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3~5분 만에 익히는 기막힌 방법
고구마나 감자를 물에 적신 키친타월로 감싸 전자레인지에 3~5분간만 돌려주면 빠르게 익는다.
고구마, 감자 등 구황작물을 삶아 본 적이 있는가? 냄비에 물을 올리고 한참 기다리다, 좋은 향기에 젓가락으로 '꾹' 눌러보면 '탁' 막혀 다시 뚜껑을 닫고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물론 주말 낮 느긋하게 가족과 삶아 먹을 땐 이 과정도 행복이지만, 다른 요리 재료로 사용하는 등 빠르게 삶아야 할 땐 속이 터지는 작업이다. 좀 빠르게 삶는 방법은 없을까? 기막힌 방법이 있다. 고구마나 감자를 물에 푹 적신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 전자레인지에 3~5분간만 돌려주면 된다.
전자레인지, 식품 내부에서부터 익혀
전자레인지는 찜기, 오븐 등 다른 기구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식품을 익힌다. "찜기에서 삶으면 외부에서 열이 가해져 음식 표면으로부터 내부로 열이 전달되는 원리로 식품을 익히고, 당연히 오래 걸린다"며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로 식품 속에 존재하는 수백만 개의 물 분자들을 진동시켜 식품 안쪽에서부터 빠르게 익힌다"고 말했다.
전자레인지는 마그네트론이라는 장치로 매우 많은 마이크로파를 방출하는 기구다. 마이크로파는 1초당 24억 5천만 번 진동하는 장파장으로, 독특하게 물과 아주 잘 공명한다. 고구마를 젖은 키친 타월로 감싸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고구마 내부로 마이크로파가 투과해 들어가 식품 속 수분을 요동치게 해 마찰열로 익히고, 고구마 외부에서도 키친 타월 속 수분이 열을 내 고구마 표면을 익힌다. 다만, 수분이 다 날아간 후 키친 타월이 열을 받아 탈 수 있으므로 전자레인지를 돌릴 땐 주변에서 잘 살펴봐야 한다.
영양 손실도 적어
놀랍게도 전자레인지 조리가 영양 손실도 더 적다. "단시간에 가열하는 만큼 표면 변성 없이 품질 손실을 최소화하며 식품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학 연구팀이 시금치를 전자레인지와 가스레인지로 조리한 뒤 얼마나 영양분이 소실됐는지 비교한 결과, 가스레인지로 조리했을 때는 비타민B가 77%가 파괴됐지만, 전자레인지에는 대부분의 비타민이 그대로 함유돼 있었다. 유해 성분도 적게 생성되는 조리법이다. 벤조피렌, 아크릴아마이드 등 유해 물질은 보통 160도 이상 올라가 마이야르 반응, 캐러멜 반응, 지방 분해 등 열로 물질 변화가 생길 때 나오는 부산물이다. 내부 온도를 올리려고 고온으로 조리하는데, 전자레인지는 내부에서부터 익기 때문에 외부 온도가 160도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다.
맛은 살짝 떨어져
맛은 살짝 떨어질 수 있다. "찜기로 삶으면 익더라도 식품의 수분함량이 유지되거나 더 늘어나 촉촉하다"며 "전자레인지는 수분을 건조하므로 좀 더 딱딱한 조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구마를 전자레인지로 익힐 땐 단맛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 고구마에는 아밀라아제라는 당화효소가 있는데, 50도 전후에서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작용을 한다.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순식간에 이 온도 범위를 지나 가열돼, 전분이 충분히 당분으로 변하지 못한다.
용기 주의해서 사용해야
전자레인지 조리는 매우 안전하다. 다만, 용기를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과자 포장에 사용되는 왁스 코팅 종이는 왁스가 흘러나와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다.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성이 낮은 것은 녹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은박지나 금속 용기는 마이크로파가 투과하지 못하고 반사되므로 전자레인지에서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끝이 날카로운 금속에 마이크로파가 집중돼 불꽃이 일 수 있다.
또한, 식품 내부에서 익기 시작하므로 밤, 계란, 소시지 등 껍질이 있는 음식은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터질 수 있다. 껍질을 제거하거나 칼집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