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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꽃사슴이요, 목은 길어 기린을 닮았다는 강동구 꽃미남, 채수달씨 그의 곁엔 수달씨의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에 울고 웃는 아내 경원씨와 세 딸이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애교 많은 딸들,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남자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뗄 수 없고 하루에도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그는, 혈관성치매를 앓고 있다. 8년 전, 마흔 셋의 젊은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진 수달씨, 그의 기억 속에서 세 딸은 여전히 앳된 학생이다.
그런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아내 경원씨와 밤샘을 자청하며 아빠 곁을 지켜주는 큰딸 효정이, 그리고 쌍둥이 자매 우정이와 원정이는 수달씨가 곁에 있어 행복하다는데....
함께여서 참 좋다고, 지금 이대로도 다 괜찮다고... 그들은 서로의 어깨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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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구 꽃미남, 채수달입니다
꽃사슴을 닮은 맑고 큰 눈에 기린처럼 기다란 목을 가졌다고,
자신의 이름이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과 같다고 자랑 아닌 자랑하는 채수달씨(51)
그런 꽃미남께서 외출 한 번 하려면 바빠지는 건 아내 경원씨(49), 큰딸 효정(26),
쌍둥이 자매 우정(24)과 원정(24)이다. 오늘도 수달씨는 네 여자에게 엉뚱한 농담으로 웃음을 선사하는데...
아내가 베푸는 사랑과 애교 많은 세 딸의 지극정성 덕분에 행복한 남자 수달씨...
하지만 꽃단장 외출 준비가 끝나도, 그는 일어설 수가 없다.
오늘도 자신의 곁에 있는 쌍둥이 딸이 둘째인지, 셋째인지 자꾸만 혼동되는데...
이 모든 일의 시작은 2002년의 어느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 그는 두통이 좀 있었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출근을 했다.
몇 시간 후, 수달씨는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고 중환자실에서 3개월 만에 의식이 돌아왔다.
그의 기억은 오래 전 과거로 되돌아갔고 혼자서는 무엇 하나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덧 성인이 된 세 딸들도 수달씨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앳된 학생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촌철살인 농담과 살인미소로 가족을 웃게 하는 수달씨다.
# 수달씨의 영원한 연인, 수호천사 경원씨
올해로 9년 째, 수달씨 곁에는 아내 경원씨가 있다.
대부분의 기억은 잃었지만 수달씨는 27년 전 첫 만남의 설렘을 기억하고 있다.
큰누나의 소개로 나간 자리에서 만나,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는 생각으로 연애 1년 만에 결혼했다.
수달씨에게 그의 아내는 언제나 소중한, 최고의 미인이자 천사였다.
결혼 후 십여 년이 지난 즈음, 경원씨도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과의 결혼”이라며 남편에게 힘을 북돋아 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쓰러졌고 경원씨는 모든 걸 제쳐두고 남편을 간호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하루를 꼬박 곁에서 지키고 아직도 남편의 이불빨래며 옷가지를 손빨래하는 경원씨...
아픈 남편이지만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기를, 지치지 않고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아내는 남편의 수호천사가 되었다.
# 아빠 우리가 지켜줄께요
수달씨가 쓰러지고 나서 세 딸들은 밤잠을 잊었다.
큰딸 효정이는 퇴근 후부터 새벽 1시까지, 그 후에 쌍둥이 우정과 원정이 아침까지 내내,
밤이면 더 잠 못 드는 아빠 곁을 지켜준다. 이제는 자투리 잠을 자는 데도 익숙해진 세 딸들.
오래 전 딸들의 똥 기저귀도 예쁘다던 팔불출 아빠가 밤마다 불러주던 자장가를
20여년이 흐른 지금, 딸들이 아기가 되어 버린 아빠를 향해 불러준다.
세 딸들은 언젠가 아빠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잘 성장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더욱 열심히 공부했고, 아르바이트하며 대학을 다녔다.
고2였던 큰딸 효정이는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고, 가야금을 전공한 쌍둥이 자매도
낮에는 예술 강사로, 밤에는 음악교육대학원을 다니며 국악공연 활동까지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지만 세 딸들의 영원한 1순위는 아빠다.
아빠가 곁에 있어서 웃을 수 있다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딸들은 오늘도 아빠 곁을 지킨다.
그런 딸들이 있어 수달씨와 경원씨는 힘이 난다.
#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사랑하니까 가족이니까...
새벽에 잠들지 않고 보살펴 주는 딸들에게,
남편의 힘겨운 한 발자국도 같이 내딛어 주는 아내에게,
그는 입버릇처럼 되뇐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듬성듬성 허전해진 기억을 끌어안고 사는 수달씨지만 아내와 딸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전하다.
8년 전, 생사의 갈림길에서 가족 곁으로 돌아온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놓지 않은 희망의 끈...
수달씨가 수백 번 되물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가족들은 수만 번 대답할 것이다.
혼자 하기 힘들 때에 그의 손을 잡아 줄 것이다.
가끔은 기억 속의 건강했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가슴이 저리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고맙다고...
온 몸, 온 마음으로 부축하는 가족이 있어 수달씨는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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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수기가 매우 가정적인것 같다......살아가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기억과 기억의 조각들이 다가오는지.....천연기념물 같은 수달씨에게 감동이 전해졌구나......그래서 가족이란 ....가슴으로 다가오는 숙명과 같은 존재인거슬..... 경수기의 가족사랑이 철 철 넘쳐 내게도 전해지는것 같다 ..... 사랑의 이름으로 다가서는 그대....멋져부러 ㅎㅎㅎㅎ
연약해보이는 아내.. 그리고 여리디여린 세딸의 아빠병간호가 너무나 지극정성으로 하는걸 보고 감동 받았잖아...
가족이기에 가능한거겠지.
우헤헤헤....경수가....종(鐘)은 어디에다 팔아먹었니 ㅎㅎㅎㅎ 요즘 그 잘나가던(?) 종이 안보이네......자꾸 자꾸 "해"만 보이넹 ㅎㅎㅎㅎ "치킨" 살 때 보태쓸려고 없앴남? 이심전심.....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가 보아....음식도 마음이 가는데에 있듯이 ...가족 사랑이 ...마니 마니 있으니 마음이 동하고 몸도 가는 법이네.....
그래 나도 방송으로 봤어. 내게 닥친 일이라면 나도 그렇게 잘 해낼수 있을까 하며 뒤돌아 봤어. 병원에 계시는 나의 아버지 생각도 하면서....수달씨 가족이 많이 안타까웠지만 행복해 보여 참으로 다행이더라. 힘내서 화이팅 하라고 말해주고 싶고 꼭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전하고 싶구나.
대부분(?)이 그러하지 못하기에 그런 일들도 방송에서 희귀(?)한 일로 치부되는 현실이다 안타깝다.ㅜㅜㅜㅜ 나도 그런 속물의 일부분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라지요????? 따스한 가슴으로 느끼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경호의 바램처럼..... 꼭 좋은 일이 생길거라는 희망으로 승화하며 살자 경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