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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어렸을 때 이야기야.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것 같아.
한 여덟아홉 살 되었을 때인데,
그 때 친구에겐 굉장히 아끼던 인형이 있었대.
여자아이 인형이었는데,
굉장히 커서 당시 친구만 했다고 해.
(친구는 체구가 되게 작음..아직도 쬬꼬미함!)
아무튼, 그 인형을 굉장히 아껴서
밥먹을 때도 끌어안고, 잘때도 끌어안고,
티비볼때도 끌어안고 뭐 거의 외출할 때 빼고는
24시간 끌어안고 다녔어.
친구같았던 거지.
근데 이 얘에게 나이차이가 꽤 나는 동생이 있어.
여동생인데 아마 그때 네살정도였나?
그랬을거야.
어느날, 친구가 학교갔다온 사이에
친구 동생이 그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방에 굴러다니던 마카펜? 유성매직?
같은 걸로 인형에 엄청 낙서를 해놓은 거야.
근데 문제는 하필 그 마카펜이 빨간색이었던거.
친구는 학교 갔다와서 엄청 기겁을 했대.
자기 인형에 엄청 낙서되어 있는 것도
기절할 판인데,
시뻘건 색으로 얼굴이며 몸에
줄이 찍찍 그어져 있으니
마치 인형이 피를 줄줄 흘리는 것 같았대.
그래서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울고불고
엄마한테 난리를 쳤어.
처음엔 자기가 아끼는 인형에 낙서를 한 동생이
진짜 패고 싶을 정도로 미웠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 인형이,
자기가 그렇게 아끼던 인형이 너무 무서워지더래.
눈도 시뻘건 색으로 칠해져있고
웃고 있는 입도 시뻘건 색으로.......
목에도 시뻘건 줄이 죽죽...상상이 가니?
그래서 친구 어머니께서
세탁을 해주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그 인형 갖다버리라고 소리를 쳤대.
제발 갖다버리라고.
그래서 친구어머니는 알았다고
그 인형을 가지고 방에서 나가셨대.
그리고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친구가
"그거 갖다 버렸어요?"
라고 물으니까
어머니께선 아까 쓰레기 버리면서
다 버렸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대.
그런데 그날부터 친구는 잘 때마다
알 수 없는 무서움에 휩싸였어.
그냥 뭔가 뭔지 모르겠는데 불안했다는거야.
친구는 그때까지 부모님이랑 잤거든?
근데도 그렇게 불안했대.
처음엔 맨날 끌어안고 자던 인형이 없어서
무섭게 느껴지나보다 했는데
날이 갈수록 그 두려움과 불안감은
점점 커져갔다는거야.
그러다가 한 삼일뒤에 친구가 이사를 갔어.
뭐 멀리 간건 아니고, 바로 옆동으로?
그 이사간 집은 전에 살던 집보다 더 크고
방도 하나 더 있어서,
친구는 자기 침대를 갖게 되었대.
그래서 그날부터 혼자 잘 수 있게 된거지.
친구가 혼자 자는게 뭔가 찝찝했지만
부모님이 너도 이제 다 컸는데
언제까지 우리랑 잘거니?
너 방도 생겼으니 혼자 자셈ㅇㅇ
이라고 말씀하셔서
어쩔수 없이 혼자 방에서 잠이 들었대.
근데 그날 밤, 친구가 악몽을 꿨어.
그 시뻘겋게 낙서된 인형이 뭔가를 찾는듯이
집안을 이리저리 뒤지면서
마구 돌아다니는 꿈을.
친구는 무서워서 자기 방 구석에 숨어 있었는데,
그 인형이 거실에서
막 이것저것 뒤지는 소리를 내면서
돌아다니더래.
그래서 친구가 벌벌 떨면서
제발 여긴 들어오지 말라고 속으로 비는 순간
그 인형이 갑자기 엄청 빠른 속도로
쏜살같이 자기 방으로 들어오더니
자기 얼굴 앞으로 시뻘건 얼굴을 확 들이밀면서
"나 아직 여기 있어 몰랐지?????
히히히힣히히히히히히힣!!!!!!"
이러면서 쇠를 긁는 목소리로 웃더래.
퍼온 이 사족 :
여시한테 걸렸으면 인형볶음 ㅡㅡ
친구는 그 순간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고,
자기도 모르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엄마를 미친듯이 불렀대.
엄마아빠가 놀라서 방으로 달려오셔서
왜그러냐고 왜왜 무슨일이냐고 그러시는데
친구가 진짜 자기도 모르게 엄마 붙잡고
"왜 안버렸어!!!!!!!!!!!!!!!!!!!!!!!!!!!!!!!
왜!!!!!!!!!!!!!!!!!!!!!!"
이렇게 소리쳤대
막 울면서 엄마 때리면서
"내가 버리라고 했잖아!!!!!!!!!!!!!!!!!!!!!!!!
왜!!!!!!!!!! 왜 안버렸어!!!!!!!으악!!!!!!!"
막 그렇게 엄마 때리면서 미친듯이 소리치는데
엄마가 처음엔 뭘? 왜 그래 아가?
이러시다가 갑자기 표정이 싹 굳더니
'어머...' 이러시더래
그러더니 황급하게 방을 나가시더래.
친구는 너무 무서워서
왜 그러냐고 묻는 아빠만 붙잡고 엉엉 울었대.
그러다가 친구는 잠이 들었고,
그 날 이후로는 밤마다 무서운 것도 싹 사라졌대.
나중에 친구가 커서 들은 얘긴데,
친구가 처음 낙서된 인형 보고 버리라고 했던 날,
어머니는 그래 버릴게ㅇㅇ 이러시고
귀찮아서 베란다 창고에 그냥 넣어두셨대.
그렇게 잊고 있다가 삼사일 뒤에 이사하시면서
그 인형이 든 상자도 같이 새 집으로 온 거지.
어머니는 짐 정리하시다가
그 인형을 다시 발견하시곤
내일 분리수거할 때 버려야겠다,
이러시곤
분리수거 통에 그 인형을 다시 넣어두셨대.
그리고 그 날 친구는 그런 꿈을 꾼 거ㅇㅇ
친구는 그 인형이 낙서된 날 버려진 줄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런 꿈을 꿨을까?
진짜 그 인형에 사념이 들어가서
버려진 인형이 분노한건가?
친구는 어릴때 일이라 그런가
그때 일이 꼭 꿈같지는 않다고 하더라고.
인형이 자기한테 그런 게 꿈인지 아닌지...
그 꿈이 그만큼 너무 생생하대.
아직도 생각하면 소름끼친다고 하더라구.
첫댓글 사족 개웃곀ㅋㅋㅋㅋㅋ 근데 크니까 볶지말고 코인세탁소 가서 한 세번 돌려주면 되지않을까🤔
기름 두르고 볶음 완.
ㅋㅋㅋㅋㅋㅋㅋ 여시는 이길 수 없군... 동생은 왜 낙서를 해가지고
너무해ㅠ 계속 아껴줬는데ㅜ 본인이 그런것도 아닌데ㅠㅠ
삥삥이는 착했던거네..
인형티겨볶아ㅠ
원래 사람 형태를 띈 건 뭐가 붙기 좋아... 생기기도 좋고.
와 신기해
아 엄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