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자료를 만들기 위해 지인에게 은행의 월급전용통장과 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다. 일간지 등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소재라 안다는 대답을 들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 “잘 모른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유는 카드 대금과 적금 등으로 빠져나가면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아 별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서울 여의도의 어느 기업 사옥에 입점해 있는 은행에 가서 물었더니 통장을 개설하러오는 사람들의 10명 중 3명은 CMA 계좌를 개설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많다고 했더니 모 대기업의 사옥이라는 특수한 환경인데다 “누가 가입을 하였는데 금리가 높더라.”라고 입소문을 타는 탓인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기사보다는 입소문이 더 중요한 것은 여기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여러 종류의 직업들이 있지만 크게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샐러리맨과 자영업자로 분류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자영업자들의 경제력이 대체로 좋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내수 침체로 샐러리맨들이 안정적이라는 볼멘소리들도 들려온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인가의 여부를 떠나 다달이 급료를 받는 샐러리맨의 월급통장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월급을 관리하기 위한 금융상품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증권과 종금사의 CMA와 일반은행권의 월급전용통장이 바로 그것이다.
금리로 승부하는 CMA(자산관리계좌)
현재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잔고가 일정 수준 미만이면 이자가 아예 없다. 있다 해도 연 0.1~0.3% 정도의 금리를 준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 쥐꼬리만한 이자에서도 세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웃음밖에는 안나온다. IMF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두 자리수대 금리가 아니었던가. 필자의 초등학생 시절에는 학교마다 마을금고의 직원이 상주하여 아이들에게 떡볶이를 사먹을 용돈을 저축으로 유도하곤 했었다. ‘오로지 저축만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생각을 주입받곤 했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MMDA는 지점장의 권한인 가산금리까지 받으면 3.5%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수시입출금식 통장에 수 억 원씩 넣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대다수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그에 반해 종금과 증권사의 CMA는 잔액이 얼마인가 차별하지 않고 현재 연 3.7~4.7% 정도를 준다. 은행의 일반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비해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이유는 ‘저축이 아닌 투자’가 월급통장에까지 파고들은 탓이다. 채권 등의 유가 증권에 투자한 이익을 금리로 준다. 이외에도 입출금이 자유롭고 온라인뱅킹과 급여이체, 카드대금, 공과금, 보험료 등의 자동납부 등 부가서비스가 가능하여 월급통장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게다가 공모주 청약 자격까지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녀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유용한 면이 있다.
이 상품은 원래 미국에서 만들어진 상품으로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중적인 월급통장의 하나로 활용되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은 변형을 시켜 활용하는데 탁월함을 지닌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상품들을 소개하다보면 간혹 차별이 보여 답답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금융기관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으나, 작은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대도시만큼 금융사의 영업점이 많지 않아서이다. 젊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잘 활용하므로 이런 불편함을 다소 커버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이들은 불가항력적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 일부 상품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온라인 가상계좌를 은행에서 만든 뒤 종금사나 증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등록을 한 뒤 인증서를 내려받아 이용하는 방법이다.
현재 종금사 이외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에서 판매한다. 언론에서는 동양종금증권의 CMA만 원리금의 예금자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지로는 우리투자증권의 CMA도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참고로 알아두자.
만일 회사에서 특정 금융기관으로만 급여이체를 해주어 CMA 계좌를 활용하고 싶은데 어렵다면 CMA 계좌는 월급통장이 아닌 단기 여유자금을 넣어두는 통장으로만 활용해도 된다.
연계계좌란? 증권사와 은행간 1:1로 연결되는 계좌로서 통장 또는 현금 카드에 표시되어 있으며, 돈을 입금 시 증권사 계좌로 자동 입금 처리 된다.
수수료 혜택을 원한다면 은행의 월급전용통장이 유리
CMA 상품으로 이탈되는 고객들을 잡아두기 위해 은행들은 여러 부가 서비스와 수수료 면제를 대폭 해주는 월급전용통장을 출시하고 있다. 은행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예금이나 대출 시의 우대 금리, 인터넷 뱅킹 수수료 면제, 카드 연회비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므로 이를 잘만 활용하면 이득이다. 온라인 타행 송금 수수료가 현재 300~600원 사이이다. 타행 송금이 잦은 사람은 한달에 무료로 10번만 사용해도 3천원~6천원이 절약되므로 금리보다 더 큰 혜택일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금리 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찾아야 한다. 월급이 들어오는 즉시 빠져나가 잔액이 별로 남지 않는다면, 이자 차이가 미미하므로 오히려 이런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이득일 수도 있다. 또한 CMA는 마이너스통장 기능이 없어 갑자기 돈을 빌려야 하는 사람들도 적합하지 않다. 증권사의 대출은 주식을 담보로 하는 대출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신용대출을 받을 때 중요한 지표인 개인신용평점(CSS)을 높이고 싶다면 은행의 월급전용 통장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개인에 대한 점수를 주는 기준 중 급여이체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잔고유지와 지속적인 은행 거래가 조금이라도 개인신용평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주요 은행의 상품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직장인 우대 종합통장',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월급통장'과 신한은행의 `탑스(Tops) 직장인플랜 저축예금' 등이 있다. 우리은행은 특별한 명칭으로 출시하고 있지 않다. 은행 창구에 가서 기존의 통장에 월급전용통장 등록 신청을 하면 된다. 특징적인 것은 하나은행(50%)과 국민은행(30%)은 환율 우대 서비스를 하므로 여행을 가거나 유학생 등이 있어 환전과 송금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해볼 수 있다.
부라는 것은 단순히 물질의 축적뿐만 아니라 정신력과 에너지의 축척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록 작은 차이이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큰 차이로 변화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 자산의 형성에도 적용된다. 이미 자산을 형성한 자산가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월급통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귀찮을 수도 있으나, 정신력과 에너지의 축척이란 관점으로 본다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월급 통장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사람은 당장 실천에 옮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