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동선동 한 군데에서만 30년 동안 치과를 하고 있는 차신정 박사...
그는 산지기의 오래된 친구입니다.
그들은 군대에서 친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한 곳에서 30년동안 치과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아시겠지요?
대학시절(연세대) 노래를 엄청 잘 해 보컬활동도 했었던 그...
30년 동안 치과를 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근방 초등학교 아이들 불소치료를 몽땅 해주었던 그...
예방치료에 주력하며, 인술을 베푸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그....
그렇게 돈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는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아주 오래전, 기타를 들고 'My way'를 부르는 그의 모습에 홀딱 반했던 나는 약간 떨리기도 했습니다.
4층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는 치과는 소박하고 잔잔했습니다.
보통 병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여성지는 하나도 없고, 성경과 어린이 도서, 각종 책들로 가득한 책장과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실내 장식이 편안한 치과...
산모퉁이에서 가져온 호박이 놓여 있네요.
저는 속으로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는 치과'가 되라고 기도했습니다.
다른 치과와 달리 오전진료만 하는 치과.
학생들을 위해 월요일만 오후까지 진료하는 치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하게 다가가 정성스레 치료하는 그...
환자가 모두 돌아간 오후...
그는 특별히 산지기의 이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진료실에서 오랫만에 만난 두 친구.....
자신의 글이 너무 건조해, 수필쓰는 법을 배워
'잇몸 잘 돌보기'란 책을 썼다는 그....
"한 개는 학교에서, 또 한 개는 집에서 쓰세요." 라며 좋은 치솔이라며 활짝 웃으며 치솔을 건네는 그....
오늘 그를 만난 것은 문학관 자료를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어찌어찌해서 그의 손으로 들어온 아동문학 관련 자료들....
"이제 마음이 놓인다.
그 자료들이 임자를 만난 것 같아서."
그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책임감 때문이지요. 부담감 때문이기도 하고요.
함께 점심을 먹고, 사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차신정이란 사람, 참 특별한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특별한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자동차 가득, 자료들을 싣고 돌아오면서 사람과의 관계와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인 것이지요.
앞으로 내 자신을 더욱 낮추며
주위 사람들을 귀하게 바라보겠노라고, 그런 결심을 합니다.
받은 자료 중 극히 일부 자료들을 꺼내 만져 보고, 뒤적여보고 한참을 그랬습니다.
문학관 만드는 일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듯해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앞으로 남은 일은 첩첩산중 어려운 일들뿐이겠지요.
하지만 천천히 나아가렵니다.
서두르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
그의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그 노래를.....
첫댓글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우선하는 차박사의 성품은 할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성품인것 같아요. 베푸는 많은 사람들은 벌어서 돈으로 남을 도와 주는데, 차박사는 아예 몸으로, 마음으로,인술로 남을 돕는 슈바이쳐입니다. 오랜 지인으로 지내며 많은 것을 배우는 산지기의 스승입니다.
진료실에 놓여있던 기타를 보며, 노래하는 치과의사의 모습, 참 아름다울 거란 생각을 했답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날은 심신이 기쁨으로 충만한 날일테지요. 덩달아 즐겁습니다
저도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ㅋㅋ 노력해야죠...
선생님의 훌륭한 성품을 우러러 보앗는데 또 훌륭한 치과의사 선생님이 계시네요.."유유상종" 하거늘 ~~ 멀리 대구에까지 행복바이러스가 전염되는 듯 합니다..알차고 보람된 방학 보내시길~~
감사합니다. 잘 봐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