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549]李白(이백) 詩-尋雍尊師隱居(심옹존사은거)
尋雍尊師隱居(심옹존사은거)
雍尊師=姓이 옹씨인 道士의 존칭
옹존사가 은거한 곳을 찾아.
李白(이백)
群峭碧摩天(군초벽마천)
群峭군초=여러 산봉우리. 摩天=하늘을 찌를 듯
峭 : 가파를 초. 摩=갈 마. 문지를 마; 고자(古字)
속자(俗字)擵
높은 산봉우리들 하늘에 닿을 듯,
消遙不紀年(소요불기년)
消=노닐소.遙=멀 요. 消遙=마음 내키는 대로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
두루 다니시다 나이도 잊으셨네.
撥雲尋古道(발운심고도)
撥=다스릴 발. 撥雲=구름을 헤치다
구름을 헤치시며 옛길을 찾아,
倚樹聽流泉(의수청류천)
나무에 기대어 물소리를 들으신다네.
花暖靑牛臥(화난청우와)
꽃이 핀 따뜻한 날 청우(靑牛)는 누워 있고,
松高白鶴眠(송고백학면)
소나무 높은 곳에 흰 학은 잠들어 있네.
語來江色暮(어래강색모)
이야기는 오고 가는데 어느덧 강물에 황혼빛 물들고,
獨自下寒煙(독자하한연)
나 혼자 차가운 안갯속을 내려온다.
이하=동아일보
하늘에 닿을 듯 연이은 푸른 산봉우리,
이런 곳을 소요하느라 세월조차 잊으셨으리.
구름 헤치며 찾아나선 옛길,
나무에 기대어 흐르는 물소리를 듣기도 했지.
따스한 꽃더미에 청우(靑牛)가 누웠고,
높다란 소나무에 백학이 잠들었네.
이야기 나누는 사이 멀리 강물엔 황혼빛,
홀로 차가운 안개 속을 내려왔나니.
(群峭碧摩天, 逍遙不紀年.
撥雲尋古道,倚樹聽流泉.
花暖靑牛臥, 松高白鶴眠.
語來江色暮, 獨自下寒煙.)
―‘존경하는 옹 도사의 은거지를 찾다
(심옹존사은거·尋雍尊師隱居)’ 이백(李白·701∼762)
도교에 심취했던 청년 이백이 흠모하던 도사를 찾은 방문기. 도사는 뭇 산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난 험난한 산속에서 세월을 잊은 채 유유자적 소요의 삶을 살아간다. 그 선경(仙境)을 찾아 시인은 구름을 헤집고 구불구불 옛길을 지난다. 힘든 산행 중에도 바위에 기대 물소리를 듣는 여유를 갖는 건 도사를 만나려는 부푼 기대감 때문일 터. 도사의 은거지에 당도한 소회는 어땠을까. 도사는 마치 ‘청우’, ‘백학’과 더불어 소요를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청우는 도가의 시조 태상노군(太上老君)이 탔다는 상상의 동물. 백학 또한 선계를 노닌다는 영물. 시인은 이들이 머물 법한 ‘따스한 꽃더미’와 ‘높다란 소나무’를 상상하면서 그곳에서 선계의 평안과 정밀(靜謐)을 느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