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은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림이라고 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환심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이다. 아부는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을 말한다. 비위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성미나 기분이라고 정의돼 있다. 아부와 아첨은 어떻게 다른가? 이전에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여러 의견이 나와 있다. 글쓴이가 나름대로 내놓는 이유가 있다.
아부가 최악이라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아부는 없는 사실을 적시해 상대방의 기분을 돋우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범죄행위로 본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조작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아첨은 상대방이 하는 일과 말은 무조건 훌륭하다고 치켜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그 아래에 상대방의 귀여움을 받으려고 하는 가장 강도가 약한 ‘아양’이 있다고 덧붙인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아첨이 아부보다 더 악하다는 주장이다. 아부는 다른 사람의 호의나 사랑을 얻으려는 의도로 남을 칭찬하거나 추켜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첨은 다른 사람의 결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상대방을 남몰래 칭찬하거나 추켜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아부보다 부정직한 의도가 더 강하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한자의 뜻풀이로 차이를 설명하기도 한다. 아부(阿附)는 ‘언덕에 기댄다’는 의미로 비빌 언덕을 만든다는 뜻이라고 한다. 의지할 곳이 만든다는 의미로 보고 칭찬의 의미가 강한 것으로 해석한다. 반면에 아첨(阿諂)은 ‘함정 함’자가 포함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객관성이 없는 내용으로 상대 비위를 맞춰 듣는 이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자칫하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부가 아니라 아첨은 자신 스스로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즉, 감당하기 힘든 리스크를 맞닥뜨릴 수 있다.
임원이 오너에게 임명장을 받으며 폴더 인사를 하는 장면은 아부의 극치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오너의 모습은 더 바랄 나위 없는 권력자임을 확인시켜준다. 그러나 역사가 확인해주듯, 그 이벤트는 이 두 사람 모두를 함정에 빠뜨리는 순간일수도 있다. 그야말로 낭떠러지가 두 사람 앞에 우뚝 서는 신호일수도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