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선교소식]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편견이든 충분한 근거가 있는 합리적인 판단이든, 일단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애써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그것이 비록 기독교인들의 지나치고 근거 없는 낙관론에 바탕을 둔 생각이라 하더라도 이슬람 온건주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생각을 거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 현실 세계에서는 어떤가? 적어도 가자 지구나 유디아, 사마리아 등지에서 온건주의자들을 찾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은 빈 라덴처럼 동굴에 숨어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백주대로를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다. 소도시나 마을, 난민촌 등 사람들이 모여 사는 어느 곳이든 테러리스트들과 강경주의자들은 있다. 그리고 그들은 숨어서 활동하지 않는다. 그 곳은 서로가 그 곳에 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너무나 빤하게 잘 알고 있는 곳이다. 자신이 테러리스트임을 숨기려고 해서 숨겨지는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테러리스트들은 그 곳 대중들의 협조가 없으면 단 하루도 생존할 수 없다. 그러나 전혀 그들의 생존과 활동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테러리스트들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비협조적이거나 딴 생각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 가차없이 처단해 버린다. 또한 팔레스타인의 학교들은 사실상 모두 이슬람 테러분자들의 영향력 아래 있으며, 이 곳에서 천진한 아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계열의 용사로 다시 태어난다. 이들 학교의 궁극적인 교육 목표는 가능한 한 어린 나이에 어린이 특유의 동심과 천진함을 제거하고, 이슬람 극단주의로 무장시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스라엘의 이슬람 사회에서 온건주의적인 이슬람은 죽은 이슬람이며 사이비 이슬람이다. 이런 논리적 기반에서 판단한다면 중동과 이스라엘의 대립 구도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시도인지도 모른다.
아프가니스탄을 생각해 보자. 미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도움으로 시대착오적인 탈레반 통치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헌법까지 제정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새 헌법은 철저한 이슬람 이념의 기반 위에 제정된 헌법이다. 또한 국가의 공식 명칭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기독교나 유대교, 혹은 카톨릭 지역으로 분류되는 유럽이나 이스라엘, 그리고 아시아의 몇 나라와 미국 등지에서 자신의 헌법이 성경이나 유대교의 이념을 기반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인들을 보지 못했다. 즉 그 나라와 사회가 종교적 이념과 기반을 철저히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나라는 이슬람 국가들밖에 없다. 미국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 때문에 지금도 여러 주에서 공공 장소에 세워진 십계명 조형물이나 기독교적인 조형물, 상징, 문구 등을 삭제해야 한다는 소송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가 이슬람 지역에 가서 이슬람 종교는 이 땅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하면 어떤 꼴을 당할까?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대통령이 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조차도 이런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국에 의해 옹립된 정치인 조차도 온건주의자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결국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많은 젊은 군인들의 생명을 희생시키고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면서 이루어 낸 일은 결국 하나의 극단주의 이슬람 정부를 몰아내고, 또 하나의 극단주의적인 이슬람 정부를 세워준 것에 다름 아니다. 물론 미국 정부의 손익을 종교적으로만 판단할 것은 아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한 것은 그 곳의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함으로써 미국의 안보적 위험을 제거하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은 제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보가 향상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미국은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졌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이라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다른 곳, 특히 별로 분쟁이 없는 곳에서는 온건한 이슬람 신자를 찾을 수 있는가? 유럽은 어떤가? 유럽은 이슬람 국가로부터 이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급속하게 이슬람의 세력이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이슬람 사회라고 볼 수는 없다. 영국 정부는 점점 커지는 이슬람 사회에 대한 극단주의자들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의 소득은 없는 것처럼 보이다. 이에 대해 비관론자들은 이슬람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성원은 기본적으로 극단주의자들이기 때문에 이슬람 사회를 극단주의자들의 영향력으로부터 차단한다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고 말한다. 그들은 영국 정부가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있으며, 이슬람의 극단주의적 속성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비판론자들은 나찌주의 치하의 유럽을 구하는 것은 나찌를 제거하는 것이지, 강경한 나찌를 온건한 나찌로 대치했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2차 대전 당시 온건한 나찌주의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찌주의 자체가 강경하고 극단적인 주장이며 이념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미국의 중동 정책의 핵심은 이슬람 강경 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온건 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수많은 실책을 저지르는 것은 바로 이처럼 처음부터 잘못 정립된 개념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