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의 바둑이 굳어있다."
한중일 통합명인전 결승전 점심봉수시점에 녜웨이핑은 기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때 진행수순은 74수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말이 달갑지 않았던 기자가 "굳어있다"는 것이 무슨 말이냐고 되묻자 녜웨이핑은 "굳어있다"는 것은 "패하게 된 것을 의식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녜웨이핑이 구리에게 “그만 돌을 던지라”고 혹평
예전부터 구리는 흑을 잡았다는 아주 작은 심리적 우세가 승리의 동력이라고 여겨왔다. 또 이전 이창호와 대국결과를 보면 흑으로 이긴 승률이 백보다 훨씬 높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대국에서 흑을 잡은 구리의 포석이 별로 좋지 않았다. 쌍방 모두 속기로 두어지다가 좌하귀에서 아주 고전적인 변화가 나왔는데 이 형태는 예전 중일바둑쟁패전에서 녜웨이핑과 야마시로 히로시의 대결에서 나온 형태와 거의 일치한 것이었다.
실전진행을 본 녜웨이핑은 “구리가 그 바둑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당시 사부(녜웨이핑 자신을 가리킴)가 백으로 두었던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점심 봉수를 하자 녜웨이핑 “구리가 패배를 인정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런 바둑은 내가 젊었을 때라면 서너 수정도 두다가 던졌을 것이다. 어떤 때 보면 구리는 바둑같지도 않은 바둑을 둘 때가 있다.”는 평을 더했다.
녜웨이핑이 이런 해설을 하자 모두들 구리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녜웨이핑의 말이 인터넷 상에 나오자 많은 바둑팬들은 “구리가 희망이 생겼다. 녜웨이핑이 구리가 졌다고 하기 때문에 구리는 희망이 있다.”며 의견을 달리하기도 했다.
녜웨이핑 사과하다
오후 전투에서 이창호가 몇 차례 모호한 수를 두자 이 바둑을 해설하던 녜웨이핑은 “이창호가 사람을 아주 웃긴다. 혹시 기보가 잘못된 것 아닌가? ”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실 바둑팬들을 웃긴 것은 이창호가 아니라 녜웨이핑이었다.
그는 귀의 백돌이 아직 죽지 않았다고 오산한 것이다. 잘못을 알게 된 녜웨이핑은 곧바로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내가 늘 하던 실수를 이창호가 다 하고 있다” 며 흐리멍텅한 해설을 하기도 했다.
▲ 녜웨이핑의 해설오발탄 하지만 실제로 두 대국자는 모두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창호는 국후 “ 봉수 때나 중반이후나 내가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후반의 구리가 매우 강했다. 물론 실수도 있었지만 그는 선수를 잡아 괜찮다고 느낀 것 같다.” 총평했다.
구리는 흑을 선택한 것이 승인이라고 여기며 “느낌상 내가 백을 잡았으면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흑을 잡으면 적극적인 운석이 가능하다. 나는 이것을 끝까지 견지했을 뿐이다. ”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구리와 이창호의 공식대국은 13차례 치러졌다. 구리는 여전히 6:7로 뒤져있지만 13차례의 교전에서 무려 10번이나 흑을 잡은 쪽이 승리를 가져가 흑의 승률이 무려 77%나 된다.
구리에게 이 대국의 승리는 올해 아시안게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적어도 현재의 마음상태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전화인터뷰에서 구리는 “지금은 승패의 결과를 전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3번기를 그리 잘 두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나는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기사 : 成都商报(청두상보) 기자 장옌 출처 : 시나닷컴 번역 : 이기훈(사이버오로 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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