명(共鳴)작용이 강해 인체에 흡수성을 준다고 한다.
그동안 살아온 연륜으로 원적외선에 대해 왜 그렇게 내 지혜의 범주 밖에서 무관심했는지 모르겠다. 낯설다. 무덤덤하다. 심히 반성한다. 직접적인 X-ray. 황토방, 사우나 방, 귀농, 숯 베개, 숲 체험, 온열기 사용, 정육점의 분홍색, 식기 세척기 속의 색, 대나무 가공품, 편백나무로 만든 베개, 옥으로 만든 고가인 침대, 모두가 친환경 자재들이라는 것으로만 알 뿐이다. 왜 인체에 유익한지 과학적인 사고력이 날개를 달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모든 것들이 원적외선으로 인한 인체의 건강을 체험해 각종 질병의 세균을 몰아내고 건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던가!
어제까지 한의원에서는 복부에 쑥뜸을 올려놓고 뜨거울 때 부르세요란 말을 앵무새처럼 하던 간호사들이 오늘부터는 터널 같은 온열기로 목 아래부터 단전까지 감싸고 원적외선을 봄 햇살처럼 투하하는 게 아닌가! 놀랐다. 이름하여 원적외선 사우나기-.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섯 대를 들여놓았다는 귀뜸이다. 갑자기 분위기가 새롭다. 특히 현대 의학에서 원적외선의 효능은 참으로 대단하다. 적외선은 1분에 세포를 2000번씩 흔들어 세포조직을 활성화시켜 준다고 한다.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효능 또한 많다.
첫째, 각종 질병원인인 세균을 없애준다. 체온이 1도 상승하면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둘째, 원적외선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세포조직생성에 도움을 주며 셋째, 집광(集光)효과로 발한(發汗)작용을 도우니 독소배출, 아토피, 노화방지, 신진대사촉진, 만성 피로와 각종 성인병예방에 좋고 노폐물을 배설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씌어있다.
그 밖에도 암 예방, 만성지관지염, 아토피 등 활발한 연구는 계속되지만, 아직 황토방이 이렇게 유익하다고 의학계에서 확증이 미약한 편이란다.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철근, 정성우 서울대교수가 이 분야에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생명의 빛, 신비의 빛이라 할 만큼 원적외선은 현대의학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활기차다. 식물체 성장, 생명광선 식품 신선도, 생육광선, 영양가 보존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오죽하면 이런 음이온을 공기의 비타민이라고 했을까! 고령화시대 고단한 삶을 지나 초연히 늙어가는 모두에게 원적외선은 유익하다. 가까이서 체험하며 그 기운을 이어받아 백수의 관문을 골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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