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유공자 세대의 아쉬움
우리나라의 생존 중인 참전유공자는 대부분 70~80대 노인이다. 참전유공자 1세대는 북한의 침략에 대항하여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치러 냈고, 2세대는 이역만리 월남 땅에서의 조국의 국익을 위해 헌신하였다. 참전유공자들은 연로하여 대부분 각종 병마에 시달리거나, 구부정한 허리와 절룩거리는 다리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낸다.
그들은 국가가 경제, 사회, 외교와 국방 등 제 분야에서 내·외환을 겪고 있던 매우 불행한 시기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들은 초근목피로 목숨을 부지해야 했던 비참한 성장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피와 땀을 쏟아 부어 경제발전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감당했다. 국가, 민족 그리고 가족을 위한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풍요로움은 단연코 불가능했다.
참전유공자들은 조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평화통일이라는 또 다른 시대적 사명을 달성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다. 이제 늙고 병든 그들이 70여 년간 고착된 남북분단의 고리를 끊을 여력은 없다. 청·장년층 세대에게 남북통일의 과제를 물려줄 수밖에 없다는 참담한 마음에서 작성한 창작시 한편을 소개하고자한다.
창작시 / 큰 숙제
물려받은 숙제
풀어도, 풀어도 안 풀려
대(代)물림 하려니
왜라고 묻지는 마시게
민족의 한 남북 분단
그 큰 숙제
원망스러워 투덜대도 좋으니
지며리* 풀어만 주시게
*지며리 : 마음을 가라앉히고 꾸준히, 차분히 탐탁하게
2008년 08월 15일 牛步/朴鳳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