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취지의 텔레비전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사실 광고 주체가 누구였는지, 광고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직도 뇌리에 깊이 박힌 장면이 있다. 바로 레일바이크(열차가 운행되지 않는 철로 위에서 타는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히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레일바이크는 강원도 정선에 있다. 그런데 대학생이라 차도 없고, 강원도까지 여행갈 돈도 없었다.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은 순간, ‘양평 레일바이크’란 검색어가 눈에 들어왔다. 검색해보니 ‘양평 레일바이크’는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해 있고, 서울에서 지하철로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당장 친구들을 모아 주말동안 1박2일로 양평에 갔다. 우리의 여행 일정은 ‘들꽃수목원 구경하기 → 양평 레일바이크 타기 → 저녁으로 연잎백숙 먹기’였다.

<수목원 안에 있는 대형 그네>
1. 들꽃수목원
들꽃수목원(아래 수목원)은 ‘골드미스가 간다’와 ‘밥줘’ 등의 촬영지로 사용됐을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각종 들꽃과 허브들로 장식된 수목원은 도시 생활에 지친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게다가 수목원에는 소규모 박물관, 양궁 체험장소, 잔디썰매장 등이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수목원은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에서 지하철 중앙선을 탄 후 오빈역에 하차하면 된다. 홈페이지 상으로는 역에서 수목원가지 도보로 10분 걸린다고 하지만, 실제론 그보다 더 걸렸다. 하지만 걸어서 못 갈 거리는 아니었고, 우리 외에도 걸어서 수목원까지 가는 무리들이 있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중,고등학생) 5,000원, 어린이(36개월~초등학생) 4,000원이다.
2. 양평 레일바이크
이번 여행의 백미인 레일바이크. 중앙선 용문역에 하차해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철로는 강을 따라 이어지며 왕복 거리는 용문에서 원덕까지, 총 6.4km에 달한다. 비용은 2인승 18,000원, 4인승 26,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비용 이상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운행 시간은 하절기/동절기에 따라 다르지만,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시간대가 다양하다. 사전예약도 가능한데 주말의 경우, 몇 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할 만큼 그 인기가 대단하다.
우리는 사전예약제도를 여행 가기 전날에서야 알았다. 이후 부랴부랴 예약을 해보려 했지만, 이미 모든 시간대가 꽉 찬 상태였기에 택한 차선책은 개장 시간에 맞춰 일찍 가는 것!
예약을 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몇 대의 자전거는 빼놓는 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우린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었고, 잊지 못할 추억까지 덤으로 얻었다.
3. 연잎백숙(토우, 031-773-4315)
연잎백숙이란 말 그대로 연잎을 사용해 만든 백숙이다. 일반 백숙과 만드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연잎을 찜 솥에 깔았다는 것. 연잎의 향이 백숙에 은은하게 배여 백숙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맛이 담백하다. 식사 후엔 연잎 차를 제공되는데, 연잎 차는 노화를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먹기 위해 우린 용문역 부근에서 버스를 탔다. 용문역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식당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많이 볼 수 있다. 모두 용문사 부근에 있는 음식점인데, 차 없이 여행 온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려는 음식점 ‘토우’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았지만, 용문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음식점 바로 앞에 내릴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 때 주의점은 버스 배차간격이 30분이므로 시간을 잘 맞춰 타야 한다는 것이다. 한가지 팁을 더하면, 전화로 미리 메뉴를 주문해 놓고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배고픈 배를 좀 더 빠르게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일바이크 위에서 찍은 사진. 철로가 강을 따라 이어져 경치가 좋다.>
용문역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각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사진들을 '카카오톡'으로 교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몇 십분에 걸쳐서 업로드하고 다운받고... 그렇게 많이 찍었던 사진만큼 우리는 양평에서 추억을 쌓고 돌아왔다.
사실 지하철 여행은 차로 하는 것보다 피곤하다. 역에서 목적지로, 목적지에서 다시 역으로 움직이면서 많이 걸어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지하철 여행을 추천하는 것은, 같이 간 사람들과 같은 속도로 걸으면서 차로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까지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아직 한번도 지하철 여행을 해 본 적이 없거나, 지하철 여행이 생소하다면, 이번 주말엔 교통카드 한 장 움켜쥐고 훌쩍 떠나보자!
첫댓글 들꽃수목원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불님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