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연합뉴스 2015-5-25
난민 구하기 나선 아세안 국가들…더딘 구조에 속내 제각각
국제사회 압박에 구조 동참…'일단 수용 후 송환' 임시방편, 근원해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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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도네시아의 로힝야 난민촌에서 말레이시아에 있는 오빠에게 전화하며 울고 있는 로힝야족 소녀(AP=연합뉴스) |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이 동남아 해상에 표류 중인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 구하기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난민 수용에는 난색을 보이고 구조 작업 또한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번 '보트피플'(선상난민)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동남아 언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해상 난민에게 임시 피난처를 제공하기로 합의하고 난민 수색·구조 작업에 나섰으며 여기에 미얀마도 동참했다.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법무장관은 지난 19일 다른 아세안 국가와 함께 난민 구조선을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2일 유엔이 난민을 다른 나라에 정착시키는 데 동의한다면 임시 수용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난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압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난민 구조 실적은 미얀마가 22일 208명을 구조한 것이 전부다. 미얀마 정부는 "이들 난민이 방글라데시인들로, 출신 국가로 되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해상 표류 난민이 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아직 난민 구조 소식을 전하지 않아 수색·구조 작업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두 나라는 난민 수용 조건으로 1년 내 본국 송환이라는 단서도 달았다.
태국은 난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으나 자국 땅에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보트피트 구조 활동을 위해 푸껫 군사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면서 난민 유입에 따른 경제·사회적 부담을 가장 적게 떠안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이다.
이번 난민 사태의 근원지인 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해결책을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불투명하다.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이 종교적 박해에 반발해 탈출하고 있지만,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의 정책 변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얀마는 로힝야족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려고 새로운 산아제한법을 최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난민 행렬에 참가한 방글라데시인들이 정신적으로 병들었으며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주말 베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남아 난민 사태와 관련, "인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는 29일 태국에서 아세안 회원국을 비롯한 15개 관련국과 국제기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대책 회의에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다룰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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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발 좀 구해줘요"(반다아체<인도네시아> AP=연합뉴스) 로힝야족 난민들이 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주 해상에서 인근에 있는 인도네시아 어선들이 구조해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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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1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미얀마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미얀마의 로힝야족 차별 종식 촉구 집회(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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