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설(雀舌)로 가는 길
정환웅 詩
산중에는 산중에는
향긋한 노래가 있어
아침 이슬 머금고자
작은 참새
혀를 내밀다.
차밭에서 노래하다.
작설이 되다.
산중에는 산중에는
파문이 일어
연둣빛 이랑에
세월 낚는 광주리를 띄워
차에 파묻히다.
파도 타는 이랑에
온몸을 던지다.
아낙의 섬세한 손끝에서
작설이 되다.
산중에는 산중에는
용들이 살아.
운무
요동을 치다.
용틀임
작설을 토해내다.
용허리에 매달려
용의 땀방울을 모아
다향 피워 올리다.
떫은 맛
쌉쌀한 맛
침샘을 물질하여
감도는
감로수의 맛
감칠맛
온몸을 적시다.
산중에는 산중에는
내 영혼을 씻어주는
줄무늬가 있어.
문명에 찌들린
내 육신 덮어주는
은은한 담요가 있어.
그것은
작설(雀舌)로 가는 길
2006.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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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설차
노수옥
보성 친구가 녹차 밭을 보내왔다
택배상자에서 참새의 울음이 쏟아진다
참새의 혓바닥 같은 여린 순에
구름이 떨어뜨린 봄비가 묻어 있다
차나무가 밀어올린 첫순
다관에 날개를 펼친 찻잎에는
허공의 투명한 힘줄이 들어있다
가마솥에 덖은 잎, 하늘을 쥐고 있던
연둣빛 손을 펴고 바람소리를 풀어놓는다
물에 풀어지는 몇 그램의 초록 향
참새의 울음을 혀끝에 올려놓고
귀는 굶기고 눈으로 마신다
-『미래시학』(2019년 여름호)
마로니에
마로니에 그늘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