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덕사 정혜선원에서는 수월스님이
여러 날 동안 종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대중들은 모두 수월스님의 행방을 찾으려
했지만, 그분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마침내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해우소를
찾아보니, 수월스님이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문을 열어도 수월스님은 사람들이
와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는 뒤를 닦는 자세로 구부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고 계시나요?"
그제야 허리를 펴고 일어선 스님이 말했습니다.
"그놈의 쥐가 똥을 맛있게 먹고 있어서
재미가 있어서 구경했지요."
대중들은 황당하면서도 이런 경지에 어떻게
3일 동안 머물 수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수월스님의 문하에서 정진했던
성암스님이 성수스님에게 전해준 일화입니다.
또 한 번은 스님께서 산에 가셔서 나무를
한 짐을 해 가지고 공양간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언가를 끊이기 위해 무쇠 솥을 걸어놓고
아궁이에 나무를 넣어 불을 지폈습니다.
불꽃이 아궁이 속으로 금세 들어가고,
무쇠 솥 안의 물은 펄펄 끓기 시작했습니다.
수월스님은 다시 염불삼매에 들어갔습니다.
하나씩 나무를 아궁이에 넣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길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한 짐의 나무는 모두 타고, 솥 안에 있던 물도
모두 하나도 없이 증발해 버렸습니다.
무쇠 솥은 벌써 벌거벗게 닳아 올랐지만,
수월스님은 여전히 삼매일여 경지에서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만약 다른 스님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밤을 새워야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