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리바운드 시사회 티켓을 제공해주신 I LOVE NBA 카페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사람들이 다 본다는 인기 드라마 혹은 천만 영화도 거의 안 보는 사람입니다. 자의적으로 한 문화생활, 여가 생활이라고는 농구밖에 몰랐던 것 같네요.
KBL이 NBA 만큼이나 인기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합니다. 왜, 한국 농구는 NBA의 발끝조차도 따라가지 못할까. 옆 동네 KBO만 놓고 봐도 개막전 전 경기 올 매진이 되는데 농구는 바닥을 절절 기고 있을까. 물론, 시장의 크기와 종종 개그 콘서트 저리 가라고 생각될 만큼 웃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요.
그러기에 한국에서 한국 농구와 청춘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 냉정하게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이런 부류의 영화는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칫하게 만들죠.
그러나 장항준 감독이 만든 리바운드, 달랐습니다. 농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영화 장면 장면마다 전문 용어를 간략하게 자막으로 설명해 줬고 보다 쉽게 풀어냈습니다. 관객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것이죠.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으시죠? 원주에서 열렸던 2012년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를 바탕으로 제작했기에 당시 선수들의 세트 플레이와 움직임을 최대한 구사해 내려는 감독들과 배우진의 노력이 제대로 돋보였습니다.
프로 농구를 방불케하는 오프 더 볼 무브와 스크린, 5명이 모두 모션 오펜스에 열심히 참가하면서 귀중한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꽤나 멋졌습니다. 스윙 움직임, 앨리웁, 백스크린, 얼리 오펜스 등 다양한 세트 플레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입니다.
극 중에서 현 3x3 국가대표 강양현 감독 역을 맡은 안재홍 배우님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농구가 미치도록 좋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마라”
가슴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차면서, 농구 기자가 꿈이었던 저는 2021년 갓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바로 우연히 기회가 되어 농구 전문지 인턴 신분에서 정기자까지 경험했습니다.
농구라면 잠을 설쳐서라도 좋아했었는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8일 동안 7경기를 취재하고 과도한 업무에.. 쉽지 않았네요. 기자라는 직업이 다들 잘 아시다시피 월급이 많지도 않고요.
또 갓 대학을 졸업해 이제 막 사회에 들어선 햇병아리에게 어릴 적부터 꿈꿔온 농구 기자란 이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기도 했었습니다.
필드에는 제가 설 자리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고, 무엇보다 뛰어난 선후배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피로에 찌들어있었기에 다른 길을 찾아볼까란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현재까지도 농구 기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네요 하하하.
제 이유도 똑같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농구가 너무 좋아서요. 극 중에서 강양현 코치와 천기범 선수가 시간을 쪼개가며 전술 노트를 만들던데 뭔가 그 모습이 제 모습과도 비슷해 보여서 더욱 이번 영화가 저에겐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노래나 드라마, 영화가 우리의 일상에게 가져다주는 무언의 긍정 메시지를 한가득 받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제 이야기가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리바운드 영화, 감동적이면서 재밌습니다. 러닝 타임이 대략 2시간에 달하지만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다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주위에 농구를 좋아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같이 두 손 꼭 붙잡고 관람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감동 실화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가슴 뭉클한 고교 농구부의 투혼,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의 연출력, 실존 인물들의 실제 경기 자세까지 그대로 따라 한 명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최고였습니다.
완연한 봄 날씨가 보이다가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네요. 6일까지 내린다는데, 모두들 건강 유의하세요!
+시사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줄 몰랐습니다. 좋은 경험이었네요
@basketball.romantist 팔로우와 블로그 방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정말 잘 봤습니다. 꿈을 위해 뛰시는 길 응원하겠습니다.
리바운드 후기들 보니까 진짜 봐보고싶네요! 😃 인스타 팔로우했어요 ㅎㅎㅎ
그 당시 고증도 잘 되어있고 억지웃음이 아닌 잔잔한 감동과 유머코드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농구대잔치와 프로농구 초창기의 글로리는 점점 사라져가지만 순수하게 농구를 좋아했던 어릴때의 향수가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드립니다. 맹꽁이님도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명문이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기자님 너무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