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 카자흐사업]②사기·횡령 공방
"박진성, 유령회사에 설계용역" vs "미카일신 시행권 헐값매각"
삼부토건이 진행하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시 재개발 사업은 거의 대부분 연루자들이 사기와 횡령 혐의로 소송에 걸려있다.
현재까지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알 길은 없다. 서로 상대방이 횡령을했고, 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슈2. 횡령범은 누구?
올 2월 미카일신은 CNP 명의로 대표이사 박진성을 횡령 혐의와 사문서 위조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박진성 대표가 미카일신 등 다른 대주주의 도장을 임의로 사용해 이사회 의사록을 조작하고, 횡령을 했다는 주장이다.
미카일측의 주장에 따르면 박진성은 면허도 없는 유령회사 TL트레이드와 CNP간에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하고 190만달러를 송금하도록 했다. 이후 TL트레이드는 설계용역계약을 스타돔리얼리티란 회사에 재발주했고, 최종 발주대금 200만달러가 CNP에서 스타돔으로 송금됐다. 스타돔 역시 설계와는 전혀 무관한 부동산 중개업소로 알려졌다.
미카일측은 이 같은 거래가 횡령을 위한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소송은 미카일신이 출국 중이어서 참고인 중지 상태로 보류됐다.
박진성 측은 "해당 혐의는 검찰이 내사 단계에서 중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미카일신이 알마티의 사업 부지에 대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 자산을 빼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카엘 신은 지난 2월 카자흐스탄 현지 시행사인 DL트레이드 지분 100%를 한 유령 회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고작 800달러 수준이었다. 다른 현지 시행사 E&C의 지분 25%도 250달러 가량에 매각키로 했다. 또 두 회사 매각 대금 1050달러 가량을 국내 한 은행 계좌로 송금해 매매계약이 정상적인 것으로 보이게 했다.
CNP 황완상 이사(소타인베스트먼트 부사장)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권을 보유한 DL트레이드와 E&C 지분을 단돈 100만원 정도에 매각한다는 것은 완벽한 사기행위다"며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해당 계약을 원천 무효화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고등법원은 최근 미카엘 신이 추진한 매각계약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CNP측은 전했다. DL트레이드와 E&C의 시행권 및 토지 소유권을 확보한 만큼 다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땅문서가 주요 변수
횡령 문제에선 카자흐스탄의 독특한 부동산 거래 관행이 주요변수다. 카자흐스탄 부동산 거래에선 '토지 등기부상에 주인이 누구로 등재돼 있느냐'보다 '땅문서를 누가 소유했느냐'가 중요하다. 땅문서 소유자가 해당 토지의 소유를 주장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매매계약도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 현지 시행사인 E&C는 사업부지에 대한 토지등기부등본을 은행에 공탁해뒀다.
박진성 측에 따르면 미카일은 땅문서를 빼돌리기 위해 이사회 도장을 이용, 분실신고를 내고 땅문서를 재발급하려 했다. 이렇게 확보한 땅문서를 기반으로 DL트레이드 등의 지분을 유령회사에 매각하려 했다.
미카일측도 똑같은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박진성 측이 의도적으로 분실신고를 냈고 땅문서를 빼돌리려 했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