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단상 27/조국曺國의 시간]조국祖國을 생각하는 시간?
올해 6월 출간되자마자 화제가 됐다는 조국曺國(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전 법무부장관)의 『조국의 시간』(한길사, 371쪽)을 최근, 아니 요 며칠새 통독했다. 말장난같지만, 그의 이름이 하필이면, 어찌하여 ‘조국’이었을까 싶었고, 새삼스레 내 나라 대한민국, 이 조국祖國에 대해 생각과 성찰해 보는, 가슴 메어지는 시간을 가졌다.
어떠한 진영논리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조선시대 ‘피혐避嫌’(공직자가 ‘청렴’을 어기는 상황이 생기려 할 경우 당사자 자신이 스스로 미리 그 같은 일에 연루될 수 있는 직책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단어가 가끔 생각났을 뿐이다. 하여, 사안事案 사안마다 왈가왈부나 시시비비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시작부터 전개 그리고 종말까지 대강의 마스터플랜과 그런 그림이 그려지기까지의 뿌리를 안다고 하면 건방진 말이 될까 싶다.
이 새벽 책을 덮고나니 유난히 기억되는 두 가지 대목이 있다. 처음 들어본 김주대 시인이 조국이 36일만에 장관직을 사직하던 날, 그가 그린 문인화가 그가 지은 시 <살아서 돌아온 사람>를 페이스북에 올렸다한다. 정작 조국과는 일면식이 없었다한다. 그리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이다. 브라질의 룰라와 지우마 대통령 탄핵과정을 다룬 것이라 한다. 오늘내일새 꼭 볼 생각이다. 김주대 시인을 검색해 보았다. 모교의 국문과 출신이어서 더욱 반가운 것은 인지상정일 터. 7, 8년 후배같다. 몇몇 사회활동이 눈에 화아악 들어온다. 버스투쟁의 송경동 시인이 떠올랐다. 펴낸 시집이 있으면 꼭 사야겠다. 평소 시인이야말로 ‘시대 감성(정신)의 촉수觸手(더듬이)’라고 생각했기에 솔직히 기쁨이 더 했다. 음풍농월吟風弄月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시인은 최소한 신석정이나 조지훈이어야지, 미당이나 김용택 같으면 안된다는 게 오랜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책이나 시 나부랭이를 읽지 않는 세상이래도, 나의 지인들만큼은 김주대 시인의 이 시 한편만이라도 아무 편견없이 나지막이 낭송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니면 말고. 아무래도 괜찮지만.
조국,
당신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악마조직과 용맹히 싸우다
만신창이가 되어 우리 곁으로 살아서 돌아왔다.
울지 마라, 이것은 인간의 역사.
기록이 사라진 이후까지 기록될 것이다.
당신의 온 가족을 발가벗겨 정육점 고기처럼 걸어놓고
조롱하며 도륙하던 자들은 떠나지 않고
우리 곁에 있으므로
우리의 철저한 목표물이 되었다.
난도질당한 당신의 살점과 피와 눈물이 만져진다.
죽음 같은 숨을 몰아쉬며 내민 손,
그 아픈 전리품을 들고
우리 전부가 백정의 심정으로 최전선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고, 노회찬 대표가 죽어서 간 길을 따라
당신은 절며 절며 살아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몸 우선 옷부터 입어라.
밥부터 좀 먹어라.
우리는 당신이라는 인간, 당신이라는 인류의
생존한 살과 체온을 포위했다.
누구도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건드릴 수 없이 되었다.
우선 잠부터 좀 자라.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온 당신을 불씨처럼 품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실 활화산이었다.
하루쯤 울어도 좋다, 내일의 내일까지가 우리 것이니까.
오늘까지는 당신의 생환이 좋아서 울자.
당신 투 블록 머리카락 염색 빠진 끝부분 알뜰히 염색하고
샤워하고 상처투성이 심장도 수습하라.
내일은 우리가 백정의 심정으로 최전선이니까.
조국
당신이 살아서 돌아왔다,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
살아서 돌아왔다.
운문韻文은 많은 비유도 필요없이 얼마나 심플하고 명확한가? 오랫동안 위리안치圍籬安置(유배된 죄인이 거처하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두던 일)되어 그를 못볼지라도, 휴- 살아 돌아왔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헌칠한 키에 빚은 듯 잘 생긴 멋진 외모의 아주 핸섬한 학자 한 명을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 아무것도 아닌 나도 당신이 살아 돌아와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새삼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울지 마라, 이것이 기록이 사라진 이후까지 기록될 인간의 역사이다. 이로써 독후감을 대신한다.
첫댓글 얼마전 <조국의 시간> 외에....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이연주著
<죄수와 검사>(죄수들이 쓴 공소장) 심인보, 김경래著 를 읽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첫 머리에....
1. (정치적or 승진을 위해) 멀쩡한 사람을 범인으로 조작한 검사에게 동료 검사가 "옆구리 안 터지게 잘 말아라" 고 한다는 얘기
2. 검사들은 룸쌀롱 호스테스와 여검사를 구별하지 않고, 상가집도 가리지 않는다....등
67가지 사례가 적나라하게 나와 있어 쉽게 읽힌다. ((일독을 권한다!))
<죄수와 검사>에서는 문제가 되었던 검사들의 굵직한 4가지 정치, 경제 범죄를 17소제목으로 실었으며....
교도소의 죄수와 검사와의 불법거래, 그중에서 자기자본 하나도 없이 상장사를 인수합병하는 사기꾼들과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 검사들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일부 검사가 승진, 출세를 위해 어떤 양아치짓을 하는지가 자세히 나온다.
사기유형도 다양하여 조희팔, 윤석열 장모 or 상장법인을 상대로 한 M&A 사기도 있고..... 기득권 뒷배도 없는 사람이 어설프게 수억원 사기치다가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피래미 사기꾼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