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굼[2] smoking[3] / teasing / hazing / roasting[4]
위계서열을 가진 조직사회에서 벌어지는 행위로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5]행하는 언어폭력이나 가혹행위 등을 총칭한다.
갈굼이란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완전히 눌러놓아 서열관계를 각인시키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물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행위가 인간사회에서는 언어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 상명하복 식으로 운영되는 권위적인 조직일수록 많이 나타나며 당연히 서열의 위쪽에서 아래 방향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리학적으로는 본인의 권위를 상대방에게 재확인 받고 본인을 인정하고 두려워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 때 나타나는데, 갈굼이라는 계급에 기반한 강압적이고 가학적인 행위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공식적인 방법으로 용인되기 쉬운 조직일수록 빈번하게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군대, 교도소, 대기업, 공공기관 등과 같이 수직적인 구성을 가진 대형 조직들을 꼽을 수 있으며 다른 유형으로 외부와 차단된 독립조직에서 상급자의 생존전략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합리적인 문책이나 비판이 아닌 가학적인 갈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경우, 그 원인을 심리학적 부분으로 살펴보면 행위자가 자존심은 높지만 내면에 자존감이 낮은 부분이 많을수록 그 횟수가 많아지게 된다.[6] 자존심이 높은 분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껴질 때, 또는 타인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본인의 자존감이 낮은 부분이 건드려지거나 위협받았다고 느껴질 때, 조직에서 부여받은 본인의 위치를 이용하여 본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확인받는 것이 목적이 되면 특히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이고 악랄한 형태의 갈굼이 나타나게 된다.
공격적인 갈굼이 가장 빈발하는 곳은 역시 유사시 목숨을 위협받는 명령까지도 무조건적으로 수행[7]해야 하는 군대를 꼽을 수 있으며, 본질적인 특성상 앞으로도 군대에서 갈굼이 사라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즉, 갈굼을 일종의 필요악으로 용인하는 것인데 이것이 전쟁과 같은 빡센 상황이 아님에도 인간의 본능적인 지배욕과 맞물려 악용되는 것. 본인의 순수한 능력만으로 타인이 본인을 무서워하고 인정하게 만들기는 대단히 어려운데 반해, 갈굼이 용인되는 조직에서는 이것이 계급만 높다면 너무나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지배욕구와 인정욕구가 총족되며 얻는 쾌락에 점점 중독되게 된다.
누가 갈구느냐에 따라 누가 서열이 높은지 분간이 되듯[8] 상명하복이 필요한 조직에서는 서열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갈굼이 일상적인 경우가 많다. 군대가 위는 명하고(상명) 아래는 복종(하복)하는 대표적인 조직인지라 군대에서는 일상적이다. 즉, 갈구는 행위는 상대의 기를 죽여놓으며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행위로서 갈굼을 당하면 평등-대등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로 바뀌어 부려먹기 편한 상태가 되는 것. 서열이 높아도 만만해 보이면 임병장 사건처럼 후임들이 선임을 놀려먹는 경우[9]가 생긴다. 극기훈련에서도 만만해보이는 조교에게는 맞먹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말을 잘 안들으려 하나, 갈궈대는 무서운 조교에게는 눈치를 보며 말을 잘 듣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갈굼의 특징은 본인이 갈굴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갈굼의 행위조차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때린 사람은 기억 못해도 맞은 사람은 기억하는 전형적인 예다. 한국은 징병제 국가라 대부분의 남성들은 갈굼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군대 얘기가 나왔을 때 모두 자기가 갈굼당한 얘기만 하지 후임을 갈구는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마 본인을 지독하게 갈궜던 선임도 술자리에서는 자기 갈굼당한 얘기만 하고 있을 것이다. 막상 자신이 갈군 것은 후임 교육이었니 장난이었니 하며 둘러댈 것이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 예다.
점잖은 말로는 견책, 문책, 책망, 훈계 등이 있지만 이건 갈굼과는 별 상관없는 말로 봐야 한다. 상대를 모욕하지 않는 상태에서 상대의 행동을 바꾸면 훈계이고, 상대를 모욕하면서 상대의 행동을 바꾸면 갈굼이다. 물론, 상대가 바뀌기를 바라고 갈굼한다는 이유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그냥 상급자만 일방적으로 좋은 행위에 불과하다. 갈궈서 후임이 잘 하면 '다 내가 잘 갈군 덕이다'라고 하면 되고 못 버티고 조직을 나가거나 자살하거나 하면[10] '그 정도도 못 버티냐 병신'이란 말로 정신승리가 가능한 행위.
갈굼이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으나, 좋은 건지 나쁜 건지에 대해서는 대개 '나쁘지만 필요하다'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즉, 어쨌든 나쁘다는 것에는 반론을 찾기 힘들다.
폭행과 다르게 녹취라도 하지 않는 이상 가시적인 흔적이 남지 않는다. 갈굼에 의해 하급자가 복종적인 태도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인 이상 앞으로도 사라지지 못할 악습이다. 듣고 있는 하급자는 그 지위와 과격함에 벌벌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에[11] 상급자의 지배욕을 충족시켜준다.
갈굼의 부작용은 당사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나 스스로 죽음을 택할 동기가 될만큼 강하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옆에 두고 하급자 개개인의 정신적 피해를 가늠하며 갈굼을 자제할 정도로 감정 조절에 능한 상관은 단언컨대 매우 드물다. 결국 지금도 누군가는 갈굼을 당하고 있다.
2. 상세
대한민국 국군에서 구타와 가혹행위가 근절되어 가면서 사실상 후임을 손보는 유일한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관용구. 직접 손은 대지 않아도 수령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 및 굴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굉장한 스킬이다. 그리고 이게 상당히 해학적이라서 웃음 나오는 것을 참아야 한다.
진정한 군대의 갈굼이 뭔지 알고 싶은 사람은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문서에 나와 있다. 갈굼이란 갈굼은 모조리 나와 있다.[12] 여담으로 영화제작시 촬영 협조받고자 국방부에 제출한 줄거리와 제작 후 줄거리가 너무 달라서, 국방부에서 항의했다는 일화가 있다. 결국 신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어느 부대를 가든 갈굼 전공자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2.1. 갈굼이란 무엇인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언어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목표는 하급자의 마음을 공격하고 학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학대받은 하급자는 최대한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행동의 변화를 가하게 된다.
갈굼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갈굼을 왜 하는지, 또는 갈굼을 들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군대에 입대한 뒤에 본인의 아래로 후임이 들어올 경우 상대에 대하여 암묵적으로 갈굼 가능권이 생긴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의 정신에 언어폭력을 가하게 되고, 상대의 입장에서는 좋든 나쁘든 간에 선임이 전역할 때 까지 이를 참아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정신에 가하는 언어폭력에는 장사가 없기 때문에 언어폭력을 통해 상대방의 정신에 타격을 입힌다는 기본 원리만 이해한다면 본인의 후임으로 누가 오던지 간에 제압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체격과 체급, 용모등 외형적 요인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굼이라는 행위가 반복될 수록 상대의 정신에 가하는 데미지 또한 점점 커지게 된다. 때린 곳에 또 때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체가 아니라 정신에 대한 타격이므로 행위가 반복됨에 따라 정신에 가하는 충격 또한 커지게 된다.
2.2. 무엇을 어떻게 갈구는가?
무엇을 갈구는가? 갈굼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번째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이다.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서 지적하기 위해서는 선임은 후임보다 하나라도 더 알고 배워야 한다.
두번째는 선임의 '마음'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일이더라도 누군가의 눈에는 거슬린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이것이 사실상 갈굼의 기준이다. 자신의 선임이 갈굼을 시전한다면 후임의 입장에서는 내 선임이 이 부분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들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한결 수월하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홍인방이 세금을 어떻게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 "그냥" 이라고 답변한다. 그리고 대대적인 숙청을 가하는 이방원의 대사 중에 "죽음과 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갈굼 또한 이와 같아서 "옳고 그름"과 갈굼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리고 "그냥"한다. 무엇을 지적할지에 대한 기준은 선임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갈구는가? 갈굼은 언어폭력의 일종이기 때문에 말하는 투와 어조, 그리고 분위기가 중요하다. 상대로 하여금 지금 내가 갈굼을 당하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말투, 어조여야 한다. 같은 말이라도 곱게 말하면 그것은 갈굼이 되지 않는다.
갈굼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대화를 시작한다. 처음부터 갈굼을 시전할 필요가 없다. 일상적인 대화인 것처럼 시작하여 본인의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을 대화의 주제로 이끌어 낸다. 이제 여기서부터 갈굼을 시전한다. 상대로 하여금 본인이 갈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말투로써 대화한다. 상대의 반응이나 답변을 들어본다. 어설프게 수긍하기 or 무시하기 반응이나 답변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이 부분에 대하여 지적한다. 다시 상대방의 반응이나 답변을 들어본다. 마음에 안 든다면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지적한다.
지적이 반복될수록 상대방의 정신에 대하여 학대가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갈굼을 시전하는 입장에서는 100번 싸워서 100번 모두 이길 수밖에 없다.
상대가 지적을 당해서 변화가 없는 경우, 그 목표가 상대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면 지적한 쪽 입장에서는 분통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목표가 상대를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면 변화가 없을 경우 그만큼 계속 반복하여 갈굼을 할 수 있으므로 상관에게는 유리하다. 갈굼을 통해 변화가 없다면 계속 우려먹을 수 있는 주제가 생겼기 때문에 분통이 터질 것이 아니라 땡큐~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갈굼에 있어서는 논리정연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논리에 자신없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상관이 하는 말을 상관 스스로 지키지 않는다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세번째는 후임이 마음대로 행동한 경우이다. 후임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우는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첫째는 선임의 지시를 받지 않았지만 군 생활을 좀더 잘 해보려고 스스로 행동한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본인이 편하기 위해 게으름, 또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이다. 후임이 스스로 판단하여 행한 행동이 잘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본인이 편하기 위함인지를 구분하고 후자인 경우에 가차없이 갈굼을 시전하게 된다.
넷째는 계급사회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서열 관계를 무너뜨리는 행위 일체가 된다. 이에 해당한다면 어떠한 행위이든지 간에 모든 것이 갈굼의 대상이 된다. 예외가 있다면 선임의 선임이 고의로 지시하는 경우 밖에 없다. 후임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경우는 크게 2가지 이다. 하나는 사회 경험이 없어서 몰라서 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고의로 하는 경우인데 이는 하극상에 해당한다.
이론이 전부가 아니다. 실전 감각을 익히자. 위 기준의 구체적인 사례를 알고 싶다면 본인의 지인(군필자)에게 물어보자.!
2.3. 잘 갈구는 유형
갈굼으로 악명을 떨치기는 사실 마음먹고 해보려 해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단 성격도 타고나야 하고[13] 갈굴 때 나오는 표정, 목소리에 카리스마가 있어야하며 갈굼의 분위기 조성 및 갈구는 논리를 잘 구축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꼭 험악하게 생겼다고 갈구는게 무서운 것도 아니고 온순하게 생겼다고 무섭지 않은게 아니다. 생긴건 험악하게 생겼어도 목소리가 새소리라든가 갈구는 논리가 앞뒤가 안맞아 듣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든가 하면 갈굼의 이펙트는 급전직하. 반대로 온순하게 생겼어도 한번 갈굴 때 위에 걸 잘해서 사람 잡는 선임들은 그야말로 말걸기도 두려운 존재.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안 해보고 살았거나, 선후배 같은 상하관계를 겪어보지 않고 그냥 친구들하고만 지내오던 사람이라면, 남을 갈구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또한 만만한 인상이면 효과가 매우 크게 떨어진다. 이럴 경우에는 자신에게 맞는 컨셉을 찾아야 한다. [14] 자기 덩치에 비해 산 만한 후임은 갈궈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역 날 장난이라는 미명 아래 먼지나게 두드려 맞고 찝찝한 기분으로 나가는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보다 거친 환경에서 거칠게 살다 온 후임일 경우, 어지간해서는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또한, 후임들 앞에서 자기부터 어느 정도 일을 잘해야 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갈굼의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평소 후임들 앞에서 쪽 먹는 짓을 많이 했다면 괜히 갈궈보며 분위기 잡으려다 개망신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어차피 같이 고생하는 전우들인데 좋게좋게 전역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개갈굼으로 악명 떨치는 선임은 크게 3분류로 나뉘게 되는데, 첫째는 밖에서 깡패질나 양아치질을 하다 왔거나 거칠게 살아온 사람. 걸쭉한 욕을 섞어 정공법으로 공격하는 스타일로 "너 같은 새끼 밖에서 만났으면 진짜 죽여버렸을 건데, 이건 뭐 여기선 때리지도 못하고… 씨발!"이라는 말을 남발하며 정말 살기를 풀풀 풍긴다. 진짜 열받게 하면 그냥 죽여버리고 영창 갔다온다는 마인드로 군생활하는 부류다. 성질은 더러워도 착한 부류가 있는가 하면 성질도 더러운데 악랄하기까지한 부류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정말 조심해야한다. 밖에서 일반인과 범죄자의 경계선에서 살다온 부류. 동기, 심지어 선임들도 이런 스타일의 병사가 짬을 먹기 시작하면 건들지 않는다. 그냥 무조건 조심하고, 욕먹으면 무조건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어주는게 군생활 편히 하는 길. 다만, 이런 스타일은 생각보다 아래 두 스타일처럼 쪼잔하게 갈구진 않는다. 또한 한번 이쁨을 받는 후임으로 인정받으면 오히려 다른 선임들이 갈궈도 막강한 포스로 실드를 쳐주기도 하는 등, 군생활이 이런 스타일의 병사 덕분에 풀리기도 한다. 이런 부류의 병사에게 찍혔을 때는 긴장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 풀리진 않는다. 잠자리 날개를 뜯으며 즐거워하는 어린애 같은 속성이 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호감을 얻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적당히 웃음거리도 돼 주고 센스있는 대화와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군대에서 이런 스타일의 병사에게 계속 괴롭힘 당하는 병사들은 이 부분이 부족해서 괴롭힘의 악순환을 못끊어내는 경우도 많다. 괴롭힘 당하는 병사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런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병사들도 있기 때문에 그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둘째는 타고난 언변가들. 타인을 세치 혀로 이리저리 굴리고 남을 논리정연한 말로 괴롭히는데 능숙한 스타일이다. 머리가 좋다는 평가를 듣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머리가 특출난 것도 아닌데 갈굼에 타고난 인간들도 있다. 본인도 선임에게 욕먹는 걸로 후임을 갈구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평소 자기부터 타의 모범이 되는 군생활을 하며 본인은 더 윗 선임들에게 욕먹을 거릴 거의 안만드는 경우가 많다는게 공통점이다. 평소 주변 선임들과 친목질도 잘 해놔야 이런 스타일의 병사가 될 수 있다. 자기 선임과 사이가 안좋으면 후임을 갈구는 데 더 윗 선임이 치고 들어와 "적당히 해라"라든가 "야 너나 잘해" 이런 식으로 산통깨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런 부류는 본인이 비교적 군생활을 잘 해왔고 주변에서도 인정받기에 후임들의 못하고 잘하고에 대한 기준 역시 높다. 이런 부류는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다고 바로 갈구는 것이 아니라, 모두 기억해두었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수 없는 갈굼을 한번에 터뜨린다. 당사자도 기억 못하는 사소한 잘못들까지 하나의 명제로 엮어 폭풍처럼 갈구는데 제대로 당하면 그야말로 멘탈붕괴. 무대포로 갈구는게 아니라 내 욕인데도 듣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논리로 "너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개새끼다." 라는 결론을 내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이들이다. 상상만으로는 별로 안 무서울 것 같지만, 제대로 시전하는 선임을 만나 실제로 당해보면 첫번째 부류보다 정신적 데미지가 훨씬 더 크다. "W라는 사건에 대해 갈궈서 M으로 변명하며 빠져나가려하면 이 때를 위해 참고 넘어가줬던 B, R, E라는 예전 사건을 함께 엮어 카운터친다."는 식으로 치밀하게 함정을 파놓고 갈굼을 던지기 때문에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갈구는 타겟의 변명거리도 전부 예상해놓고 과거에 비교적 조용히 넘어가줬던 비슷했던 실수들까지 다시 전부 엮어 잔인하게 함정파기를 끝낸 후 시작하며 심지어 처음 시작을 가벼운 갈굼으로 위장해 일부러 변명을 유도하게 만든뒤 그 변명을 논파하며 씨알도 안먹히는 변명을 한다고 갈궈버린다. 어떻게 되든지 간에 결국 "그래서 너는 쓰레기다. 동의함?" 으로 끝나게끔 설계가 완성되어있기 때문에 선임에게 꼬박꼬박 말대답하기 힘든 군대의 특성상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일단 본인부터 짬찬 이후로는 엔간해서 뭐 잘못해서 욕먹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는 정말 이 인간보다 못난 인간인가' 하는 심리적 자괴감까지 들게만든다. 다만 이런 부류는 첫번째와는 다르게 합리적인 성격인만큼 꾀 안부리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최대한 어필하면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런 스타일에게 욕 안먹고 군생활하기는 불가능하며 갈굼을 덜 먹고 더 먹고의 차이인데 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크므로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조심해야한다.
셋째는 타이밍을 잘 노리는 경우. 이들의 경우는 무섭다기 보단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전혀 쌩뚱맞은 상황에서도 후임병과의 대화중에서 꼬투리를 잡아 기습적으로 갈구거나 주변 환경을 기가 막히게 이용하는 타입인데, 쉽게 말해서 선임이 A라는 내용으로 갈구려고 벼르고 있다가 후임을 만나 A와는 관련없는 대화를 나누는 중 후임이 B에 대해 말을 하면 재빠르게 타이밍을 잡아 B를 어떻게든 A에 대입하여 기습적으로 갈구는 형식이다. 위의 두 부류보다 더 피곤할 수 있는게, 정해놓고 갈구는게 아니라 언제 어떻게 뜬금없이 기습적으로 갈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후임 입장에서는 해당 선임을 대할 때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는 효과가 따른다. 다만 진짜 크게 잘못한 걸로 갈구는게 아니라서 논리성도 좀 떨어지고 세게 갈구는게 어렵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이런 경우는 위 두 부류에 비해 포스는 떨어지고 시전하는 선임도 반은 장난식인 경우가 많다.
누구든 이것을 잘 하는 선임병이 전역하는 날을 본인이 전역하는 날보다도 더 목이 빠져라 학수고대하게 된다.
2.4. 갈구는 장소와 시간
갈굼 하면 흔히 인기척이 드문 으슥한 장소를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갈굼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장소는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정말로 여러 명이 같이 으슥한 장소로 불려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내무반에서 당할 수도 있고 병사식당이나 PX에서 당할 수도 있고 초병 근무 중 당할 수도 있고… 부대 안에서 누군가 갈굼당하고 있는 장면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침 6시에 기상하자마자 뭔가에 의해 심기가 불편해진 병장의 폭풍 갈굼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도 결코 드물지 않다.
몇 달 차이나지 않는 후임을 갈굴 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한다. 실수 타이밍에 바로 불러서 실수를 지적하고, 움츠러든 사이 신체적으로 손상이 없지만 짜증나는 갈굼 행위로 분노를 유발시켜 그것을 빌미로 2차, 3차의 갈굼을 퍼붓는 쪼잔함과 비겁함이 포인트라고. 하지만 몇 달 차이나지 않는 후임 역시 눈치가 있어서 간부와의 관계망이나 다른 선후임간의 관계망을 형성하며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다면, 그대로 역관광 처먹고 전역하는 그날까지 뒷방에 처박혀서 '어이, 김뱅, 축내는 게 밥뿐인데 눈에 좀 보이지나 말지?' 따위의 말이나 듣다가 전역할 수 있으니 알아서 하자. 본인 일에 철저해서 군생활에 하자가 없다면 아무래도 짬이 권력이겠지만, 단순히 갈구기 위해서 일을 fm대로 열심히 하려면 그러던가…
후임병이 좀 생기면 갈굼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가까운 후임병이 잘못하면 후임병 관리 안 한다며 또 갈굼 당하게 되고 상병이 되면 애들 관리 안 한다면서 갈굼당하게 된다. 병장 정도 되면 선임병으로부터의 갈굼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지만 오히려 간부들이 갈굼의 주 표적으로 삼기 가장 좋은 계급이 병장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선임병이 갈구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15] 그럴 경우 짜증은 2배다.[16] 그리고 가끔 가다 자기를 무지 갈구던 연하의 병장이 알고보니 자기 학교 학과 후배임이 밝혀지는 등의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건 갈구기 전에 알아채는 게 보통이다. 일면식도 없더라도 학교나 연고지 정도는 물어보는 게 보통이라서… 근데 알고도 그러는 인간도 있다. 모르면 봐줄 수도 있다지만, 알고도 그랬으면 그 후배가 나중에 어떻게 됐을지는…
2.5. 갈굼의 신분별, 문화별 차이
연예계 사이에서도 이런 일은 무척 흔한듯 하다. 연예병사로 입대한 연예인들은 간혹 자기보다 나이 어린 동기나 데뷔 후배에게 군대 선후배라는 이유로 갈굼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듯. god의 김태우는 이런 모습이 싫어서[17] 아예 연예인 선배고 후배고 없는 수색대에 자원했다고 한다.
간부들끼리의 갈굼도 있는데 그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군사령부급 이상의 대부대의 경우 준장이 소장에게 갈굼당하거나(그 유명한 자네 별 달면 군생활 끝날줄 알았나?)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물론 병사가 보는 앞에서 간부끼리 갈구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 간부끼리 모인 자리에서 하기 때문에, 병사가 그 광경을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18] 어쩌다 병사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경우 경계 근무 도중 아주 좋은 뒷담화 잡담거리가 된다. 간부는 병사들과 달리 각각의 책임이 막중한 만큼, 잘못을 했을 때의 갈굼 강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권에서는 구 일본군의 잔재로 인해 각국의 군대 내에 이러한 행위가 널리 퍼져 있었다. 이후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은 일본군을 해체하고 자위대를 창설하여 병영부조리를 없애고자 노력하였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가혹행위가 남아있다는 것이 문제. 반면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던 중국군은[19] 이런 병영부조리를 완전히 없애고자 노력하였고, 국민들에게 뿌리깊은 혐일 감정을 가지도록 세뇌시키고, 전군,아니 전 국민에게 만민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혁명 사상을 주입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20]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중국군 내부의 가혹행위는 사라지지 않았는데, 다음 영상을 보자.중국 軍, 신병 '무차별 구타' 동영상 파문 / YTN 원래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라 언론 통제를 하여 홍콩 민주화운동 등 일반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도 철저히 은폐되는 판국에, 하물며 폐쇄적인 군대의 일이라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당장 위 영상도 자체적으로 적발하여 징계한게 아니고 지들이 자랑스럽게 영상 찍었다가 영상이 퍼져 나가며 적발된 거라서, 만약 영상을 찍지 않았다면 지금 아무도 저런 일을 몰랐을 것이다. 또한 위 영상에서 태연한 분위기를 보면 관습적으로 내려왔구나란게 느껴질 것이다. 영상처럼 선임들이 신병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군기잡는 문화가 과연 언론에 보도됐다고 바뀔까? 물론 동영상을 찍거나 외부 유출은 철저히 금지하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동양권의 군대와 대한민국 국군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각 국의 국방부에서는 이러한 가혹행위를 줄여보고자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 자체가 일반 사회와는 좀 다르게 굴러가는 특수한 조직인지라, 당장 나의 세대에서 완전히 없어지길 바라는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내전기나 건국 초기만 하더라도 일반병과 고위 간부들 사이의 관계까지도 수평적이고 평등했다는 평가를 내외에서 받던 인민해방군마저 이럴진데,위계구조가 수직적인 스탈린 시대 소련식 군사문화를 그대로 흡수한 북한 등의 국가들은 굳이 서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특히 중국은 '모병제'임에도 구타가 있다는 점에서 절망적이다. 더군다나 양질의 엘리트층을 뽑는다는 중국군에서 말이다. 사실 한국에서도 공군 정도만 되도 조금 배운 애들이 많아서 '징병제'임에도 무식한 구타는 찾아보기 힘든데 말이다. 사실 '대륙의 기상' 동영상을 보면, 버스에서 성추행하는 남자를 아줌마들이 달려들어 주먹과 발로 무차별로 폭행하여 때려잡거나 쿵후축구 등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중국 특성을 떠올리면 군대에서 구타가 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닐 것이며, 그나마도 모병제인게 천만다행이지 징병제였으면 한국은 명함도 못내밀 뻔.[21] 다행히도 중국은 '모병제'라서 도를 넘는 악질적인 구타와 괴롭힘 등은 거의 없을 것이나[22], 위 영상처럼 한국군 수준의 일반적인 구타 정도는[23] 공식적으로 금지시킨다고 하더라도 암암리에 행해지고 중국군도 예외는 아닌것. 하물며 구타보다 숨기기 더 쉬운 갈굼을 완전히 없애는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서양권은 일본군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서 좀 덜한 편이지만 러시아군 같은 경우는 전세계에서 짱먹을 정도로 갈굼과 가혹행위가 유명하다고 알려져있다. 갈굼이 꼭 일본군의 잔재라고만 볼 수는 없는 이유 중 하나. 위에 말했듯 군대와는 상관없는 학교나 직장 등 기타 사회생활에서도 상사는 아랫사람들 갈구게 되어 있다. 힘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들 무시하며 갈구는 것도 마찬가지. 결국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폭풍 갈굼을 시전하는 악질 상관이 꼭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풀 메탈 재킷의 하트먼 상사가 대표적. 이게 서양인들 시점에서는 상당히 신선했던지라 크게 히트쳐서 지금도 서양권 군대 관련 작품속에서는 꼭 하나쯤 하트먼 상사 같은 캐릭터가 나오곤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막장 오브 막장으로 악명높았던 나치 독일 시절의 독일 국방군은 의외로 병영부조리나 갈굼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멀쩡한 정신으로 학살, 약탈, 강간을 일삼았던걸 보면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2.6. 징병제와 갈굼
위에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구 일본군이나 현 한국군, 현 아시아권 군대, 현 러시아군, 그리고 1960년대 이전의 미군의 특징은 바로 '징병제'라는 것이다. 반면 1960년대 이후의 미군과 현 중국군은 '모병제'라는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취업 실패해서 군대 간다는 인식이 있는 일본 자위대와는 달리, 중국군은 그 대륙 인구빨 특성과 중국 공산당 진출이 보장되어 출세길이기도 하여 사회적 인식도 좋아서 '엘리트급'들이 선발된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중국보다 더 심한 혐일 감정을 가지고 친일청산했다고 떠벌리는 북한군은 상상을 초월하는 갈굼을 가지고 있다. 북한군도 징병제다.[24]
사실상 구 일본군 특유의 문화라기보다, 구 일본군도 징병제로 인해 갈굼문화가 탄생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징병제 하에서 군대에 마지못해 끌려와 의욕이 없는 청년을 단숨에 군기 바짝 들게하는데 갈굼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모병제는 군대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 원해서 지원한 것이고 직업이기에 본인이 스스로 열심히 하려고 하며, 또한 못하면 진급에도 지장이 있고 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본인이 의욕적으로 열심히 한다. 굳이 갈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징병제는 군대에 대한 사명감도 책임감도 없이 그냥 성인 남성이면 아무나 다 강제적으로 데려온 것이다보니, 딱히 의욕이 없는 사람도 많고 반항적으로 불만을 가진 사람도 많고 그냥 풀어주면 개판되는 경우가 많다. 조교가 친절하게 대해주는 예비군 훈련 분위기를 연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렇게 밍기적대는 청년들을 단숨에 빠릿빠릿하게 군기들게 하는데는 갈굼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훈련소에서도 부모님 계실 때는 조교가 나긋나긋하게 굴다가, 부모님 가시면 단숨에 돌변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그런 이유고. 징병제 하의 병사들은 군대가 직업도 아니고, 딱히 대단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성실하게 근무할만한 동기부여(당근)가 결여된 상태에서 갈굼은 병사들을 성실하게 근무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험한 아저씨들이 많은 노가다판에도, 걸핏하면 막말로 알바생들을 갈구는 호텔알바도 최소한 구타는 없다. 노가다 아저씨들이나 호텔리어들이 인권 의식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일단 다들 본인이 돈 벌려고 온 것이기에 스스로 열심히 하려고 하며, 좀 요령을 피운다라고 생각될때는 "너 그러다 짤린다"라는 경고만 줘도 군기가 바짝 들어 안 짤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정 마음에 안들면 갈구거나 구타할 것도 없이 그냥 짤라버리면 그만이다. 근데 징병제는 짜를 수도 없고 무조건 18개월간이나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제28보병사단 의무병 살인사건의 주범이자 가해자인 이찬희 병장 역시 후임일 때는 소원수리를 긁어대는 등 선임들 속을 꽤나 썩이고, 선임이 되어서는 엄청난 가혹행위로 결국 사람 잡았는데, 이 상상초월 가혹행위는 군대의 문화라기보다 폐쇄된 공간에서 또라이가 절대권력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실제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도 폐쇄된 공간에서 죄수와 간수로 14일간의 역할을 수행시켰더니, 간수 역할의 자들이 이 병장 비스무리하게 변질되었고.
한국군은 명목상 가혹행위를 권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대 분위기는 선임들의 인성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선임들은 괴롭히길 좋아해서 갈구는게 아니라 그저 후임을 성실하게 복무시키는 수단 정도로만 사용하며, 후임이 근무만 잘하면 딱히 터치하지 않고 오히려 후임을 동생처럼 잘 챙겨주기도 한다.또 후임병이 선임병을 대할 떄 잘 갈구는 선임에게는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쓰고 그렇지 않은 선임에게는 해이한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즉 선임병으로서 후임병에게 서로간의 역학관계를 확인시키기 위해서 갈굼을 사용할 수 있다. 헌데 일부 또라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악용해서 자신의 가학본능을 충족시키다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군 항목에도 러시아군의 심한 가혹행위에 나와있는데, 당연히 러시아군 자체에서 이런걸 권하는 게 아니다. 거기도 징병제라 선임에게 갈굼권을 주다보니 일부 사이코패스 같은 녀석들이 후임을 재미로 괴롭히고 때리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러시아군 항목에서는 이에 대해 러시아는 돈 있고 능력있으면 군대를 빼는 일이 잦아서 병사들 중 상당수가 초등/중등교육 미수료자, 정박아, 범죄자라는 등 심각한 질적 저하가 보이고 있다고 했는데, 징병제 특성상 사이코패스 같은 또라이들도 다 복무하게 되고, 이들이 갈굼권을 갖게 되면 따분한 군대에서 재미로 후임을 괴롭히며 가학행위를 즐기다가 한번씩 사고를 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후임을 성실하게 복무시키는 수단으로만 갈굼을 사용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이들은 괴롭히는거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기에 갈굼 그 자체가 목적으로 상상도 못할 가혹행위까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원래 어지간한 악질들도 말년병장쯤 되면 만사가 다 귀찮아서 그냥 구석에 처박혀 자거나, 공부하거나, 착하게 변하게 마련이다. 병장 항목에는 일병은 짬밥 차이가 나서 쪽팔린다고 안 건드린다고 나와있으며, 심지어는 병장이 일병 직접 갈굴 정도면 병장 잘못이라기보다 일병이 불멸의 고문관이라는 구절까지 있을 정도다.(그만큼 병장이 일병을 직접 갈구는건 드물다는 의미) 헌데 이 병장이 윤 일병을 직접 괴롭히고 폭행하며 즐긴 것은, 어떤 문화를 계승한 게 아니고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갈굼권을 자신의 가학욕구를 충족시키는 용도로 악용했음을 알 수 있다. 가혹행위만 봐도 치약 1통 먹이기 등, 윤 일병을 성실하게 복무시키려는 목적과는 아무 상관없고 그저 자신의 변태적 가학본능을 충족시킨 것일 뿐이다. 가혹행위가 구 일본군의 잔재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앞으로도 없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바로 이런 사이코패스들도 무차별로 징집되어 선임이 되어 갈굼권을 갖게 되는 징병제 시스템 때문이다.
일반 직장이나 모병제라면 이 병장같은 또라이 선임 만나면 그만둘 자유라도 있지, 징병제는 그만둘 자유마저 없다. 만약 모병제였다면 자기가 잘못해서 욕 좀 먹는 정도는 넘어갈 수도 있으나, 구타를 하거나 이 병장처럼 치약 1통 먹이기 등 이런 짓거리까지 한다면 그만둘 각오하고 고발하고 뒤집어놓을 수 있으며, 또한 선임 역시 자신의 직업이므로 도를 넘는 가혹행위까지는 하기 힘들 것이다. 자기도 옷 벗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일반인들도 직장에서 짤릴까봐 두려움에 열심히 근무하는 판국에, 더군다나 군대에서 말뚝박고 있다가 짤려서 사회에 나오면 적응도 쉽지 않으므로 열심히 근무하려고 하며, 당연히 도를 넘는 가혹행위는 자신의 평생직장을 상큼하게 날려버릴 위험이 있으므로 자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모병제에서 이런 걸 방관하면 아무도 입대하지 않는다. 즉, 모병제 시스템 자체가 가혹행위를 억제할 만한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괴롭히던 후임이 언제든 그만두고 날 고발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견제효과가 있다. 하지만 징병제는 후임에겐 그만둘 자유가 없고, 선임에겐 어차피 군대는 전역날까지 시간 때우는게 목적이니 또라이같은 선임 걸리면 온갖 해괴한 가혹행위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타와 갈굼을 전면 금지하면 평화로운 군대가 정착될까?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노무현 정권 시절 기사를 참고해보자. '이등별'만 양산 신병영문화 헛구호 2005-06-20 군대의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위에서는 '쫄따구 없애라' '인격모독하지 마라'며 편하게 지시만 내렸다며 결국 작업 하나만 하더라도 서로 '해라, 못한다' 다투다 선후임병 모두 영창가거나 아니면 내무반에서 갈등을 겪게 됐다면서 이등병이 아닌 이등별을 양산했다는 내용이다. 왜 한국에서 구타/갈굼이 존재했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징병제 하에서 불특정 다수를 막 끄집어와 단숨에 빠르게 적응시키는데는 구타/갈굼이 직빵이기 때문이다. 구타가 가장 효과가 직빵이나 최근 구타는 금기시되는 분위기라 갈굼쪽으로 최적화 되어 발전되었다. 이렇듯 징병제 시스템 하에서 구타/갈굼은 빠르게 군기잡을 수 있어서 애용되어 왔는데 그러다보니 일부 막장들이 이걸 악용해서 후임들을 괴롭히는 부작용이 생겨났던 것이고 무작정 금지하면 '이등별' 같은 문제점이 탄생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인권 강화 추세에서 구타는 안되고, 그렇다고 무조건 잘대해주면 군기잡기가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최근엔 그 접점으로 갈굼이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군대 애니메이션 : 창'이 특이한 것은, 보통 사회에서는 병장을 가해자, 이등병을 피해자 구도로 묘사하기 마련인데, 이 애니메이션의 구도는 역으로 최악의 고문관인 이등병을 만나 시달리는 병장을 다룬 만화란 것이다. 결국 영상 중간에 너무 화가난 병장은 이등병을 마구 구타하기도 하는데, 댓글에 보면 군필자(로 예상되는)들은 저 병장에 완전 공감한다고 하고, 군미필자(로 예상되는)들은, 무조건 폭력은 나쁘다며 원칙론을 고수하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징병제가 아니면 저 '창'에 나온 막장 이등병같은 유형은 애초에 나올 수가 없다. 스스로 직업으로 삼을려고 온 사람들이니 스스로 열심히 하니까. 헌데 징병제 군대에서는 필연적으로 저런 막장 이등병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단 신체에 결격사유만 없다면 무조건 끌고 오니 위 이등병처럼 군대 적성에 전혀 맞지 않은 단체생활 부적응자도 억지로 끌려오는 사례가 생기며, 그나마도 고문관이라도 스스로 열심히 하는 노력이라도 보이면 어느 정도 노력으로 커버 가능하기도 하고 용인해주는데, 고문관이 배째라 나오면 답이 없다는 것이다. 짜를 수도 없고, 무조건 2년간 데리고 있어야 하는데 상대가 배째라로 나오면 어떻게 하는게 올바른 해답일까?
가장 좋은 건 간부가 직접 그 병사를 징계하는 것이지만 많은 간부들이 그럴 의지가 없어서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과거 한 사병이 간부의 갈굼에 유서 써놓고 자살한 적이 있었는데, 간부가 이 사병을 괴롭히게 된 계기가 구타사건이 발생하여 간부가 진급에서 탈락되었다는 이유때문이었다. 이 사병은 피해자였으나, 어쨌거나 부대 내 구타사건으로 인해서 진급 탈락하자 오히려 분노해서 갈궜던 것이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 간부가 올바르게 징계하기를 기대한다? 게다가 징계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징병제 하에서는 각 부대내 할당량 인원이 정해져있는데, 즉 누구 하나 영창 보내면 다른 군인이 대체로 와주지도 않고 부대원들의 업무 분담량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당연히 간부 자체가 징계 자체를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위 사례는 피해자였음에도 간부에게 찍혀서 갈굼당하다 자살했음을 떠올려 보자), 간부 입장에서는 저 쫄따구를 빠르게 적응시키라고 주문하니(까라면 까), 부대원들이 고문관 부대원 패싱해버리고 자기들끼리 대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군대는 조직력과 단합력을 중시하는 곳인지라 줄빠따가 존재한다. 위 애니메이션에서도 다들 군장 잘 쌌는데, 고문관 한명때문에 전체가 밤에 단체 기합 받아서 분노한 선임이 후임을 폭행했던 것이고 말이다. 군대는 다들 매우 예민해져 있다는 사실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모병제 하에서는 저런 단체생활 부적응자같은 고문관은 심사에서 걸러질 뿐더러 애초에 본인도 군대에 지원을 안 한다. 설사 요령을 피우는게 눈에 보이면 '너 그러다 짤린다.'는 경고만 던져줘도 밥줄이 끊기기는 싫어서 열심히 하려한다. 실제 모병제인 미군과 중국군 등의 훈련소를 보면 제일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무섭게 생긴 교관이 훈련 중 겁을 먹은 훈련병에게 '겁쟁아, 너 따윈 군대에 필요없어. 집에 가 버려!'라고 갈구거나 훈련 중 실수를 하면 '그런 것도 못 하면서 군인을 지원했나? 다른 일을 알아보는게 어때?' 식으로 갈궈대는데, 모병제 훈련병들은 저런 말을 들으면 스스로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한다. 하지만 징병제의 훈련병들에게 '너 따위 군대에 필요없어! 집에 가버려!'라고 하면 진짜로 가버릴 사람들이 많다. 징병제 하에서는 훈련병을 짜를 수가 없고 애초에 당사자도 본인이 오고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군대를 떠나고 싶은데 마지못해 있는 상황이므로 사실상 갈굼은 이런 고문관을 그나마도 군생활에 적응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무한대이고 이등병이 못해도 이등병'만' 혼난다면, 인내를 가지고 오직 사랑으로 비폭력주의 교육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헌데 알다시피 군대란 조직은 '까라면 까' 빠르게 적응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이등병이 못하면 병장까지 다 깨지는 구조다. 가뜩이나 군대란 조직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성격이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는데, 자신이 못해서 얼차려를 받은게 아니고 후임 때문에 얼차려를 받으면 빡쳐서 이성을 잃는 경우가 있다. 위 애니메이션에서도 병장은 그래도 나름 성격이 착한 편이라 최대한 자상하게 교육을 했는데, 결국 이등병 때문에 단체 얼차려를 받은 뒤 너무 빡쳐서 구타를 하지 않았던가? 결국 잘못한 놈만 조지는 시스템만 정작되더라도 갈굼이 발생할 여지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자상하게 대해주면 말을 잘 듣는다? 호의가 반복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말처럼, 처음에야 선임이 자상하게 대해주면 이등병이 고마워할 수 있는데, 그건 잠시 뿐이라는 사실이다. 점점 당연하게 여기면서 눈치를 덜 보게 되며 자신의 억눌렀던 군생활 하기 싫은 태도가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좀 무서운 선임 눈치는 보고 신경쓰면서도, 착한 선임은 무시하든가. 이런 상황을 잘 묘사한 영화가 군필자들에게 크게 호평받은 '용서받지 못한 자'이다. 오히려 영화에서처럼, 평상시 잘 대해주다가 한번 화를 덜컥 내면 심한 상처를 받고 자살을 하거나 앙심을 품을 수 있단 것이다. 반면 무서운 선임에겐 원래 무서운 게 당연하다고 여겨서 어쩌다가 한번 PX에 데려가서 먹을 거 사주면 감격해서 호감을 갖는 것과 대조적.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고 있는 경우에 갈굼을 풀어주는 건 독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능상 하기 싫은 건 안 하려고 하는 법인데 단지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던 상황에서 그 눈치가 약화되면 당연히 긴장이 풀어지며 하기 싫은 본능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갈굼이 없더라도 적당한 동기부여가 있으면 알아서 잘 하기는 한다. 예비군 훈련의 경우 조기퇴소제를 도입하자 예비군들이 이전보다는 빠릿빠릿해졌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조기퇴소제만 봐도 예비군들이 밍기적대는 이유는 강제로 끌려오다보니 동기부여가 결여되었던 게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이전의 막장 분위기보다는 좋아졌다는 것이지, 아예 조기퇴소 포기하고 밍기적대는 예비군들은 막을 방법이 없어 툴툴거리면서 마지못해 하는 수준이고, 기본적으로 조교나 교관에게 농담 따먹기 하며 장난치는 분위기는 여전한지라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는 볼 수는 없으며 절대로 현역병 수준의 군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육군훈련소에서도 조교,교관이 착하면 예비군 훈련장 꼴 날텐데, 결국 육군훈련소의 그 특유의 군기잡힌 분위기는 카리스마 넘치는 조교의 위압감과 갈굼이 절대적 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래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인데 여건이 안되는 경우는 당장 쓰기 쉬운 게 갈굼이라 갈굼을 꺼내게 되는 것.
물론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경우는 굳이 갈굴 필요도 없고 이 경우에는 '자상한 선생님'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외고를 보자. 일반 고등학교 1학년 정도는 석식시간때 다들 나가서 노느라 교실이 텅 비어있거나 아이들이 잡담 등을 하고 노는 경우가 많은데, 외고는 누가 공부하라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석식시간에 자기들이 스스로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선생님도 굳이 갈굴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자상하게 배려해주는 게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서운 선생님에겐 모르는 거 질문하고 싶어도 눈치받을까봐 못물어본다면, 자상한 선생님에겐 이것저것 물어볼 수도 있고 또한 원래 인간적으로 자상한 선생님에게 정이 가는 법이기 때문이다. 일반 고에서는 아이들이 나태하다며 굴러봐야 정신차린다고 엄한 극기훈련을 보내는데, 외고에서는 굳이 극기훈련 같은데 안 보내고 체험학습 같은 곳에 보내는데, 외고애들은 스스로 알아서 공부 잘하니 굳이 굴릴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는 것이며 모병제도 이와 같다.
결국 모병제로 전환하지 않는 한, 징병제하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심지어 모병제 전환 확정하고 단계적으로 병력 감축 중인 대만에서는 지금도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다.대만판 '윤 일병' 1년…총통 사과 등 난리에도 "변한 건 없다"
군대라는 특성상 구타는 몰라도 갈굼만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참고 넘어가는 게 좋지만, 만약 재수없게 찍혀서 집요하고 악독하게 시달려서 정말 못 참을 것 같으면 적절히 처리하도록 하자. 차라리 몇 대 때리고 마는 게 낫지, 계속해서 집요한 갈굼을 당하다보면 정신적으로 위축되어 트라우마가 생기거나, 울컥하는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을 저지를 수도 있다. 육체적 폭력에 비해 잘 부각되지 않는데, 언어 폭력도 육체적 폭력 만큼이나 정신을 두고두고 심하게 좀먹는다. 참다가 욱하는 마음에 자살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면 결국 당신, 당신의 부모, 또는 그 둘 다 피눈물을 흘리게 될 터이니, 참을지 처리할지는 스스로 적절히 판단해볼 것.
2.7. 실제로 어떤 식으로 갈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