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성당 가는 길가 벽면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적혀 있다.
"살아보니 인맥보다 치맥이다"
물론 호식이 두마리 치킨집 광고 카피다.
요새는 '통닭;보다 '치킨'이란 말이 젊은이들 가운데서 더 선호되는 것 같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엔 치맥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야구경기를 보면서 맥주와 안주로 치킨이 제격이란 말이다.
영국이나 미국의 펍에서 맥주를 마실 때 안주를 먹는 경우를 잘 보지 못했다.
맥주를 마실 때 캔이나 병 채로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글라스에 따루어 마시는 게 아니라 캔이나 병채로 들고
병아리 물 마시듯 한모금씩 마시기도 하고 돈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안주가 필요할 땐 손가락으로 소금을 집어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를 몇번 본 적이 있다. 나의 경우도 맥주 마실 때 안주는 필요없다. 술집에선 매상을 위해 노가리 같은 것을 할 수 없이 시키긴 하지만.
나도 젊은 시절 마산에 있을 때는 불종거리 굴다리 밑에 있는 허룸한 술집에서 소주와 안주로 닭밤(콩팥)을 연탄불 위에 적채로 굽은 것을 맛있게 먹기도 했다.
한때 부산 광안리 해변가 포장마차에서 야간에 닭발이 젊은 여성들한테 인기가 있었던 적이 있다.
닭발에 콜라겐 성분이 많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헬스 하는 사람들에게는 닭 가슴살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맛이 단백하고 지방이 없다고 해서다.
나는 닭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통닭이나 치맥을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치킨게임'은 '치킨'과 '게임'을 합친 말이다. 닭싸움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인다.
닭도 싸움 잘 하는 닭이 따로 있다. 닭싸움도 보면 재미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장터에서 돈을 걸고 투계판을 벌이기도 했었다.
배탈 때 필리핀에 가서 보니 투계가 꽤나 유명했다. 상금도 거액을 걸어놓고 했다. 싸움을 붙일 때는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발목에다 작은 칼을 묶어서 하기 때문에 발길질을 할 때 상대를 피를 철철 흘리며 베어 눕히게 만들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가? 닭싸움에서 지면 바로 치킨집으로 직행하게 된다.
치킨게임이라는 용어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게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게임은 한밤중에 도로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게 되는 경기이다. 두 사람이 충돌을 불사하고 서로를 향해 차를 몰며 돌진하는 게임인데 둘 중 하나가
차의 핸들을 꺾지 않으면 결국 충돌하여 둘 다 죽게 된다. 만약 둘 중 하나가 핸들을 꺾으면, 다른 운전자는 승리자가 되며 둘 다 죽을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고로 치킨게임(chicken game)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해 당사자가 모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초래하는 극단적인 경쟁을 가리키는 용어로 주로 경제학에서 쓰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때 젊은이들 간에 서로 마주 보는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는 게임이 성행했는데, 이때 마주 달리는 차가 충돌하기 직전에 운전대를 바꾸는 사람이
겁쟁이(chicken)로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영단어 'chicken'에는 '닭';'닭고기'외에 '겁쟁이'라는 뜻도 있다.
이러한 종류의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선택을 절대로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해당사자가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만을 고집할 경우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가 도래하게 된다.
게임 전문가들은 치킨게임이 이해당사자들 간에 반복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포기하게 됨으로써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