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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인간극장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알것입니다. 북한 개마고원에서 살았던 리영광씨가 귀순용사라는 것을.
내가 그를 맨 처음 알게 된것은 1988년 여름 내가 서울에서 살다가 강원도 덕풍계곡으로 이사가서 살 때 입니다.
그때 리영광씨는 다른 등산객들 틈에 끼어 우리집에 왔는데, 볼품 없는 초라한 50대의 남자였습니다.옷도 그렇고 키도 작고,둥글 넙적한 얼굴이나 몇가닥의 수염이 턱에 붙어 있는 것 까지, 옛날 머슴이거나 일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마치 선비 같았고 점잖기 이를데 없으며 매우 겸손하고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분이었습니다.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그가 인간극장에 처음에 나왔을 때, 한편 부산에서는 남편으로부터 버림 받은 한 여인이 이 TV를 보고 있다가 노총각의 리영광씨를 보고서, 자기가 가서 살아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녀는 용감하게 강원조 정선군 단림골 계곡으로 찾아가서 그와 덜커덕 결혼을 해 버립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우렁각시와 나뭇꾼의 마치 전설의 고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중입니다.
리영광시는 그 후 우리집에 자주 오고 싶어도 차가 없어서 오지 못하다가 때로는 그의 집에 놀러온 손님의 차를 타고 우리집에 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우리집에 고목이 된 감나무만 하더라도 10그루가 넘는 것을 보고 몹시 부러워 하며 "정선생님, 제가 감 좀 따 가도 될까요?" 라고 물으십니다.
"예 맘대로 따 가세요" 라고 했는데, 겨우 몇개만 따고서는 "다 땄어요" 라고 합니다.
나는 감나무에 올라가 마구 흔들자 감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나는 다시 장대를 가지고 와서 감나무를 후려치자 감이 소낙비 처럼 쏟아져 땅을 덮습니다.
나는 여러 부대에 감을 담아서 그가 타고 온 차에 실어 주자 그의 벌려진 입이 다물어지덜 않습니다.그가 살던 개마고원은 너무 추워 과일 나무가 없습니다. 그는 과일 중에서도 유난히 감을 좋하 합니다. 깨어진 감을 우적우적 먹으면서도 "하나도 안 떫어요" 라고 합니다.
그가 2004년 11월 18일, 우리집에 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내가 불구자이니 겨울에 땔 나무를 해 주기 위함 입니다. (계속) |
첫댓글 오고가는 산행객들과 교감이 자주 있었으니 심심하지는 않았겠읍니다요~ㅎㅎ
그래요 많은 산악인들을 알게 되었어요
님은 인심도 후하세요~ㅎㅎ
아유 그 정도를 가지고 뭘 그래유 하하하