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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마 안중근 의거에 대한 인식  윤영전 기자  [04.16]

안중근 의거 둘러 싼 천주교의 두 얼굴　2007.02.24

평화결의대회 도마위 오른 '보수언론' 네이버  오마이뉴스 사회 | 2002.07.18 (목) 오전 6:24

[반대한민국] 平和향군 주도세력은 통일연대 등 친북단체

김성욱기자 2005-10-01

           2007.04.25 편집

178호   (2005/04/18) 평화 만들기 178호

178호 기사목록

☞ 178호

도마 안중근 의거에 대한 인식

천주교를 중심으로

윤영전 기자 (기사입력: 2005/04/16 01:42)

올해는 도마 안중근 의사가 나라를 되찾고 동양평화를 위해 순국하신지 95주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정초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이 마치 동북아 세력 재편이라도 하려는 듯 요란스러웠다. 지난해 중국이 동북공정에 고구려를 논 하다더니 금년 들어서는 일본이 엄연한 우리 땅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왜곡된 교과서 개정을 강행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의 강도 높은 항의가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싸인 반일감정이 극에 달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60년 분단체제의 한반도 평화문제에 북한과 미국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하여 설전을 벌이고 있어 한반도 평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술단체에서 위기의 북핵문제를 어찌 할 것인가? 란 주제로 많은 토론을 벌이고 그 해법에 골몰하고 있다. 여기에 주한미군의 아태 기동군화의 전략에 대하여 민감한 반응이다. 결론은 미국의 동북아 정책을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한반도 문제는 늘 그래왔듯이 지정학적으로 첨예한 대립의 각을 지고 있지만 주변의 나라들이 마치 자기들 이익에 부합한 분쟁의 요충지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세기 전에도 세계의 열강들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일본이 한반도를 정점으로 각축전을 벌이기도 했었다. 바로 1905년 11월에는 일제에 의한 치욕정긴 을사늑약이 있었고 1907년에는 제3차 한일협약 (정미7조약)을 강제로 체결하여 사실상 한국을 병탄하였다.

이에 분개한 도마 안중근 의사는 오래전부터 일제의 만행에 분개하고 아울러 동양평화를 교살하려는 이토 히로부미를 당당하게 1909년 10월 26일 처단하였다. 안 의사는 10월 30일 첫 번째 신문에서 종교가 무엇이냐는 심문에 “17세에 천주교 신천 성당에서 빌렘 신부로부터 도마라는 영세명으로 세례를 받았다”고 했다. 11월 14일 2차 심문에서, 이토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도마는, 하느님께 감사하고 가슴에 십자성호를 그었다. 12월 22일 사람을 죽이는 것은 천주교에서도 죄악이 아닌가. 라는 질문에 “평화로운 남의 나라를 침략하여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자 하는 자가 있는데도 수수방관 하는 것은 죄악이므로 나는 그 죄악을 제거했다” 고 답하였다. 1910. 2. 9 제3회 공판에서도 “이번 거사도 한국의 독립전쟁이므로 나는 보통 자객이 아닌 의병의 참모중장으로서 행동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안 의사는 교도소 당국에 자신에게 세례를 준 빌렘신부와 뮈텔주교에게 방문을 요청하였으나 뮈텔주교는 거절했으나, 3월 9일 교도소를 방문한 빌렘신부에게 고백성사를 보았다. 그리고 3월 26일 처형 직전, 두 아우와 빌렘신부에게 남긴 유언에서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대한민국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도마 안중근은 이토 처단이 그들이 말하는 살인행위가 아니고 정당한 행동이며 천주교 신앙과 교리측면에서 옳은 일이었다고 확신했다. 성경에 “옳은 일을 하다 박해를 받는 자는 행복하다”는 진복팔단의 구절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도마 안중근 의사는 신앙에 열심이었고 성경말씀대로 살아가는 의인이 되고자 한 참 신앙인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천주교에서는 도마 안중근 의사에 대하여 어떤 인식을 하고 있었는가를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근현대사에 동양의 평화와 더불어 세계평화를 위해 일찍이 선지자적 정신에 의해 의거를 결행한 도마 안중근 의사를 동포로써 신자로써 존경하고 경애해 왔었다. 그러기에 나는 안 의사의 정의와 평화의 사도로써 그의 유훈을 더듬어 보려한다.

당시 천주교회의 최고위 성직자는 뮈텔주교였다. 그때는 조선인 주교가 없었다. 도마 안중근 의거가 일어난 10월 26일 저녁에, 안 의사 의거소식을 접한 뮈텔주교는 조선통감부로 가서 조의를 표했다. 그는 이토가 조선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었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주교였다. 28일 일본의 유력 신문이 이토의 암살자를 천주교 신자라고 보도하였고 신자인지를 알려달라는 일본 측 요구에 안중근은 신자가 아니고 신자라고 보도한 신문사에 항의문을 보내기까지 했다. 30일에는 일명 안응칠 이라 옥중일기를 쓴 이름이 안중근 도마와 다르다며 천주교 신자이기를 부인하기에 이른다.

심지어는 도마 안 의사가 교회를 떠난 사람이라고까지 하고 11월 4일에는 이토의 국장일에 수녀들이 만들어준 조화를 뮈텔주교 이름으로 장례식에 보내고 참석을 했다. 다음해 1910년 2월16일 여순 재판소 일본인 검사로부터 빌렘신부의 면회를 허락한다는 통보를 받고도 보낼 수 없다 하고, 3월 4일에는 빌렘신부가 여순으로 보내줄 것을 간청했으나 안 의사가 먼저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하자 빌렘신부는 독단으로 여순 감옥에 다녀오자 교구장의 명령으로 2개월 동안 빌렘신부에게 미사집전 중지 징계를 내렸다.

도마 안중근 의사는 3월 28일 순국하였는데 뮈텔은 안 의사의 행동을 살인행위로 인정하고 살해한 안 의사가 이토를 오해한 때문이라고까지 인식하였다. 그는 조선천주교회의 유일한 통치권자였으므로 모든 일에 결정권을 갖고 있었기에 뮈텔의 결정이 곧 조선천주교회의 입장이었다. 그러니까 48명의 외국신부들과 13명의 조선 성직자들은 뮈텔의 의견이 곧 교회의 의견으로 그에게 복종한 것이다. 그러나 일반 신자들과 일부 성직자들이 뮈텔의 의견에 전적으로 따르진 않았다.

안중근 의거에 뮈텔주교의 인식과 태도에 대하여 정면으로 대항한 사람은 안중근 의사에게 영세를 준 빌렘신부였다. 빌렘신부는 다음주일 강론에서 제5계를 언급하면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경우는 법적인 제재, 정당한 전쟁, 개인정인 정당방위라고 언급하면서 어떠한 애국심도 살인의 구실이 될 수없다고 강조했다. 교구장과 불편한 관계를 타개하지 못한 빌렘신부는 교황청 칙령이나 신부에게 주어진 권한의 성사를 주교가 정지한데 대하여 분개했고 항의하였다. 아무리 사형수라 하더라도 살인의 죄를 지은 신자를 구원의 성사를 배제할 수없다는 뜻으로 성사를 강행했었다.

그러나 성직자들인 주교와 신부는 안 의사의 의거 인식에 대하여 오해를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단순 살인이라는 것이다. 하느님은 어떠한 잘못도 용서해야 했고 이토의 침략에 평화를 해친다는 사실에는 접근하지 못하였다. 그러기에 하느님을 믿는 자가 살인이라는 행동에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당시의 성직자들은 뮈텔주교에게서 세례를 받았고 그의 지시는 곧 하느님의 말씀이라 여겼기에 더 이상의 반발은 금물이었다.

이렇게 뮈텔주교 이후 30년의 세월은 천주교에서 애국지사 안중근 도마의 의로운 의거를 조명하지 못하였다. 1943년 2얼 26일 서울교구장 노기남 주교가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 수녀원장으로 최성소 수녀를 임명하자 반대파에서 최 수녀의 가족이 안중근과 가까워 수녀원 입장이 곤란하다며 반기를 들었다. 이처럼 1910년 뮈텔주교와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한 살인행위로 규정한 일제말기의 인식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비록 우리자존의 힘으로 독립을 하지 못하고 연합군에 의해 1945년 해방을 맞이했는데도 한국천주교회는 침묵이었다. 그러나 안 의사 진실의 역사를 묻어 둘 수가 없었다. 비록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1980년대에 와서 뒤늦게나마 도마 안 의사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과연 그는 단순한 살인자에 불과 했나 하는 연구였다. 좀더 깊게 안 의사의 의거에 대하여 1984년 황해도 천주교회사에서 “안중근 의거가 군인으로서 전쟁 중에 전개한 정당방위였다”고 안 의사의 의거 후 재판정에서 주장한 논거를 주장하고 1986년 천주교회연구가 최석우 신부도 신앙심과 애국심의 조화를 이루어 발현한 정당한 행위라고 설명하였고 1988년 노길명 교수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었다. 그러나 노기남 대주교가 이끄는 한국천주교에서도 진전이 없었고 김수환 추기경이 이끄는 한국의 천주교회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정당성 발현의 좀처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1974연부터 일기 시작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조직되면서 지학순 주교의 민주화 투쟁에 따른 구속에 사제단 신부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었다. 1990년 사제단이 안중근 도마 추모자료집을 발간하면서 “이 시대의 교회를 위한 십자가 안중근 도마의사”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천주교 신자들이 안중근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였다고 했다. 1991년 김정송 씨는 “안 의사의 이토 포살이 당시 뮈텔주교가 안중근을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정교분리 선교정책을 강조한 것은 당시 교황청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1891년에 반포된 <레룸 노바룸>과 1906년 <정교분리반대회칙> 등을 통하여 교회의 사회적 임무인 정의실천과 현실개혁을 주장하면서 사회에 개입하는 계기가 되었는데도 뮈텔주교가 ‘사회정의나 민족운동을 소홀히 하는 사목정책을 편 것은 그 자신의 권위주의적 성향 때문이라’고 평가하였다.

여기에 안중근 의거를 윤리신학의 측면에서 정당성을 찾아내 강조하는 것은 보편교회의 가르침을 지향하는 것이긴 하다. 그러나 보편교회는 각 지역의 특수성을 유지하고 조화를 이룰 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안 의사 의거는 민족의식을 가지고 신학에서 민족주체성을 바로세우는 일은 이미 앞에서 말한 사회정의와 평화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하여 당연히 분개하고 저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뮈텔주교를 비롯한 선교성직자들이 단선적인 인식과 판단에 순응하고 80년도에도 고집하였다.

그러나 안 의사 순명과 해방이후 처음으로 안 의사의 의거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보였을 때가 1979년 9월 2일 명동대성당에서 안 의사 탄생 100주년 추모미사를 가진 게 처음이었다. 그런데 주례를 현직 한국천주교 대표성직자가 아닌 은퇴한 노기남 대주교가 집전했는데 참여자가 아주 작은 인원만이 참석하여 여전히 교회 내에서도 의거에 대하여 등한시 했었다. 그러나 그날 미사는 당시 프랑스 뮈텔주교와 성직자들이 안 의사 의거를 소홀히 하였다는 반증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의거의 진실 알리기를 시도했으니 전국의 천주교회는 정의구현 사제단이 주임신부로 있는 성당에서나 순국일인 3월28일을 기해 기도하는 정도였다.

한편 박정희 정권은 어인일인지 남산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만들어 숭모회관이라 하고 매년 순국 일에 조촐한 기념행사를 했으나 이는 형식적이었고 오히려 안 의사 추모비 앞에서 정의구현 사제단 신부를 비롯한 신자들과 특히 일본인 신부가 매년 방문하여 추모 집례를 하였다. 그러기를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계속했다. 그러니까 뜻이 있는 성직자와 일부 신자들만이 안 의사의 진정한 의거의 정신을 기리고 있었다. 필자는 평소 존경한 안 의사이기에 매년 야외와 실내에서 실시하는 추모미사에 참여하여 그 뜻을 기렸다.

이어 계속된 안 의사 추모행사는 1990년 3월26일 정의구현사제단이 안중근 의사순국80주기를 맞아 학술토론회와 추도미사를 올렸는데 제도권인 교구에서는 비공인 단체라고 사제단 행사에 눈길이 곱지 않았다. 한국천주교회 교구차원에서 행사도 하지 않으면서 사제단의 추모행사를 폄하하고 있었으니 정의구현을 외치는 사제단과 신자들과의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일제 때 뮈텔주교의 인식은 부정적이었고 해방이후 노기남 대주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후 한국교회를 대표한 김수환 추기경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군사독제정권과 로마 교항청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그러나 정의와 진실을 한없이 묻고 갈수가 없었기에 많은 학자와 성직자 그리고 신자들과 일반인들이 연구하고 조명하여 진실을 밝히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나도 참석한 1993년 8월21일 혜화동 소재 천주교 교리신학원 강당에서 열린 ‘제100회 교회사연구발표회 겸 안중근 의사기념 학술 심포지움’ 이 개최된 후에 거행된 안중근 의사 추도미사에 현직 서울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하였다. 김 추기경은 강론에서 “도마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윤리적으로 타당하였다며 그동안 일제의 강탈에 민족이 말살되고 평화를 해치는 이등박문을 척살하는데 정당방위로 의거였는데 앞서 어른들이 안 의사의 행위를 단순 살인으로 보고 왜곡하였음을 연대하여 깊이 통회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는 참 신앙인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김수환 추기경은 학술토론장 이층 방에서 토론회장의 발언들을 스피커를 통하여 듣고 있었다. 토론자들이 일제 때 뮈텔주교는 그렇다 치고 해방 후에 노기남 대주교의 침묵과 그리고 현 한국의 천주교회를 이끌고 있는 김 추기경마저도 안 의사의 정당한 의거를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매몰차게 발언한 내용을 모두 듣고 있었던 것이다. 심포지움이 끝나고 김 추기경은 미사집전을 위해 강당으로 나오면서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그러기에 강론직전에 “이층에서 여러분들이 나를 혹독하게 비판한 발언을 모두 들었습니다. 진즉 안 의사를 복원복권하지 못한 죄를 인정합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죄를 하고 강론에 임했었다. 벌써 있어야 할일이 수십 년이 지난 그날에야 약간의 반성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 순간 참으로 통쾌했다. 그동안 천주교 제도권에서 침묵에 불만이었고 천주교뿐만 아니라 7천만 민족이 추앙하고 숭모하는 안 의사를 하느님의 대리자인 교구장과 성직자들이 눈감고 있는 모습에 못마땅했었다. 수십 년의 체증이 풀린 것 같았다. 김 추기경이야 뒤늦은 반성에 창피하기도 하겠지만 평신도인 나는 기쁘기만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이런 강론을 하게 된 근원은 노길명 교수의 강력하고 끈질긴 안 의사의 정당방위의 논거를 제시하면서 요청했기 때문이었다니 좀 씁쓸하기만 했다. 그러나 비록 강론에서였지만 교구장이 직접 참회를 언급하고 안 의사의 행위가 단순 살인행위가 아닌 평화를 위한 정당방위였다는 사실을 언급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으로 그동안 잠자고 있던 언론들이 “가톨릭, 안중근 의사복권” “당시 교단 이토암살 살인규정 87년 만에 입장수정 추모미사”란 제하에 “안 의사 83년 만에 천주교 신앙인으로 복권 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안 의사는 억울한 사형을 당하는 순간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고 그를 살인자라고 한 당시의 교회 지도자들을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천주교 안중근 의사 복권”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쓰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김 추기경 강론으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전 서울교구장 뮈텔주교가 단죄한 안중근 의사가 1993년 당시 서울교구장 김수환 추기경 강론으로 복권이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록 강론이었지만 언론 보도에서 복권되었다고 대서특필해 사실상 복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추모행사는 별 진전이 없이 아쉬움은 2000년에도 계속되었다.

2000년 12월 3일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는 대 희년을 맞아 <교회 쇄신과 화해>라는 반성문건을 통해 “우리교회는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통치로 민족이 고통을 당하던 시기에 교회의 안녕을 보장받고자 정교분리를 이유로 민족독립에 앞장서는 신자들을 이해하지 못하였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주교회의 이름으로 발표하였다. 다소 완곡한 표현은 아니었지만 안 의사와 독립운동을 한 신자들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이는 민족사적으로 천주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전 후부터 한국천주교회의 안 의사에 대한 인식변화는 성당 명칭에도 군종 교구는 “안중근 도마 성당”이 봉헌되고 대전교구 전민동 본당이 “안중근 도마 추모성당”으로 명명되었다. 또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평신도 단체도 도마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앞에서 “민족과 함께한 참 신앙인 안중근 89주기 추모미사”도 봉헌했다. 이어서 “안중근 군인 신자상”도 제정하고 청주교구는 “안중근 학교”도 설립했다. 성역사업회는 1만평 규모의 안 의사 추모공원을 남산 식물원신사참배지에 조성하고 안 의사 고향이자 신앙생활의 모태역할을 하였던 황해도 청계동 성당을 복원하고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비무장지대 안에 유해를 안치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안중근 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현양한 단체는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었다. 2000년 10월 25일 사제단과 조선가톨릭교회협의회와 함께 “안중근 의시와 민족통일”이란 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했고 “안중근 평화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2002년 12월 하얼빈 의거 92주년 남북공동 학술세미나를 평양에서 개최였고 안중근 의사 평화상 제정과 남북이 여순 감옥 현장에서 순국 92주년 추도행사를 가졌다. 천주교 차원에서 안 의사에 대한 많은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2003년에는 평화방송에서 특선영화 <아! 안중근> 영화가 방송되고 안중근 의사 발자취를 따라서 안 의사가 독립운동과 의거를 결행한 하얼빈 현장과 여순 감옥의 현장도 방송하였다.

이처럼 천주교회는 대교구장의 강론과 주교회의의 참회발표로 여러 본당과 연구단체 또는 평신도 단체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정신 함양에 열들을 올리고 있지만 체계적이지 못하고 각양각색의 추모사업이 전개되고 있어 함께하는 애국지사 의사인 안중근 추모사업을 범국민적으로 펴야 할 시점에 와있다. 2005년 3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순국 95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와 추모행사를 개최하면서 함세웅 신부를 이사장으로 하는 “안중근 의사기념사업회”가 발족되고 여러 가지 기념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안중근 의사의 현양과 기념에 형식적으로 매년 거행된 행사인 숭모회 주최의 추모행사는 그야말로 의례적으로 보훈처장 또는 차장이 참서해 간소한 추모와, 천주교에서 추모미사를 올리고 있지만, 민족사적으로 볼 때 안 의사 추모 행사가 국민들은 미약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기념관 앞에는 독립군을 괴롭힌 일본군 장교 박정희가 기념비에 “민족정기의 전당”이란 휘호가 써있는 현실만 보더라도 역사청산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박정희가 어떤 마음으로 안 의사 기념관을 짓고 돌에 그의 글씨를 써 넣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나는 비록 일본군사관학교 장교였지만 안중근 의사를 존경한다. 그러니 나를 친일분자라고 비판하지 말라”는 뜻이었으리라. 그러나 전국적으로 안 의사를 추모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한사코 주저했는데 왜일까? 아마 “군사독제와 유신독제로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혹 안 의사의 정신을 받들어 반격을 해올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당해낼 도리가 없어 결국 조용히 연례행사만 하게 한 것이 아닐까?”

이제 박정희도 가고 일제 잔재도 청산 되어 가고 민족정기와 정의와 진실의 역사를 밝히는 역사바로세우기를 할 때가 왔다. 견현사재 (見賢思齋) 논어의 구절에 “현명한 의인을 보면 나도 그와 같이 생각하고 목숨도 버리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大韓國人 安重根 義士”를 생각하면 분단의 현실을 생각하고 동양평화는 물론 세계평화를 외치며 순국하신 안 의사의 정신을 본받아 올곧게 의롭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도마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한 천주교인식을 쓰면서 내내 뇌리에 감도는 생각은 비록 연합군에 의해 반쪽해방이 되었지만 안 의사의 조국과 동포의 사랑과 평화정신에 좀더 다가갔다면 분단도 이겨낼 수 있었고 60년 동안 그렇게 바라던 평화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었다. 의로운 일에 목숨을 잃은 자와 옳은 일에 박해를 받는 자는 행복하다는 진복팔단의 성경구절대로 살았다면 지금쯤 평화로운 세상이 왔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운 마음까지 든다.

오늘도 우리는 도마 안중근 의사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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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평화통일 시민연대(평화연대)}의 전직 집행위원장이었고, 현재는 공동대표이다. 수필가 · 서예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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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和향군 주도세력은 통일연대 등 친북단체
	親北인사 대거 참여, 향후 성격 짐작케 해

평화재향군인회(평군)가 노골적 親北공산활동을 벌이고 있는 통일연대 등에 주도되고 있어 향후 평군의 활동방향을 짐작케 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9월11일 맥아더동상철거난동 등 심화되고 있는 통일연대의 親北공산활동과 맞물려, 평군 설립 역시 대한민국 와해 의도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 평군은 표명렬, 김상천씨를 상임공동대표로 하여 25명의 공동대표`고문`지도위원`감사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간부 상당수는 통일연대, 4월혁명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통일연대, 4월혁명회, 평통사는 ‘국가보안법철폐`주한미군철수`연방제통일’을 주장해 온 단체로서 최근에는 북한의 핵(核)개발과 선군(先軍)노선을 공개적으로 옹호해왔다.

평군 고문(顧問)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효림(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의장), 이문옥(前 감사원 감사관), 김승균(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 문규현(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창일 씨는 각각 통일연대 공동대표`4월혁명회 이사(임헌영), 통일연대 공동대표(효림), 통일연대 지도위원(이문옥), 통일연대 고문`4월혁명회 이사(김승균), 평통사 대표(문규현), 통일연대 고문(전창일)으로 활동하고 있다.

평군 임원들의 특이점 중 한 가지는 송두율(宋斗律), 곽동의(郭東儀) 등 해외에서 反韓활동을 벌여 온 이들의 귀국을 추진해 온 인물들과 6`25사변 당시 피해를 입은 좌익세력 후손들이 조직한 ‘한국전쟁당시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학살규명위)’ 관계자들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이다.

송두율, 곽동의 등 소위 ‘해외민주인사’의 귀국을 추진해 온 ‘해외민주인사들의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귀국추진위)’는 최병모 당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대표 등을 상임공동대표로 하여 임종인`이기욱 당시 민변 부회장 등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홍보위원장을 맡았었다.

귀국추진위 중 평군 간부로 이름이 올라 있는 인물들은 최병모(평군 공동대표), 이기욱(평군 감사), 한홍구(평군 지도위원)씨 등이다. 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인 임종인 씨는 현행법상 불법단체로 돼 있는 평군을 합법화시키기 위해 재향군인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김성전 씨는 평군의 임시 사무처장으로 실무를 담당해왔다.

평군 간부들의 또 다른 주요 인맥(?)인 학살규명위는 소위 ‘한국전당시 한국정부와 미군에 의한 무고한 양민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만들어졌다.

6`25사변 당시 한국정부와 미군에 대해 ‘원한(怨恨)’을 품은 사람들이 주도한 단체인 만큼, 학살규명위의 주장들은 대한민국현대사에 대한 부정(否定)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방이후 대한민국에 反민족세력이 득세하여 한국전쟁기 대규모 민간인학살을 저질렀으며 이후 극우반공체제로 이어져 크고 작은 인권유린과 국가폭력을 만들어냈다(2004년 9월7일 성명)...半세기동안 정통성을 지니지 못한 독재권력으로 말미암아 진실은 숨죽여 지내야만 했고 거짓이 득세하는 왜곡현상이 초래됐다(2004년 6월 기관지 ‘통한의 소리’)”

학살규명위 상임공동대표 이이화(동학농민혁명재단 이사장)씨는 평군 고문이며, 공동대표 문규현, 임헌영, 효림씨는 고문으로, 운영위원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이재승(국민대 교수), 한홍구 씨는 평군 지도위원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한홍구씨는 김일성에 대한 공개적 찬양을 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7월8일자 ‘한겨레21’에 실린 ‘20세기형 민족주의자 김일성’이라는 글에서 김일성을 가리켜 “우리민족의 가장 암울한 상태에 혜성같이 나타나 참으로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귀족영웅이 아닌 민족영웅”“스탈린이나 덩샤오핑도 너볼 수 없는 한 나라의 오직 한 명의 혁명가만이 누릴 수 있는 혁명의 창건자”“부국강병에 기초한 근대화를 추구한 20세기형 민족주의자이자 철저한 실용주의자”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또 ‘역사이야기’라는 책에서 “해방된 조선에서 만주벌판에서 백마를 타고 일제를 무찌르던 전설의 명장 김일성 장군의 업적을 의심하거나 그를 비난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밖에도 평군 고문 윤영전(평화연대 공동대표), 김병태(농민신문 회장) 등은 송두율 석방운동에 가담해 온 유사한 성향의 인물들이다.

box1.통일연대, ‘先軍노선’ 찬양 등 공개적 親北공산활동

통일연대, 4월혁명회, 평통사는 지난 9월8일 ‘남북 사회단체’라는 이름 하에 11개에 이르는 북한공산집단의 단체들과 직접 연명(連名)하여 성명을 작성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6·25 남침으로 인한 3백만의 인명 피해를 ‘미군과 이승만’의 책임으로 전가하면서, 사실상 북한 공산집단을 옹호했고▲북한의 ‘선군노선’을 공공연히 선전·찬양·고무했으며 ▲북한이 주장하는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에 입각, ‘3대공조’ 곧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 구호를 그대로 추종·선전·찬양·고무했다.

“...6`25전쟁 시기에 미군과 이승만 역도가 저지른 만행은 극에 달해 백만 명 이상의 무고한 양민이 학살되었으며 3백만 명 이상의 우리 민족이 죽거나 다쳤다...가해자로 군림해 온 미국이 북의 선군노선, 전민족의 미군철수 투쟁의 실체를 알 턱이 없다...우리민족끼리 이념으로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3대 공조를 빛나게 실현하여 우리 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할 것이다...‘미군강정 60년, 미군철수 남북해외 공동성명서’ 中”  

특히 통일연대는 북한의 핵 보유를 “당연한 대응이며 가장 적절한 전쟁억지방법”이라고 지지하거나(2월11일 성명 등),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민족반역행위”로 비난하기도 했다(2월3일 성명 등).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은 국가보안법상 간첩활동을 벌여온 혐의로 지난 해 9월15일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8월15일 광복절특사로 사면됐다.

‘사월혁명회’의 前身 ‘사월혁명연구소’를 설립한 윤성식씨는 1998년 10월 越北, 현재 북한 조선로동당 외곽조직인 ‘在北평화통일촉진협의회’ 상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곽동의는 反국가단체 이끈 대남공작원” 政府기록
“外勢 물리치고 연방 통일 이루자” 한통련 선동
  
곽동의씨는 1973년 북한의 공작으로 만들어져 1978년 대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바 있는 ‘재일한국민족통일운동연합(한통련)’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1980년 주일 한국대사관은 영사증명서로 된 보고서에서 곽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곽동의는  광복 직후 남로당에 가입활동하가 1948년 12월 남해군 인민위원장 박종환의 지령에 의해 밀항 도일(渡日)했다...곽동의는 1960년경부터 조총련으로부터 월 10만 엔의 보수를 받으며 민단조직와해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1970년 4월 북한간첩 윤효동에게 포섭돼 북괴 공작선편으로 입북, 간첩교육과 민단파괴 대남공작 지령을 받은 후 동년 5월에 귀환한 그는 조총련 부의장 김병식으로부터 민단와해 및 대남공작자금으로 5000만 엔을 받았다...”  

곽동의를 비롯한 한통련 관계자들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특별한 제약 없이 입국해 활동하고 있다.

통일연대 주최로 지난 8월15일 새벽 경희대에서 열린 주한미군철수집회에 참석한 한통련 관계자들은 무대에 올라 “외세를 물리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시켜 연방제통일을 이루자”고 외쳤고 청중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김성욱기자  2005-10-01 오전 10: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