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정치&데이터
'가짜 뉴스' 징벌적 과징금… '억대 벌금' 낼 부자 유튜버는 과연 누구. 조선 인민들이 검열을 제대로 한번 경험해보겠군. 더불어 민주당에 표를 준 너희들의 책임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입력 2026.07.13. 05:53
악법 논란 정통망법 개정안 뭐가 문제인가
'팩트체크' 단체 공정성은 누가 체크하나
지난 7월 7일, 대한민국 온라인 공론장의 지형을 뒤흔들 법안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여당이 ‘허위·조작 정보 근절’을 기치로 내걸고 강행 처리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을 바라보는 대중과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얼어붙어 있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SomeTrend)가 법 시행 시점인 7월 7일부터 9일까지의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법안의 별칭으로 자리 잡은 ‘입틀막법’과 ‘표현의 자유’라는 키워드 주변에는 매우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감성 연관어 분석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단어들은 ‘비판’, ‘허위’, ‘우려’, ‘독소’, ‘공포’, ‘위축되다’, ‘악의적’, ‘큰 문제’ 등이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사회적 공포와 논란이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이번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골자는 온라인 환경 변화에 발맞춰 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한 법적·경제적 책임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한 데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 징벌적(가중) 손해배상 제도 도입이다. 언론사,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콘텐츠 생성을 ‘업(業)’으로 삼는 자(구독자 10만명 또는 월 조회 수 10만회 이상 기준)가 고의 또는 악의적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원은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 막대한 과징금 부과다. 법원에서 허위·조작 정보로 확정된 정보를 사후에도 정정하지 않고 2회 이상 반복 유통하는 자에게는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나 매체에 경제적 파산을 초래할 수 있는 강력한 처벌 기제다.
-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및 사실 확인 체계 구축이다. 일일 평균 이용자(DAU) 100만명 이상 대규모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는 허위정보 신고·처리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며, 반기별로 투명성 보고서를 공표해야 한다. 또한 외부 사실 확인(팩트체크) 단체와 협약을 통해 검증 결과를 서비스에 반영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미디어 업계가 이 법을 ‘온라인 입틀막법’이라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법안 내에 치명적인 독소 조항들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에서 ‘손해피해’, ‘위축되다’, ‘공포’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 우선 개념의 모호성과 자의적 해석 가능성이다. 법안이 규제 대상으로 삼은 ‘허위·조작정보’나 ‘악의성(고의성)’의 기준이 매우 불명확하다. 무엇이 허위이고 무엇이 정당한 비판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상태에서, 사법적 혹은 행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누구나 처벌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는 권력을 가진 세력이 자신들에게 불편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보도를 ‘가짜 뉴스’로 낙인찍어 대중의 입을 막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 ‘검열 포비아’와 이용자의 자기 검열이다. 대다수 누리꾼과 1인 미디어 제작자는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10억원의 과징금이라는 압박 앞에서 극도의 위축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 연관어의 ‘위축되다’라는 표현처럼,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권력 감시나 사회적 의혹 제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기 검열(Chilling Effect)’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다.
- 플랫폼의 과잉 차단 유도다. 과징금과 대규모 규제를 피해야 하는 구글,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이나 신고가 접수된 콘텐츠에 대해 사실 여부를 엄밀히 따지기보다 ‘선제적 차단’이나 ‘계정 정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공론장에서의 건강한 대화가 원천 차단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허위 정보로 인한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법이다. 국민의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면서도 공론장의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지체 없이 다음과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 ‘허위·조작 정보’의 법적 정의를 대폭 축소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기준을 삭제하고, 명백히 악의적인 영리 목적이나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조된 정보로 규제 대상을 엄격히 한정해야 한다.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사실 오인에 기반한 비판은 처벌 대상에서 전면 배제되어야 공포 정국을 막을 수 있다.
- 징벌적 배상액 및 과징금 규모의 현실적 조정이 필요하다. 5배 배상과 10억원 과징금은 중소 미디어나 개인 창작자의 목줄을 죄어 공론장을 고사시키는 과잉 처벌이다. 남용 방지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고의성 입증 책임을 원고(피해자 주장 측)에 명확히 지워 소송 남발을 막아야 한다.
- 플랫폼 자율성과 공적 심의 기관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치적 외압이나 행정 권력의 판단에 따라 가짜 뉴스 여부가 결정되지 않도록, 완전히 독립적인 민간 자율 기구나 사법부의 신중한 판단 절차를 거치도록 법을 보완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법적 처벌 두려움 때문에 이용자들의 정상적인 글을 무단 차단하지 않도록 면책 조항 역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는 완전무결한 진실만을 말하는 장소가 아니다. 때로는 거칠고 오류가 섞인 비판과 논쟁을 거치며 스스로 정화되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다. 썸트렌드 빅데이터 분석이 경고하듯, 공론장의 ‘위축’과 ‘공포’는 결국 우리 사회의 건강한 비판 기능을 마비시키고 말 것이다. 가짜 뉴스 방지라는 명분이 국민의 입을 막는 재앙이 되지 않도록 법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최신순관심순
SPC
2026.07.13 09:34
위헌 소송 안하나?
답글작성
0
0
전요한목사
2026.07.13 09:27
조선 인민들이 검열을 제대로 한번 경험해보겠군. 더불어 민주당에 표를 준 너희들의 책임이다. 스스로 감당해라.
답글작성
1
0
회원57187152
2026.07.13 09:17
정치를 잘 하면 비방 유튜버들이 많을까? 정치인들은 그저 정치를 잘 하면 된다. 이젠 SNS를 통한 사업도 산업의 한 분야다. 이를 단속하면 산업의 한 축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답글작성
2
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