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만큼 불교계의 올 한해를 잘 표현한 말은 없다. 올해 4월 터진 백양사 승려 도박·몰카 사건은 불교를 넘어 사회로까지 확산됐다.
하지만, 페이스북 스타 혜민 스님과 국민 멘토 법륜 스님에게서 시작된 힐링 열풍은 아직 불교가 국민들의 정신 문화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이밖에도 성철·경허 스님과 같은 고승들의 선양 사업이 연이어 진행됐으며, 논산 육군 훈련소 법당이 신축 개원됐다. 다사다난했던 2012년 불교계 이슈들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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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이 5월 15일 총무원 로비에서 승풍실추를 참회하는 108배를 올리고 있다. 백양사 승려 도박·몰카 사건은 헤이해진 한국불교에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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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박, 몰카 그리고 자성과 쇄신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의 49재가 열린 4월 23일부터 24일 백양사 인근 호텔에서 8명의 스님들이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TV 영상이 지난 5월 공개됐다. 스님들의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영상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문제가 불거지자 관련 스님 중 한 명은 바로 주지직을 사퇴했고, 당시 중앙종무기관 부장급 스님들은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다.
사태는 총무원이 6월 △승려는 수행 포교 전념 △사찰의 재정관리 제도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제고 △불교정신에 부합하는 선거제도 마련 △현대사회에 맞는 출가승단 청규 제정 등을 골자로 한 1차 쇄신안을 내놓으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중앙종회에서 사찰운영위원회를 의무화 하는 쇄신 입법 등을 잇달아 개정·제정했으며, 종단쇄신위원회가 구성돼 사부대중 공의를 통한 쇄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 스님들의 힐링, 한국을 치유하다
올 한해는 ‘힐링’ 열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었다. 이는 출판시장에서 가장 도드라졌다. 페이스북 스타 혜민 스님들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140만 부가 나갔으며 국민 멘토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 정목 스님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특히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 300강을 한해에 소화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혜민 스님 역시 KBS2TV 〈승승장구〉, SBS의 파일럿 프로그램, TV광고에 잇달아 섭외돼 스타 스님으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이 같은 대중 매체와 공개 강연회를 통한 스님들의 메시지는 각박한 현대인에게 단비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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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의 토크콘서트 모습. 법륜·정목 스님의 저서·강연은 현대인들의 마음에 단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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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천년 고찰 방화·훼불에 몸살
천년 고찰에 대한 방화와 훼불도 연이어 발생해 불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는 10월 5일 새벽 2시 국보 제67호 각황전 뒷문에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전소될 위기에 처했었다. 다행히 방염처리로 문이 그을리는 데 그쳤다. 범인은 전직 태고종 승려로 밝혀졌다. 방화는 아니지만 10월 30일 전북 정읍 내장사에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대웅전이 전소되기도 했다.
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에는 전직 목사가 훼불을 저질러 불자들의 공분을 샀다. 8월 20일 오후 5시 울산에 사는 전직 목사 성 모씨는 대구 동화사 대웅전에 들어가 〈법화경〉과 〈선문절요〉 등 불교경전을 훼손하고 대웅전 뒤 산신각에서 탱화에 낙서를 했다.
또한 그는 조사전에 들어가 청수 그릇과 향로에 소변을 봤다. 목사의 이 같은 황당한 행각은 사찰 CCTV에 촬영됐으며 동화사 측은 대구 동부경찰서에 신고해 10여 일 후 경찰에 검거됐다.
4. 성철·경허 스님 등 고승 선양 연이어
경허 스님 열반 100주년과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이 겹치는 올해에는 근현대 선지식들의 선양 사업이 잇달아 개최됐다.
성철 스님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근대 한국 불교 100년의 역사 속에서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을 모색하는 학술 포럼이 개최됐으며, 탄신 100주년 기념 전시회도 열렸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원도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 강좌와 관련 사찰 순례를 진행 중이다.
경허 스님 선양사업은 당해 문중인 수덕사를 중심으로 ▷열반 100주년 기념다례 ▷학술세미나 ▷백고좌법회 ▷다큐멘터리 제작 등의 사업이 진행됐다.
이밖에도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서옹 스님의 ‘참사랑 운동’을 선양하기 위한 결사법회가 11월 23일 백양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봉행됐다. 개화기 한국불교계 최고 지도자였던 석전 박한영 스님을 선양하는 ‘석전 박한영 축전’이 10월 8일부터 19일까지 동국대 일원에서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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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천년 고찰에 대한 방화와 훼불이 잇달아 불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은 화엄사 각황전 방화 직후 모습. 방염처리로 다행히 문이 그을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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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교평론’ 폐간 그리고 복간
스님들의 선양 사업이 밝은 면만 있던 것은 아니다. 〈불교평론〉52호에는 경허 열반 100주년을 맞아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기고한 ‘경허의 주색과 삼수갑산’이 실렸고, 이는 해당 문중에 반발을 샀다.
수덕사는 외압이 없었음을 밝혔지만, 결국 발행처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불교평론〉을 통권 52호를 끝으로 폐간할 것을 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불교계 안팎의 지식인들은 ‘현대판 필화사건’이라고 거세게 반발했고, 경허 스님 학술세미나는 발표자들의 거부로 연기되기도 했다.
〈불교평론〉편집위원회를 중심으로 복간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만해사상실천선양회에는 폐간방침을 철회하고 2013년 봄호부터 속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6. 논산 육군훈련소 법당 신축 개원
군포교의 미래이자 젊은 불자 양성소,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가 5월 2일 신축 법당 낙성법회를 봉행했다. 2009년 11월 27일 불사 선포식을 개최한 이후 2년 6개월 만의 쾌거였다.
총 공사비용 126억여 원의 대작불사인 호국연무사 신축법당은 극장식으로 지어졌으며 장병 3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법당이다.
호국연무사에 모셔진 부처님은 석굴암 부처님을 본 뜬 형상으로 좌우로는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모셔졌다. 본존불은 높이3m 50cm로 좌대와 후광을 합하면 8m에 달한다. 주재료는 청동이며, 찰흙으로 형태를 빚은 다음 주물작업을 통해 조성했다.
7. 템플스테이 10주년, 미래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고 ‘템플스테이 시즌2’를 선포했다. 문화사업단이 수립한 ‘템플스테이 시즌 2’ 핵심 가치는 여가문화, 전통문화, 사회공익 등이다.
문화사업단은 ▷다양한 계층의 요구를 반영한 브랜드 확장 ▷참가자의 유형과 특성에 맞춘 세분화 된 프로그램 개발 ▷템플스테이 운영인력의 안정화 및 사찰별 프로그램의 체계화 ▷외국인 운영 사찰을 중심으로 한 특화 프로그램 및 전담인력 관리 ▷참가자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홍보·마케팅 체계 수립 및 운영 등을 중장기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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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육군훈련소 법당 호국연무사가 2년여 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5월 2일 낙성됐다. 126억 원이 투입된 이 대작불사로 군포교는 새로운 전기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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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조계종 교구본사들 잇달아 총림 추진
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 제13교구본사 쌍계사, 제14교구본사 범어사가 조계종 중앙종회 제192차 정기회에서 총림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조계종 총림은 해인총림 해인사, 조계총림 송광사, 영축총림 통도사, 덕숭총림 수덕사, 고불총림 백양사와 더불어 8개로 늘어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총림 지정 확대 움직임은 승가교육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특히 경학 연찬과 참법·염불 수행을 안거로 확대하겠다는 교육원의 정책과도 부합돼 상승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도 전망된다.
하지만, 방장 스님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등 총림법 전반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 향후 진행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9. 해외 명상 수행자 잇달아 방한
힐링으로 인한 마음치유 열풍은 해외 명상 수행자들의 방한으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담마수카 명상센터를 이끌고 있는 위말라람시 스님을 비롯해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의 창시자인 존 카밧진 박사, ‘승려와 철학자’의 저자인 프랑스 마티외 리카르 스님 등 세계적인 명상 치유가들이 잇따라 방한했다.
내년에도 이 같은 해외 명상 수행자들의 방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1월 초에는 아잔 브라흐만 스님이 한국을 찾아 동국대에서 열리는 세계명상힐링캠프를 지도한다. 또한 5월 경에는 틱낫한 스님의 한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10.SNS 포교 활성화 ‘눈길’
조계종 포교원은 올해 초 SNS를 이용해 불자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간 4개 이상의 어플리케이션 개발, 불자파워블로거 발굴·지원 등을 추진해 새로운 불교트렌드를 형성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실제 포교원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육바라밀’과 모든 계층이 사용할 수 있는 ‘성불도 놀이’, 마음일기를 쓸 수 있는 ‘어린이 마음거울 108’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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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많은 일도 이루어진 한해!! 이럴때 일수록 지혜와 자비를 모아야 겠지요....나무묘법연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