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지하철 타고 다닌다면서. 아, 요즘은 보시다시피 스케쥴이 많아서 차로 이동할때가 많다. 그래도 여유 있거나 혼자 놀러다닐땐 지하철을 탄다. 이제 꽤 많이 알아보겠다. 장기하야 장기하,라며 쑥덕거리는 분도 있고 적극적으로 사진 찍자거나 사인해달라는 사람도 있고. 요즘은 폰카가 대세인거 같다. 스케쥴이 장난 아니다. 하루 종일 인터뷰하면 지치지? 꼭 그런건 아니지만 솔직히 질문은 겹치지 않게 해주면 좋겠다. 오늘도 정확히 똑 같은 질문을 한 두시간 간격으로 받으니까 뭔가 허탈해지는 거지. 아까도 내가 열심히 했는데, 그건 도대체 어떻게 됐는가. 내가 스무 번 한 이야기는 어디 허공에 흩어졌는가. 예를 들자면? 인기의 비결이 뭐냐, 자취도 안해봤다면서 ‘싸구려 커피’같은 가사는 어떻게 나온거냐, 등등이지. 수도 없이 이야기를 했건만. 다시 한번 말하자면, 자취한 적도 없고, 그냥 쓰고 싶어서 쓴 거다. 공연할 때 그 무표정은 설정이었지? 아니, 설정이라기 보단 가장 편한 표정이다. 일부러 웃지는 않거든. 노래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자연스러운건 안 좋아해서 가장 편안하게 행동하는 거다. 그런데 딱 먹힌거구나. 그게 먹혔나? 하하. 최근에 있었던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식에선 눈물을 보였잖아. 장기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뚱한 무표정이 오랜만에 풀렸으니까. 어렸을 땐 진짜 울보였다. 지금은 뭐, 많이 울진 않는데, 그 때도 내가 울 줄은 몰랐는데. 아,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자연스러운 반응이었구나. 생각보다 상이라는 게, 그 순간에 휘몰아치는 어떤 감정이랄까, 그런 게 있더라고. 사실, 상은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는 건데, 이건 하나도 아니고 세 개나 받으니까 감정의 기복이 생기더라고요. 하하. 서태지 팬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해왔는데 최근에 드디어 서태지 공연에 섰잖아. 어렸을 땐 ‘빠심’에 가까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1집이, 중학교 2학년 때 4집이 나왔는데 되게 좋아했다. 4집이었던 <컴백홈> 활동하던 시절엔 서태지와 아이들만 나온다 하면 몽땅 다 녹화를 했을 정도니까. 막상 그 무대에 선다는 게 정말 남다른 의미였겠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우상이었으니까. 근데, 이번에도 만나 뵙지는 못했다. 그럴줄은 알았지만 전혀 얼굴 안보여 주시더라. 초등학교 때 친구 셋이서 나는 양현석이고 너는 서태지라며 춤추고 그랬는데. 그때 서태지였던 친구한테 문자가 와서 따라하면서 놀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이런 일도 있구나 했다. 처음 곡을 써본 건? 중학교 2학년 때. 멜로디는 여전히 생각날 것도 같은데. 지금 다시 들으면 어떤가? 오히려 괜찮다. 고등학교 때 만든게 손발이 오그라드는게 많고, 중학교 때 곡이 더 나은 것 같다.
원문보기 http://www.elle.co.kr/people/PeopleView.html?AI_IDX=6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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