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진한 대밭의 소리
유옹 송창재
겨울처럼 부는 바람에
노랗게 알벤 죽순의 추억도 없는 추억의 노래가 들린다.
끝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잘 갈아진 낫날에 목베어져
기름에 볶여 밥상에 오를망정
쉬쉬거리며 욕하며 옹알이하는
두살베기 아이처럼
이렇게 으스스한 밤 왕대밭을 무서움도 모르고 기어다닌다.
겨울안고 남은 바람이 불면
다 하지 못한 얘기를 알고나 있다는 듯이
궁시렁궁시렁
임금님귀가 당나귀 귀라고 사각거린다.
봄바람에 겨울바람이 불면
봄 대밭의
속을 굵힌 어린 왕죽은
살찐 구렁이처럼 누렇게 의연하게 든든하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요란한 바람 소리가
대 밭에서 들려옴을 알겠고
알 밴 죽순이 솟아 오름을 알겠네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