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zul.im/0NnHrD
울 아버지 산 무지하게 좋아하심.
특히나 눈 많이 오는 겨울산 좋아하심.
설이나 구정연휴때 며칠 연휴있음
시골 그 전 주말에 갔다오고
정작 연휴때는 산에 가서 1박 하고 오심.
엄마 이제 포기했음.....
그 때는 역시나 이런 연휴였고
아빤 또 산에 가셔서 특기 발휘하고 계셨음.
울 아빠 등산 특기...
남이 안 다니는 길로 다니기.
새로 길 만들기... 뭐 이런거임.
지도 가방속에 들어있으나 꺼낼 필요 없음.
아빠가 네비임.
어찌보면 위험한데
울 아빠 그 때 특수건설(방음, 방수)에서
근무하고 계셔서
남들보다 안전에 대한 인식이 투철하심.
항상 목에는 비상용호루라기,
이마에 헤드랜턴
(광부들 쓰는 거-양손이 자유로움)
렌턴 비상용 건전지,
등산용 지팡이는 필수 아이템임
-지금도 그러함.
그 때 설악산이었던 거 같은데
오후에 늦게 출발하셔셔
산장으로 향하는 중이셨음.
역시나 울 아빠 남들이 잘 안 가는 길
개척하면서 올라가고 있었음.
겨울산은 4시 정도만 되도 어두워지는데
오후에 출발하셨으니
어느덧 깜깜해진 산길을
아빠 혼자 헤드렌턴 켜고
씩씩하게 올라가고 있었다고 함.
근데 갑자기 랜턴의 불이 나가는 거임.
새 밧데리 갈아껴도 불이 안 들어오고
사람들 소리는 안 들리고..
아빠 당황했지만
산을 겉멋으로 30년 넘게 다닌 게 아니얏!!
쫄지 않으심.
밤길에 눈을 적응하며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저 앞에
웬 도포자락 날리는 스님이 나타나심.
말이라도 붙일 사람이 나타나서
아빠 완전 반가우셨다고 함.
스님이랑 같이 갈려고
아빠 이빠이 따라잡을려고 하심.
근데 스님 불러도 혼자 휙휙 산 올라갔다고 함.
참고로 울 아빠 키 180cm...
183인 내 동생보다 다리 길음..
허리 선이 더 위에 있으심...
근데 왜 난 이따구??
하여튼 다리길이 되고 걸음도 완전 빠르신데
이상하게
스님이 도저히 따라잡히지 않았다고 함.
아빠 기진맥진해서 지쳐가는데
어디선가 한줄기 바람이 휙~~ 불어와
앞에 가는
스님의 도포자락이 크게 흔들렸다고 함.
근데.....
도포 밑에 발이 없는 거임.
둥실 떠 있는 거였음.
깜짝 놀란 울 아빠
그 자리에서 그대로 굳어버리고
그 순간 그렇게 소리 질러도
뒤돌아 보지 않던 스님이
휙!! 뒤돌아 보더니 바로 아빠앞에 와 있음.
사람의 걸음걸이가 아니라
그대로 슥~~ 하고 날라왔다고 함.
그리고 아빠 손목을 꽉 움켜지는데.....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가 아니라고 함.
차갑고 눅눅하고....
아빠 군대있을 때
화장터에서 몇 개월 간 있었던 적 있어서
시체 많이 만져봤었는데
딱 시체 그 느낌이었다고 함....
놀란 아빠 비명지르고 나니
그때 스님 갑자기 없어지고,
주변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헤드랜턴의 불도 도로 들어옴.
나중에 알고봤더니
아빠 거의 경사가 7~80도 되는 절벽을
기어 올라가고 있었음.
말 그대로 귀신한테 홀린 거임...
그대로 따라갔으면 XX산에서
낙상사로 뉴스 나올뻔 함.
나 아빠한테 이 이야기 듣고
한동안 동네 뒷산도 안감.
그리고 산에 갈때 꼭 중간에 섬.
제일 뒤에 서면 괜히 목덜미 간질하고
누가 따라오는 것 같이
똥줄타는 느낌 들 때가 있는데...
아빠가 그거 귀신 장난이라고 함.
첫댓글 헐 개무섭다;;;
헐무서워...
근데 아버님은 그 뒤에도 산 가셨으려나....
아부지 제발 정규 등산로로 다니시라구요ㅠ
헐 따라오지말라고 바람이 휙 불었던걸까ㅠㅠ 무사하셔서 다행이다
와 ㅈㄴ무섭다
도와준 건 아닌거 같기도...?? 계속 따라가셨던거니까 더 따라갔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