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딸 지연에게
네가 하늘나라에 간지 이틀이 되었구나!
예수님께서 얼마나 반기시더냐?
그곳은 얼마나 아름답니?
요한계시록에 나온 것 그 이상이겠지..
그래 너도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겠지?
나도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 되어서 네가 하늘나라에 간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구나.
다른 부상한 분들은 순천향 병원에 입원에 있단다. 오늘 아침 새벽기도 드리고 병원에 갔거든. 그 중 현수가 머리를 많이 아파하는구나. 이해철 집사님이 팔이 부러졌고, 그 외 조시준 집사님, 신윤희 전도사님, 강구하 집사님, 김지영 사모님, 그리고 경미, 준서, 경윤, 은숙이가 입원해 있어. 그 중 경윤이와 은숙이는 부상정도가 경미한 것 같구나. 차가 전복되었는데도 이 정도면 얼마나 다행이냐.
얘야, 지연아!
예수님께 이 분들이 빨리 낫도록 부탁하여라. 네가 말씀드리면 그렇게 해주실거야. 그래야 청년부가 주일예배와 청년예배도 드리고 여름 성경학교도 지장이 없지 않겠니!
담임 목사님이 몹시 걱정하고 계신단다. 너도 알지? 너를 목사님께서 몽골 파송 선교사로 부르시겠다고 말씀하셨단다. 너도 그곳에서 들었지?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얘야, 그리고 너의 장기와 몸을 기증했단다. 장기 중에는 각막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단다. 시간이 초과하여서 그렇대. 네가 준 각막으로 한 사람의 눈이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네 몸을 의과대학에서 연구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의학이 네 기증한 몸으로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너희들에게 3년전 신년 가정예배때 말하였는데, 네가 먼저 하였구나. 너도 동의하였었지. 아무튼 고맙다.
어제 철야하려고 교회에 가서 인터넷으로 네 부서인 소년부 찬양과 소망 성가대 찬양도 보고 게시판에 올려 있는 글을 보니 몹시 보고 싶구나. 네가 하나님 나라에서 예수님에게 안겨 있다고 위로는 받지만, 27년간 같이 살았던 육친의 정으로 어떻게 눈물이 나오지 않겠니?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너무 나와 글씨가 잘 안보이는구나.
15일 주일밤 교회에서 자고 그냥 몽골에 가서 봉사하고 바로 소년부 여름 수련회 장소로 간다고 해서 그냥 우리만 집에 왔는데, 네가 저녁에 청년들이 다들 집에 가는 분위기가 되어 집에 왔노라고 하면서 왔었지. 그리고 너는 샤워하고 옷 갈아 입고 좀 쉬었다가 9시 반까지 교회에 간다고 말했지. 내가 너에게 기도해주고 창동역까지 엄마와 함께 바래다주며 너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무엇이 바쁜지 총총걸음을 하면서 '다녀올께' 라고 말하며 간 뒷모습을 본 것이 세상에서 마지막이 되었구나.
지연아! 내가 교회에 저녁 늦게 철야간다고 집을 나오면 문열고 네 엄마와 함께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제는 네 엄마뿐이구나. 네가 교회에서 일을 보고 자정이 넘어서 올 때면, 문을 잠그지 않고 너를 기다렸는데 이제 그러한 기다림도 없어졌구나.주일 아침 소망 성가대 한다고 일찍 일어나서 갈 때, 너를 창동역까지 바래다주었는데 그 일도 없어졌구나. 이제 너에게 기다림도 바래다 주는 것도 다 추억의 장으로 넘어갔구나. 네 이름을 부를 수도 없고, 오직 글로만 쓸 수밖에 없구나. 지연아, 사랑한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이 있어. 왜 몽골선교를 중지시키시고, 너를 데려가셨는지 예수님은 너에게 말씀해주셨지? 내가 어제 철야하면서 하나님께 그 이유를 100분지 1 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기도드리면서, 혹시 나의 기도가 부족하였는지 아니면 내가 하나님께 잘못이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했어. 네가 예수님께 부탁드려서 빨리 알려 주시라고 하렴.
이번 일을 통하여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깨달았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우리 하나님이신 것을 내가 믿고 있단다. 이를 통하여 교회가 하나되고 부흥되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빠의 심정이란다.
네가 있으면 나의 손이 되어서 이 글도 대신 워드로 타이핑해주었을 텐데, 이제 누가 해주지? 아무래도 누구에게 부탁해서 이 편지를 너에게 보내야될 것 같구나. 조금 시차가 있을 거야. 이해하여라. 다음에 편지할께. 너도 아빠와 엄마 그리고 교회(청년부)를 위해 기도하렴.
2001년 7월 17일 16시 20분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