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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
이제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북한산처럼 올라야 하는 산들 중에 들어갑니다.
우선 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맨 위 오른쪽을 보시면,
호남정맥~장박골정상~장박골 삼거리~연상봉삼거리~연산봉~송광굴목재~천자암봉~천지암(쌍향수)~운구재~송광사
1시간을 빡세게 치고 올라와서 만난 표지막..
선암사 뱡향으로 1km가면 조계산 주봉인 장군봉..
오늘 산행에서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은 포기....(창고방출)
보리밥 집 찾느라 2km 내려와 장군봉계곡삼거리로 알바~~ㅠㅠㅠ
다시 연산봉사거리 쪽으로 0.9km 치고 올라 섬..
(썽질 나서 보리밥도 포기...쫄쫄 굶기로)
천자암봉
송광굴목재에서 일단 베낭을 풀고...
아침에 삶은 계란 4개가 오늘 점심 전부...
점분이 낙지볶음이 간절히 생각나는 날~~~
마른 목에 꾸역꾸역 삶은 달걀을 씹어 삼키면서 굴목재 표지석을 쳐다보았습니다....
저 자리에 서서 미소를 지었던 그...모습이 생생이 떠올라..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송광굴목재에서 오른쪽을 꺾으면 송광사로 직행 2.5km..
천자암 방향으로 가는 산 길...
4월이면 얼레지가 만발하는 길 목...
특이한 바위도 만나고...
갈림길...내려오는 방향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배도시대피소로 가는 길 목
천자암 입구..
그리고, 시골 집 옆 집 마당에 들어선 기분...
쌍향수~~~
감탄 또 감탄~~~!!!
팔백년을 서로 부둥켜 안고 살아온 썅향수
그러나 가까이서 촘촘히 살펴보면 온 몸을 꽈배기처럼 비비 꼬면서도
알 몸의 살갗 하나 닿지 않았다~~~!!!(이원규의 시에서...의역)
서로 사랑하면서도 알 몸을 닿지 않기 위해 그리도 비비 꼬인 걸까?
느네들 사이는 오누이 사이냐? 아니면 형부 처제 사이냐~~~ 휴~~
정말 그랬는지 뒤로 돌아가 보았다.
저 위쪽은 감추고 있다.
심증을 가지만... 물증을 찾기 어려워~~~
가리고 있다... 살포시 손목을 잡는 걸...
직접 확인할 수는 없네~~~!
분명히 떨어져 있긴 한데..............
입맞춤이라도 하는 건가~~~~
곱향나무라던가~~~?
한참을 살펴본 후에 그네들이 손을 잡았는지 손을 놓았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바로 앞 샘물에서 션한 물 한 모금.......
또 바라 보았다.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저리도 좋아 팔백년을 서로를 껴안듯이 살았나
앞으로 몇백년을 더 살아야 알 몸끼리 만나려나~~~?
아니면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 그렇게 살래~~?
그 흔한 연리지도 되지 못하고 저토록 애닳게(애달프게) 마주보며 사는 걸까....
뭣 땜시~~~?
그래 팔백년도 기다리면서 저리 견뎌내는데........
너와 나의 인생 길에서 기껏해야................
저 단아한 돌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래 기운 차리자.. 베낭 구석에 짱 박아둔 쪼꼬렛도 먹고... 사탕도 찾아내서 오물거렸다.
이곳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흐르는 바람에 나즈막이 들리는 풍경소리...
그리고 정막...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다.
떠나야 할 시간.....송광사까지 3.4km 서둘러야지...
운구재를 지나 오른쪽 내리막으로..
한참을 정신없이 내려와 수석정삼거리...
선암사에서 넘어오는 길과 만나는 곳....
송광사 경내로 진입..
오늘 산행은 이렇게 마무리 되어갑니다.
법정이 은거했던 불일암은 다음 기회에 가기로 하고....
법정이 좋아했던 수선화가 필 때, 그리고 불임암 앞 마당에 목단꽃이 활짝 피어 날 때. 즈음해서...
시나브로가 사랑하는 님(느림보)의 안부를 묻습니다.
건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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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나브로님..반갑습니다.
드디어 남도에 정착하셨군요.
이제부터 남도의 산들을 차근차근 돌아보며 봄소식 전해주세요.
저는 조계산을 가면 선암사를 들머리로..송광사를 날머리로 잡습니다만..
시나브로님의 길을 따라 조근조근 걷다보니
그길따라 얼레지 만발한 봄길을 걷고 싶어집니다.
짖궂기도 하셔라...ㅎ
쌍향수 손잡았는지가 그리도 궁금하셨던가요?
바라보이는대로 그냥 보시면 될것을..ㅎ
저도 쌍향수의 뒷모습은 처음입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사람처럼 존경스러워요.
그래서 그 나무곁을 지나칠때면 톡톡 토닥이며 마음속으로 말합니다."장하십니다.존경스럽습니다"
올 봄..얼레지가 산을 덮을때쯤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우와~~너무 긴 덧글을 주셨군요^^*
반갑습니다.
쌍향수...고향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 들러보고 거의 30년이 다 되어서야 찾게 되었습니다.
雙香樹가 鄕愁를 자극했던 모양입니다.
따뜻한 손보다 차디 찬 손을 잡아 따스하게 해주고픈 마음으로 쌍향수의 맞잡는 손 길을 찾아보려 했지요~~^^*
雙香樹 왼쪽이 숫나무같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는 오른 쪽으로 껴안듯이 기울어져 양 팔을 벌리고 입맞춤한 모습처럼 보입니다만 ㅎㅎ
설산 등반에 조심하시고 혹시 산 그늘에 손이 차거워지거든 따뜻한 손을 찾아 잡아보세요....사랑이란 그런거랍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눈이 맑아지는 느낌입니다참나 보고싶당
맨 마지막의 님의 표정두 예술이구요
꼭한번 가서 보고싶은 나무네여
아장 아장 걸어서 가더라도 산나리님께 가자고 해야겠어요
넘 넘 멋진 산행을 홀로 슬그머니 슬쩍 슬쩍 찍으셨을것같네여
아
쉴리 밖엔 없구먼~~ㅠㅠ
날 반갑게 찾아주시는 분은....
산나리님이 만약에 조계산으로 키를 돌리신다면
얼레지가 핀 언덕 길로 제가 안내하지요~~~^^*
봄 볕이 아른거리고 부드러운 바람이 살갗을 간지러는 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