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진료기록 허위 작성 의사에 유죄 선고…"정확한 기록 의무"
실제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을 작성한 의사들이 잇따라 유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A여성의원을 운영하던 45살 의사 홍모씨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허위 진단서 작성, 사기방조,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됐다.
홍씨는 같은 날 자궁근종용해술과 요실금수술을 했음에도 서로 다른 날짜에 수술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와 진단서를 작성해 환자에게 발급해줬다.
환자들이 보험사로부터 두 가지 수술 모두에 대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이었다.
보험사 규정상 두 수술을 같은 날 동시에 받을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수술 하나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홍씨는 “수술 기법 상 동시에 시행하더라도 환자 몸에 무리가 없다”며 “의료기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여러 번 방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알고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홍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총 35회에 걸쳐 수술 날짜를 변경한 진단서를 발급해 줬다. 이 환자들 중 27명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해 약 6657만원을 받아 챙겼다.
재판부는 “환자들에 대해 같은 날에 이뤄진 수술을 각기 다른 날에 이뤄진 것처럼 진료기록부와 진단서에 허위 기재해 환자들의 보험금 편취를 용이하게 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로 환자들에 대한 시술은 모두 이뤄졌고 이 사건 이후 병원을 폐업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하되 약식 명령으로 청구된 벌금액보다 상향한 형에 처한다”고 판시했다.
서울 강남구 소재의 성형외과의원에서 근무하는 성형외과 의사 58살 차모씨와 정모씨도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차씨는 수면마취제인 도미컴 2개 앰플을 환자 두 명에게 각각 1앰플 씩을 사용했지만 진료기록부에는 투약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정씨 역시 마약류의 일종인 주성분인 아네폴 앰플 1개와 케타민 0.33cc를 환자에게 투약한 사실을 누락했다.
재판부는 “두 의사는 환자의 주된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 등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해야 하는 의무를 어겼다”며 “각 벌금 50만원 형에 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