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먼저 서두(書頭)를 빌리자면
오늘 나는 평범한 일상으로 부터 탈출을 시도 한다.
그 이면에는 반복되는 일상(日常)의 지루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이기도 하다.
서울 부산 4대강 660km 국토종단 자전거 여행이다.
이런 나를 사람들은 왜 그 힘든 짓을 할까 하겠지만
편안함에 너무 안주 하다보면 이 후
힘든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칫 나태해 지기 쉽다.
그래서 내 자신을 그렇게 득달 하는지 모른다.
어쩌면 삶에서 도전만큼 짜릿한 성취감도 없을게다.
쉽게 얻는 것보다
인고(忍苦) 끝에 얻는 기쁨이 그래서 오래가는 이유다.
내 삶에 구 할은 늘 보이지 않는 인내의 삶인지 모른다.
누군가 피할 수 없으면 그것을 즐기라고 했다.
천적(天敵) 같은 세월(歲月) 총알보다 무서운 파편이다.
내 나이 육순(六旬)에 자전거 여행(旅行).
어쩌면 시들어가는 청춘(靑春)에 발악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긍정 하자면 거기에 맞는 멋도 있지 않을까 싶다.
숫한 사람들이 외운 아쉬움에 시(詩)처럼
인생은 나그네고 삶은 여행(旅行)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마치 영원(永遠) 할 것 같은 착각(錯覺)은
마른가지를 그렇게 끌어 앉고
한철 살다가는 나팔꽃에 불과 한 것을
그것을 깨 닳기는 욕심이 너무 과하지 않나 싶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유를 갈망 하지만
이미 자유(自由)보다 의무감에 길 드려진 탓에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다.
익숙함은 반복(反復)에 산물이다.
이번 여행은 스토리(story)가 있는
사람과 자연(自然) 그리고 자전거(bike)다.
일상의 취미(趣味)이자 사람이상의 친구인
나의 애마(愛馬) 머린 자전거 그와 동행이다.
성서(聖書)에 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 하리라.
누군가는 너무 멀어 엄두도 못 내고
누군가는 도전해 보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지 못 하고
누군가는 오늘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
지난8월1일 토요일.
드디어 서울 부산 4대강 국토종단에 나선다.
그렇게 해보고 싶었지만 여건상 미루었던
서울 부산 4대강 국토종단 660km 자전거 여행
오늘에서야 내 애마 머린과 대 장정의 여행을 떠난다.
현재시간 새벽3시17분.
현재 기온 열 대아
출발하기 전 몸무게 73.4kg
배낭무게 4.5kg
드디어 어두움을 헤치고 현관문을 나선다.
새벽이라기보다 밤에 가까운 시간
어둠에 침묵이 채워진 또 다른 영역.
그러나 익숙한 동내 골목을 그렇게 밀어 내며
멀리 부산을 향해 페달을 밝는다.
지금 이 순간은 그 어떤 것도 장애가 될 수 없는 용기다.
세상에 용기와 자신감만큼 값진 자산은 없다.
자전거는 광진교 아래를 지나
어느새 익숙한 한강변을 따라 양평방향으로
질주에 질주를 더한다.
어두움에 묻혀 숨죽여 흐르는 한강변에 풍경.
이 시간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고요다.
동전의 앞 뒤 같은 낮과 밤.
변태가 없는 한 반복에 반복 이고
그 시간에 인간은 역사를 만들고
새로 태어나는 탄생의 축복과
사라지는 오래 된 것들의 시비의 교차
언젠가 우리도 그렇게 도태 되겠지만
그 잡다한 거에 필요 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는 없다.
어제도 내일도 지금에 존재하는 시간외의 것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운명 속에 삶.
내일을 걱정 하는 것도
어제를 그리워하는 것도 현실을 벗어난 이상이고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현실에 삶이다.
그렇게 이른 새벽이 올쯤 양평에서 첫 번째
4대강 국토종단 인증 도장을 찍는다.
스탬프에서 피어나는 잉크냄새
그 마저 상쾌한 아침이다.
온 몸은 이미 땀에 젖어 하얀 김이 피어난다.
살아있어 행복한 순간이다.
개사 하자면 내 나이가 어때서 살만한 나이다.
다시 자전거의 페달을 밝는다.
미처 어두움을 다 거어내지 못한 남한강을 따라
양평군 개운 면에서 이른 아침요기를 청한다.
왜냐 하면 강을 낀 자전거 도로에 접해 있는
식당들이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미리 속을 채우는 것도 이번 여행에 요령이다.
누군가 열흘에 여행을 위해 백일을 준비 하라고 했다.
소문에 유명하다는 할머니 순댓국집
문을 밀고 들어서자 내가 첫 손님이다.
순댓국을 주문하고 주인아주머니와 안주 삼아
대화를 나눈다.
아주머니는 2대째고 할머니는 시어머님이신데
그 맡에서 30년 수업을 받았단다.
이야기 끝에 보니 아주머니랑 나와 갑장이다.
모진 세월 굿 하게 살아온 삶이다.
그렇게 속을 채우고 커피도 한잔하고 잠시 여유를 즐긴다.
비우고 버리면 생기는 여유.
이 짧은 순간에도 삶의 철학은 있었다.
다시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그새 아침이 한 뺌은 와 있었다.
멀리 운무 사이로 이포 보가 위용을 들어낸다.
조금만 지나면 양평 여주 경계선이다.
이 길은 우리 집 농장이 근처에 있어 자주
다니던 길이라 낮 설지가 않다.
그렇게 이포 보에서 또 하나의 인증 도장을 찍고
여주 보를 향해 페달을 밝는다.
강 쪽으로 캠프촌이 아침풍경과 너무 잘 어울린다.
잘 정리 정돈된 캠프장 그리고 숲.
문명의 발달은 내 기억 속에 추억마저
너무 초라하게 하는 것 같다.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길은 외길 여름 들꽃이 길섶에서 바람에 하늘거린다.
구름 속으로 아침 햇살이 점점 커진다.
아! 오늘은 얼마나 또 더울까.
작은 높낮이의 길을 수도 없이 넘는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지금은 비록 여정에 입안에 단내가 진동 하지만
머지않아 목적지 그 곳에 서면 성취감은
역동적인 삶에 자신감을 줄 것이다.
이 맛에 내 악취미는 그렇게 날 자극적으로
선동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도 만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여기까지 오면서 내 느낌은 자로 잰 듯 반듯한 것보다
그냥 자연스러운 것에 생태적이 모습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미 지나간 것에 각설하고
역시 여름 풍경은 더위 속에 그늘이 아닌가 싶다.
저 만큼에서 아름 들이 느티나무가 보인다.
더위에 헐떡거리는 내 육신이 쉬어가자는 신호를 보낸다.
못 이기는 척 그 곳에서 잠시 행장을 푼다.
앞으로는 남한강이 뒤로는 나지막한 산이
느티나무 옆에는 거북등 위로 샘이 흐른다.
땀에 젖은 육신에서 물이 흔든다.
물 한바가지를 단숨에 목구멍으로 털어 넣는다.
절로 아! 탄성이 튀여 나온다.
그러고 보니 강바람이 등 뒤에서 부채질을 해준다.
잠시 쉬어갈 요랑 으로 그 곳에 푹석 주저앉는다.
이미 그 곳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
이제 막 느티나무 그늘로 들어오는 사람들.
마치 이곳이 동내 사랑방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의 풍경.
지치고 힘들었던 이야기
그리고 작은 영웅담
그렇게 소리의 언어들이 한동안 오고간다.
잠시지만 편안함에 안주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이다.
정오로 가는 햇살에 기세는 과히 드세다.
계란을 품기도 전에 병아리가 튀어 나올 기세다.
극복은 아무리 어려운 것도 이겨내는 힘이다.
내 악취미가 전성기를 맞는다.
고통이 진 할수록 즐거움 배가되는 내 도전.
누가 시켜서 한다면 이 짓을 할 수가 있을까.
내가 좋아서 하는 짓은 그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강원도 원주를 지나고
얼마가지 않아 충정도로 입성한다.
이곳에서 도로안내 표시가 불문명해서
여러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관리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종단 길.
잘 관리 하는 것도 애국하는 길이다.
총을 들고 철조망 앞에서야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작은 하나라도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그게 애국이고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이 땅에 사는 이상 우리는 국관이 있어야 하고
내하쯤 하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잠시 내 기분은 그렇게 상해 있었다.
속으로 육두문자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장도의 길은 여행이기도 했지만
고행과 수행의 시간이기도 했다.
다시 상한 기분을 추스르고 충주 땜을 향해
페달을 밝는다.
가는 길옆에 복숭아 가수 원들이 줄을 섰다.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 한입 베어 물고 싶지만
아쉽게도 복숭아 파는 곳은 없다.
마른 춤만 서너 번 삼키고 그냥 지난다.
어떤 것이든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수단에 유혹당하면 목적은 의미 상실이다.
오늘 목적지는 상주 보까지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주체할 시간이 없다.
여행이란 얻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나를 버리려 가는 것이다.
잡다한 일상 속에 채워진 그런 것들을.
그리고 텅 빈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새로운 것을 채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넉넉한 시간 속에 여행 이여야 하는데
지금 내 여행은 차라리 극기 훈련에 가깝다.
어쩌면 제한된 시간과 긴 장속에서 살아온
습성 탓이기도 하지만 그리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배낭에서 행동 식 서너 개를 꺼내 단내 나는 입속으로 밀어 넣는다.
달작 지근한 설탕향이 가라앉은 기력을 부 추켜세운다.
순간적인 파워에는 당분만한 게 없다.
물통에 미지근한 물은 꺼내 입안으로 밀어 넣고
다시 출발이다.
새로운 힘이 엉덩이를 떠민다.
개사 하자면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나이다.
어느 시인은 우리 나이가 가장 아름다운 나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버릴 수 있는 나이란다.
그래서 나이든 다는 것은 그 만큼 여유가 생기는지 모른다.
여유 버릴 줄 알면 그게 여유인데 그걸 못하고 사니
내 인생도 가엽다.
모르는 것은 몰라서 그렇다 해도
알면서 행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어쩌면 우리는 어리석은 짓에 너무 익숙해 있는지 모른다.
똑똑 할수록 바보짓은 더하고
인간에게 사람 냄새만큼 좋은 게 없다.
반문 하자면 사람한테 사람 냄새 나는 게 당연한
하다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인간미가 없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 첫째가 배려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더 크게는 덕목이다.
날씨 탓인가 사람 구경하기 어려운 낮선 길
몇 번이고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그리고 충주에 입성한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잰걸. 음질 한다,
갈증에 허기가 밀려오는 시간
내 육신은 이곳에서 배를 채우고 쉬어 가잔다.
이런 삼복더위에는 시원한 냉면 콩국수가 제격이다.
동내 한 바퀴를 돌아도 내가 찾는 메뉴는 보이지가 않는다.
궁하면 통한다고 포기하지 않은 대가가 보인다.
바로 앞에 콩국수 집이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스친다.
자슥
문을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지친 육신을 흔들어 깨운다.
살아있는 천국 같은 시간이다.
콩국수를 주문하고 냉수 서너 잔을 단숨에 털어 넣고
잠시 지나온 시간을 정리 한다.
얼음 동동 띄운 콩국수가 나왔다.
진한 콩 국물 대접채로 들고 꿀꺽 꿀꺽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허기에서 포만감으로 가는 미소가 절로 나온다.
잘 절군 김치 입안에서 맛을 돋운다.
그렇게 점심을 마치고 빈 물통에 물을 채우는데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가 얼린 생수 한 병을 건네주신다.
참 고마운 분들
그 푸짐한 콩국수도 4천원밖에 안 받는다.
잘 먹고 잘 쉬고 갑니다.
다시 거리로 나오자 프라이팬에 달걀처럼 복사열이
금방이라 숨을 멎게 하는 것 같다.
여름 가운데 날씨는 참으로 대단하다.
길 표시가 부실한 도로를 물어물어 수안보 가는 길로 들어선다.
이제야 가끔 다니던 길이 생각난다.
길옆 개천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나도 풍덩 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다.
역시 여행은 사람만나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아! 이 더위 사막 가운데를 낙타 타고 기분이다.
오아시스가 그립듯
어쩌면 가는 내내 구멍가게 하나 없을까.
또 한 번 인내가 필요한 수행의 시간이다.
그렇게 얼마를 더 갔을까
저만큼에 찜질방 간판이 보인다.
그리고 휴게소 간판이 단숨에 나를 향해 달려든다.
쉬어가야지 생각이 미치기도 전에 이미 그곳으로 가고 있다.
냉장고 문을 열고 생수 한 병을 단숨에 비운다.
볕을 건너뛴 그늘 그리고 의자.
내 육신은 어느새 의자 깊숙이 몸을 맡긴다.
아! 이 편안함.
잠시 눈을 지그시 감는다.
휴게소 주인아주머니가 묻는다.
어디서 오냐고
서울서 부산 가는 길이라고
이 더운 날씨에 고생하시네요.
편안하게 쉬었다 가시라고 고운 언사를 건넨다.
가는 곳 마다 고마운 분들
아직도 세상은 선한 사람들이 더 많기에
힘들어도 살맛나는 세상인지 모른다.
그렇게 잠시의 휴식을 마치고 수안보로 직진에 본능을 살린다.
저 만큼 수안보가 보인다. 온천 휴양지
그리고 그 곳에서 인증도장도 찍고
그 곳 온천의 풍경도 둘러본다.
기분 같아서는 온천욕도 한번 하고 싶지만
그것도 잠시 본질을 벗어난 망상이다.
그리고 마주 한 등 굽은 언덕 길
등을 잔득 고추 세우고 노려보는 것 같은 언덕길로
인내의 책 칙을 가한다.
괘나 긴 언덕이다.
그렇게 악을 쓰며 올라간 언덕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그 곳 언덕이 내주는 내리막길은
그야말로 한동안 페달 질이 없어도 무동력 질주다.
바람이 스치는 언어에 내 육신은 공중을 떠가는 기분이다.
아! 이 질주 무엇인가 보상 받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내 이화령 고지를 만난다.
내 악취미가 미소를 짓는다.
언덕과 나와의 긴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해발 500m 라고 하던가.
지처 있는 내 육신과 그 자리에 서있는 언덕과 대면
난 잠시도 쉬지 않고 페달을 밝는다.
군데군데 무리지어 자전거를 아예 끌고 간다,
자동차에 자전거를 매 달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럴수록 내 오기가 발동한다.
내가 누군가 서울 강릉까지
대관령을 넘고 한계령도 단숨에 넘었는데 이쯤이야.
언제나 정신력은 한계를 극복 한다.
그런 사투 끝에 멀리 이화령 정상이
빼 꼼이 상투 머리를 쳐든다.
헐떡거리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한 고개를 또 올라서는 순간이다.
사물의 이치는 오른다는 것은 힘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증 도장도 찍고
백두대간 이화령 고개 비 앞에서 사진 한방 찍고
잠시 머문다.
다시 이화령 정상이 내준 내리막길로
문경까지 단숨에 내리 달린다.
오늘 새삼 극과 극에 세계를 다시 체험한다.
어쩌면 인생도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을 것이고
지구의 공존은 웅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웅지 되는 이치에 철학을 또 다시
화두로 주는 것 같다.
여기는 점촌.
산촌에 온천 서서히 어두움이 땅거미를 만든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저녁을 먹는다.
쇠고기 육회 비빔밥 밥이 달다.
먹는 동안 어두움은 어느새 대지를 장악하고
그림자의 흔적을 지워 버린다.
반복에 순서는 어김이 없다.
오늘 일정이 빗나가는 순간이다.
상주 보까지는 무리인 것 같다.
다시 계획을 수정하고 점촌을 향해 라이트를 밝힌다.
한적한 시골 길
처음 가는 길이기에 파란 선만 따라 어두움을 헤친다.
쭉 뻗은 길 동내 어기를 지나고 지척이 구별이 안 되는
어두운 길을 잘 훈련된 병사처럼 달리고 달린다.
어두움 낮선 길 사투 끝에 점촌에 입성 한다.
(밤 9시 경) 오성급 호텔에서 잠을 청한다.
고단했던 하루
하늘에 별들은 그렇게 속삭임에 언어를 귓속말로 전한다.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을 여행 이였다고.
날을 넘겨서 8월2일 일요일.
어김없이 새벽6시에 길을 나선다.
안장위에 엉덩이가 한결 가볍다.
길섶에 노란 꽃들이 싱그럽다.
예전처럼 굴뚝에 아침 연가가 없을 뿐.
어디를 가도 시골 풍경은 정겹다.
어제를 이어 물이 오른 자전거는 거침이 없다.
뜨거워지기 전에 좀 더 멀리 가는 게 어제의 경험이다.
어제와 달리 크고 작은 언덕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강이 끊어진 곳은 돌아가는 산길도 나오고
그야 말로 사투다.
혼자 하는 여행이지만 지루 할 시간이 없다.
그렇게 해가 중천에 떠도 허기진 배를 채울 곳이 보이지 않는다.
가도 가도 어쩌다 있는 곳도 일러서 안 되고
서서히 허기져 가는 배를 달래며 정심 못미처서
어느 외진 주유소 휴게소 식당에서 제육복음에
허겁지겁 배를 채운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길옆에 물이 흐르지만 먹는 물을 걱정해야 한다니
식수 식사를 걱정하며 가야 하는 4대강 국토종단 길.
가는 내내 최악의 스트레스다.
어쩌다 땜 근처에 있는 자판기 정도.
입에서 육두문자가 그냥 튀어 나온다.
길옆 강 풍경도 더운 날씨 탓인가
물 흐름이 원활치 않아서 생긴 녹조인가.
가는 내내 강을 뒤 덮은 안 좋았던 풍경.
얼마를 갔을까.
도로를 벗어난 저 곳에 식당이 보인다.
시간 상관없이 식당이 있을 대 배를 채워야 산다.
그곳에서 시원한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나오니
소나기가 지나간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자전거는 강을 지나고 산을 넘고
660km 거리를 그렇게 지우고 지나간다.
아뿔싸, 여기는 또 어디인가.
산악자전거 코스다.
6km로가 넘는 산악코스 또 한 번 미소가 흐른다.
산악코스 내 주 종목이다
잔뜩 허리를 고추 세운 임도 길로 페달을 밝는다.
울퉁불퉁한 등고선이 서서히 등을 편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게 라는 시조가
내 무거운 엉덩이를 그렇게 민다.
드디어 산 정상
발품 팔아 올라온 그곳에는 샘물도 있었다.
물도 한잔하고 물통도 채우고
다시 올라간 만큼 내주는 내리막길을 사정없이
단숨에 내리 달린다.
임도의 비포장 도로
달리는 자전거가 바퀴에서 먼지를 사정없이 날린다.
갑자기 숲속에서 산토끼가 튀어 나온다.
깜짝이야
그렇게 다시 강둑으로 올라서니
어느새 해가 노을을 남기며 서산으로 넘어간다.
라이트를 켜고 텅 빈 들판을 그렇게 달린다.
아무래도 오늘은 저녁을 굶어야 될 거 같다.
식당은커녕 식수 한잔도 못 먹을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어두움 속에 고독만을 삼키며
합천 창녕 보를 향해 질주를 가한다.
그렇게 어두움 속을 얼마를 달려 합천 창녕 보에 도착 했다.
그리고 오늘은 여기서 노숙해야 할 것 같다.
창녕보 다리 가운데 벤치에서 여장을 푼다.
저녁을 굶은 탓에 가지고온 행동 식으로도
대충 허기를 달래고 자리에 눕는다.
하늘에는 어느새 보름달이 밝게 떠 있다.
촘촘히 떠 있는 별들 사이로 은은한 달빛
인간의 기억은 참으로 대단 하다.
그 만은 날을 기억하고
그리움과 슬픔과 기다림을 구별하고
그것을 추억 하는 것을 보면
순간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지나간 일상들.
어쩌면 지금 이 분이기가 나를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오성급 호텔이 아니라 별집에서 잠을 자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땀에 젖은 육신이 한기를 느낀다.
도저히 잠을 청할 수가 없다
낮에는 더워서 밤에는 추워서
안되겠다 싶어 이곳저곳 헤매다 현수막을 주어
그것을 덮고 잠을 청했지만 자는 둥 마는 둥
눈을 뜨니 새벽 3시다
좋은 꿈이라도 꾸고 싶었지만
뒤척거리기만 하고 잠은 이내 안 온다.
이럴 바에 길을 나서자 달도 밝은데.
주섬주섬 준비를 마치고 그 자리를 떠난다.
노숙에 묘미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다시 하루를 넘겨서 8월3일 월요일.
새벽 3시에 떠난 자전거는 아무리 달려도 날이 밝지 않는다.
지척분간이 어려운 탓에 어디를 어떻게 왔는지
기억마저 가물가물 하다.
난데없는 대관령 같은 언덕을 만나 타다 끌 다를 반복했다.
허기진 육신이 새삼 밥 심에 위력을 느낀다.
떡 벌어진 밥상이 그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산악 코스 산을 만나다.
이번에는 아예 끌고 절반은 올라간다.
허기에 지친 육신은 그저 정신에 매달린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산 아래로 내려 왔지만
식사 할 곳은 보이지 않는다.
이른 새벽이라 사람 구경도 어렵다.
그렇게 얼마를 더 와서야 자전거 길을 한참 벗어난
곳에서 겨우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잘 우려 낸 설렁탕 머슴밥 개 눈감 치듯 비우고
오랜만에 자판기 커피도 한잔하고
이제야 살 것 같다.
눈물적은 빵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다.
물통에 물도 채우고 가볍게 스트레칭도 하고
잠시의 여유를 즐긴다.
오늘은 얼마나 또 더울까.
다시 출발이다.
좋아서 하는 짓 시켜서 하는 짓
능동과 수동에 차이가 실감을 더한다.
오늘은 부산까지 입성하겠지.
자전거는 다시 자전거 길을 찾아 왔던 길로 나선다.
아침 햇살이 열기를 더한다.
거침없는 질주는 어느새 밀양으로 들어선다.
하구 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강.
밀양에 더위는 과히 장난이 아니다.
휴대폰에서 벨이 울린다.
국민안전청 에서 폭염주의보 알림이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강으로 내려와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근다.
미지근한 강물 그것도 부유물 오염에
발 담그기가 망 서려 졌지만 더위는 나를
그렇게 밀어 넣는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고 할까.
물은 강을 넘쳐 나지만 내용물이 오염된 현실.
안타까운 마음을 쓸어 담는다.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밀양을 벗어나기 얼마 전
처음으로 자전거 길옆에 있는 카페를 만나다.
아! 세상에 이런 선물을.
지친 본능은 어느새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차가운 에어컨바람.
투명한 유리 건너로 낙동강이 흐르고
그 위로 오래된 철교가 위용을 보인다.
올드 팝송이 가늘게 흐르고
이내 주인 마담이 냉수 한잔을 건넨다.
며칠 만에 보는 여인네의 향기가 좋다.
메뉴 판을 내민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팥빙수다.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다.
노근함이 순간에 밀려든다.
음악은 바퀴고 어느 여인내의 사랑이야기다.
그리고 주문한 팥빙수가 나온다.
살짝 한 입 떠 넣는다.
사각사각한 얼음위에 달착지근한 팥
입안을 적시는 달콤한 로맨스
잠시지만 이곳에서 호사를 누린다.
그리고 그것도 잠시 미련만 남기고 출발이다.
양산에 더위는 차라리 가마솥이다.
그늘에서 쉬어 가기를 반복한다.
가는 걸음을 더디게 한다.
목적지가 가까워 질수록 둔해지는 몸놀림.
이제 낙동강 하구 을숙도도 10km도 채 안 남았다.
길 옆 강물이 더위에 헐떡거린다.
바다와 맛 다 은 하구
이내 을숙도 에 도착
1박2일 그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감격도 감동도 순간이고 한편으로 밀려오는 허무
하지만 오는 과정에서 얻은 지혜 철학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무한한 자신감이 될 것이다.
인생은 나그네고 삶은 여행이다.
내 나이 육순에 경험한 자전거 여행.
삶은 도전이고 자심감이다.
단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 하지마라.
포기 곧 패배의 의미다.
극복은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는 힘이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순응하며
삶이 편하다.
그것에 불만이 있다면
그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와 같다.
가끔은 포기도 용기다.
구지 안 되는 것에 집착하는 것보다 그게 지혜고 용기다.
오늘 긴 여정에서 비록 몸은 고단해도
내 정신세계는 그만큼 풍요로워 졌을 것이다.
우리는 존경받는 삶을 살 아야 된다.
배려가 있고 상식이 통하는 사람.
술 한 잔에 목젖이 보일만큼 호탕한 웃음
호연지기 같은 삶에 행복을 느낀다.
사랑한다. 내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