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조선의 전쟁이야기 - 길을 내주기보다 싸워 죽기를 선택한 동래성전투[ -東萊城戰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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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조선의 전쟁이야기 - 길을 내주기보다 싸워 죽기를 선택한 동래성전투[ -東萊城戰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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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28. 23:37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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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내주기보다 싸워 죽기를 선택한 동래성전투

[ -東萊城戰鬪 ]

1) 임진왜란 초기 방어의 연이은 실패, 동래성전투

동래성전투는 1592년(선조 25) 음력 4월 15일, 동래성(현재 부산광역시 동래구 지역)에서 부사(府使) 송상현(宋象賢)을 중심으로 한 동래 군민(軍民)들이 일본군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투이다.

일본이 명을 정벌하러 가는 길을 빌려달라는 이른바 ‘정명가도(征明假道)’를 내세우면서 조선에 쳐들어온 것은 4월 13일이었다. 다음 날인 4월 14일 오후,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 휘하의 일본군은 400여 척의 병선을 이끌고 부산진(釜山鎭)을 공격하여 하루 만에 함락시켰고, 이튿날 곧바로 동래성으로 진격했다. 당시 동래성에는 동래성과 주변의 군민들이 모여 있었고, 좌병사 이각(李珏) 등도 군사를 이끌고 집결해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산진 함락 소식을 들은 이각이 겁을 먹고 도망을 가서, 결국은 송상현의 지휘 하에 전투를 치르게 된다. 송상현과 동래 군민은 결사항전의 의지로 일본군에 대항해 싸웠으나, 불과 반나절 만에 성은 함락되고 송상현 역시 순절하였다. 동래성전투는 임진왜란 개전 이후 두 번째 전투이자, 첫 번째 육상 전투였다. 그러나 초기의 전투에서 조선군은 군사력의 열세를 드러내며 너무도 쉽게 무너져 버렸고, 이후 일본군은 군대를 나누어 경상도와 충청도 각지로 진격하면서 조선 땅을 유린하게 된다.

2) 동래성전투의 경과와 관련 문헌

일본군의 침략 소식이 전해지자, 동래성의 조선군은 신속히 방어체계를 갖추었다. 이 지역의 군사 책임관인 경상좌도 병사 이각은 울산에서 소식을 듣고 4월 15일 아침 동래성으로 달려왔다. 이때 양산과 울산군수도 약간의 군사를 이끌고 동래에 집결했다. 그러나 이각은 부산진성 함락 소식을 접하자 겁을 먹고, 외부에서의 협공을 핑계로 도망을 갔다. 경상감사 김수도 진주에서 일본군의 침략 소식을 접하고 동래로 향하였으나, 적이 접근해 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군사를 돌려 도망가 버렸다. 이에 동래성은 부사 송상현의 지휘 아래 일본군에 대한 전투태세를 갖추게 된다.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이끄는 일본군이 동래성에 이른 것은 오전 10시 경이었다. 일본군은 무리한 전투를 피하기 위해 먼저 군사 백여 명을 보내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달라(戰則戰矣 不戰則假道)”고 쓴 목판을 세우고 돌아갔다. 이것을 본 송상현은 “싸우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다(戰死易 假道難)”고 답하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다음 날인 16일 아침, 일본군은 동래성을 포위한 상태에서 동북쪽의 경사진 성벽을 무너뜨리고 성 안으로 진입하였고, 이어 성 안에서 대접전이 벌어졌다. 군인은 물론 백성들도 맨주먹 혹은 농기구를 들고 일본군에 맞섰고, 여자들은 지붕에 올라가 기와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군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일본군 중 평조익(平調益)이란 사람은 이전에 송상현에게 은혜를 입었는데, 은혜를 갚기 위해 송상현에게 피신할 곳을 알려주려 했다. 그러나 송상현은 이를 거절하고 부모님께 올리는 글을 적은 후, 다가오는 일본군을 꾸짖으면서 의연하게 순절하고 말았다.

동래성은 수만의 군민이 살해당한 끝에 처참하게 함락되었고, 울산군수 이언성(李彦誠) 등은 군사를 이끌고 일본군에게 항복하였다. 부산진에 이어 동래성마저도 순식간에 무너뜨린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경상도와 충청도를 장악하면서 서울을 향해 진격하였다. 동래성전투는 임진왜란 초기 일본군의 예봉을 꺾지 못한 뼈아픈 패배였다고 하겠다.

동래성전투와 관련된 문헌으로는 『선조실록(宣祖實錄)』과 『선조수정실록(宣祖修正實錄)』, 『징비록(懲毖錄)』, 『난중잡록(亂中雜錄)』, 『노봉집(老峯集)』 등이 있다. 『선조실록』과 유성룡(柳成龍)의 『징비록』은 임진왜란 초기의 전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동래성전투를 간단하게 기록하였다. 반면, 『선조실록』의 왜곡을 비판하며 인조반정 후 서인 세력에 의해 새로 편찬된 『선조수정실록』은 동래성 전투를 송상현의 장렬한 순절을 중심으로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난중잡록』은 남원 지역의 의병장이었던 조경남(趙慶男)이 쓴 책으로, 임진왜란과 관련하여 가장 신뢰받는 기록 중 하나이다. 동래성전투가 벌어지기 전의 전투 준비부터 전투의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민정중(閔鼎重)의 시문집인 『노봉집』도 동래성전투 기록을 상세히 전하고 있는데, 주로 송상현의 순절에 무게를 두고 서술하였다.

3) 난중잡록 속에 나타난 동래성전투

『난중잡록』은 남원 출신 의병장인 조경남이 쓴 책으로, 1582년(선조 15) 12월부터 1610년(광해군 2)까지의 중요한 사실들을 일기체로 기록하고 있다. 조경남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군문(軍門)에 들어가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자 임진왜란 중에는 5~6년간 남원부의 서기직으로 근무했고, 정유재란 때는 의병장으로 활약하면서 금산 · 함양 등지에서 일본군을 물리쳤다.

그래서인지 전쟁 당시의 상황을 아주 상세히 기록하여 전체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상순영록(慶尙巡營錄)』과 같은 자료를 인용하여 공적인 사건들을 주로 기록하였다.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의병과 관군의 전투 상황을 상세히 전하고 있고, 조선의 전반적인 국내 상황은 물론 중국과의 외교관계까지 기록하고 있다. 『난중잡록』은 이후 『선조수정실록』을 편찬할 때 사료로 참고하였다고 할 정도로 정확성도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임진왜란사 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의 정치 · 사회 · 문화 · 당쟁사 등의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조경남은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의 내용을 별도로 기록하여 『속잡록』이라고 이름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난중잡록』은 『속잡록』을 추가하여 1964년에 간행한 것으로, 현재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판본이다. 여기에는 의병활동의 생생한 모습과 명 · 청과의 외교활동이 서술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난중잡록』의 자필 원본은 현재 조경남의 후손이 남원향토박물관에 기탁, 보관하고 있다.

『난중잡록』에는 일본군이 동래성에 이르기 직전 조선군의 대비부터 전투의 과정과 결과 등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난중잡록』에서 저자는 주로 분주(分註)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 동래성전투 부분은 상대적으로 분주가 매우 적은 편이다. 다만 송상현이 죽음에 앞서 부모님께 적어 올린 글을 실으면서 나라를 저버린 역적들의 마음을 격동시키기에 족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는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으나, 왜군이 이르기도 전에 도망친 경상좌병사 이각과 끝까지 싸우다 죽은 송상현을 비롯한 동래부민의 모습이 극명히 대비된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이 송상현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임진왜란 초기 ‘순절’의 상징이 된 동래성전투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짐작할 수 있다.

“是日黎明 賊兵大進 先作偶人紅衣青巾 背負赤幟 帶長劍 專之長竿 列示堞間 城中震駭 奔走號哭 賊揮劍攔入”

“이날 새벽 무렵, 적병이 대거 진격해 와서는 우선 허수아비를 만들어 붉은 옷에 푸른 건을 씌우는 한편, 등에는 붉은 기를 지우고 허리에는 긴 칼을 채워서 그것을 긴 장대 끝에 꽂아 담 사이에 늘어놓았다. 성 안의 사람들은 크게 놀라 도망치며 울부짖었고, 왜적은 칼을 휘두르면서 마구 성 안으로 쳐들어 왔다.”

(『난중잡록』 권1. 임진상(壬辰上))

난중잡록(조태희방, 1964), 50쪽

“象賢登南樓 甲上着團領冠帶 坐轎倚 賊知其爲府使 欲活捉 象賢以靴蹴之 至再罵賊曰 隣國之道 果如是乎 我不負汝 汝何至此 賊盛怒 捽曳將斬 神色不變 ··· 賊義之 收兩屍 瘞城東門外 豎木而標之”

“송상현은 남문 성루에 올라 갑옷 위에 단령(團領)을 입고 관대를 띠고는 교의에 앉아 있었다. 왜적은 그가 부사임을 알고 생포하려 하였으나, 송상현이 가죽신 신은 발로 두 차례나 차고 왜적을 꾸짖기를, “이웃 나라의 도리가 과연 이러한 것이냐. 우리는 너희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너희는 왜 이런 짓을 하느냐.” 하니, 왜적이 몹시 성내면서 그를 잡아끌고 목을 베려 하였는데도 그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다. ··· 왜적은 그들을 의롭게 여겨, 두 사람의 시체를 거두어 성 동문 밖에 묻고 나무패를 세워 표시를 해주었다.”

(『난중잡록』 권1. 임진상(壬辰上))

난중잡록(조태희방, 1964),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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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길을 내주기보다 싸워 죽기를 선택한 동래성전투 [-東萊城戰鬪]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국의 시대별 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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